국립극단, 연극 ‘셋톱박스’ ‘오감도’ 초청공연으로 2026년 연다

국립극단이 ‘2026 기획초청 Pick크닉’으로 2026년의 새해 문을 연다. 창작공동체 아르케의 ‘셋톱박스’와 공놀이클럽의 ‘이상한어린이연극-오감도’가 초청됐다.
‘기획초청 Pick크닉’은 우수 연극의 레퍼토리화를 돕고 한국 연극의 세계화를 견인할 대표작의 탄생을 이루고자 국립극단이 2023년부터 진행해 온 민간극단 교류 및 정기 초청 사업으로 여름과 겨울에 선보인다.
국립극단이 올해 초청한 두 단체는 연극계에서 뚜렷한 정체성을 보이며 주목받아 왔다. 먼저 창작공동체 아르케는 만물의 근원과 본질을 뜻하는 그리스어 ‘아르케(arche)’에서 극단 이름을 지었다. “인간 존재에 대한 본질적 물음을 연극적 사유를 통해 무대화한다”는 창작 신조로 창단 이래 18년간 작업을 이어오고 있다.

오는 23일부터 2월 1일까지 국립극단 명동예술극장에서 공연하는 ‘셋톱박스’는 현대인의 부조리한 자화상을 비춘다. 2020년 공연예술창작산실 대본공모 수상작으로, 작·연출을 맡은 창작공동체 아르케 대표 김승철이 직접 겪은 실화를 토대로 했다. 주인공 ‘남자’는 시청한 적 없는 TV 요금이 청구되자 통신사에 전화를 건다. 기록만으로 판단하는 통신사 시스템에 부단히 자신을 증명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남자’는 처절한 절망감과 동시에 요란한 복통을 느낀다. ‘셋톱박스’는 비대면의 시대를 살아가는 현대인의 정체성에 문제의식을 제기한다.
이어 ‘영어덜트 연극의 대표주자’인 공놀이클럽도 새해 명동예술극장의 문을 두드린다. 제61회 동아연극상 새개념연극상을 수상한 ‘이상한어린이연극-오감도’(구성·연출 강훈구)가 2월 6~14일 전회차 ‘열린 객석’으로 관객을 맞이한다.

공놀이클럽은 ‘공놀이하듯 연극한다’는 연극 철학으로 동시대의 어린이와 청소년 그리고 청년의 이야기를 무대에 올려왔다. ‘이상한어린이연극-오감도’는 한국 최초의 어린이 공동창작 연극으로, 시인 이상의 시 ‘오감도’를 영감의 원천으로 삼아 어린이극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오디션부터 배우 자신들의 이야기를 담은 대본 개발까지 어린이 배우들의 공동창작 작업이 이뤄졌다. 어린이들의 고민과 생각을 담은 희곡은 정형화된 어린이청소년극의 틀을 깨고 어른들이 만든 세상에 어린이들이 던지는 생생한 질문과 낯선 세계를 보여준다.

‘이상한어린이연극-오감도’는 어린이의, 어린이에 의한, 어린이를 위한 공연인 만큼 관람 제약을 최소화하는 열린 객석을 전회차 진행한다. 공연 중간에도 자유로운 입퇴장이 가능하고 관객이 소리를 내거나 좌석 내에서 몸을 뒤척여 움직일 때도 제지를 최소화한다. 극장 환경에 관객이 편안하게 적응할 수 있도록 음향과 음악 효과를 부드럽게 조정하고 객석 조명도 어둡지 않게 유지한다. 명동예술극장 1층과 4층에 마련된 관객 휴식 공간은 공연 전후뿐만 아니라 공연 중에도 관객이 자유로이 이용할 수 있다.
장지영 선임기자 jyja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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