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 노동자 "후가" 적힌 이 달력, 체불임금 1729만원 받아낸 '숨은 무기'
[이진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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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리랑카 출신의 이주 노동자 A씨는 2020년 12월부터 2022년 9월까지 근무하며 근무시간과 월급을 달력에 기록했다. 이를 근거로 체불임금 약 1729만 원을 받을 수 있었다. |
| ⓒ 김용주 노무사 제공 |
금속노조 성서공단지역지회는 매년 연말연초마다 탁상 달력 기부를 받고 있다. 어느덧 10년째 진행 중인 이 활동은 이주 노동자의 출퇴근 기록용 달력을 모으기 위함이다. 김희정 지회장은 15일 <오마이뉴스>와의 통화에서 "이주 노동자 대부분이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지 않거나 임금명세서를 전달받지 못한 채 일하고 있다"며 "이들의 실제 근로 시간을 기록하기 위해 매년 달력 기부를 받고 있다. 한 해 300~400개 정도 모인다"고 전했다.
현행 노동법상 이주 노동자는 한국인 노동자와 차별 없이 근로기준법 등의 법적 보호를 받아야 한다. 그러나 실제 현장에서는 사업주가 의도적으로 이들의 근무 시간을 기록에 남기지 않아 임금·퇴직금 체불 발생 시 이를 입증하지 못하는 경우가 다반사다. 이에 따라 이주 노동자들은 자신의 근무시간을 달력이나 노트, 휴대폰 앱 등에 기록해 스스로 권리 보호에 나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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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리랑카 출신의 이주 노동자 A씨는 2020년 12월부터 2022년 9월까지 근무하며 근무시간과 월급을 달력에 기록했다. 이를 근거로 체불임금 약 1729만 원을 받을 수 있었다. |
| ⓒ 김용주 노무사 제공 |
퇴직금 미지급 시에도 달력 기록은 핵심 증거로 쓰였다. 김 노무사는 "일부 소규모 업장에서는 이주 노동자에게 퇴직금을 지급하지 않기 위해 매번 임금을 현금으로 지불한다"며 "일부 업장에서는 통장으로 입금하다가도, 근무 11개월째가 되면 현금으로 지급해 퇴직금 지급 요건인 1년 이상의 근무 기록을 남기지 않는 경우가 있다"고 했다. 이어 "이때도 달력 기록을 통해 노동자의 근무 기간을 증명해 미지급된 퇴직금을 받아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임금체불 근거, 이주 노동자에게 요구... 시스템 바꿔야"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이 "임금체불은 절도"라고 표현했듯 이주 노동자들은 자신의 임금을 빼앗긴 상황에서 되레 이를 되찾기 위한 자기 증명을 치러야 한다. 김 노무사는 "아직도 노동 현장에는 당연히 보장 받아야 할 권리를 인정받기 위해 스스로 입증해야 하는 이주 노동자들이 존재한다"며 "이들은 사업주와 지루한 진실게임을 벌여 승리해야만 법적인 권리 일부라도 보장받게 된다"고 비판했다.
김 지회장은 "체불임금에 대한 근거를 (사측이 아닌) 이주 노동자에게 가져오라고 하는 현행 시스템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며 "2023년에는 이주 노동자 체불임금이 약 1215억 원이었고 2024년에는 약 1108억 원이었다. 연간 1000억 원이 넘는 체불임금액을 줄이기 위해서는 사업주에 대한 적극적인 처벌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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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금속노조 성서공단지역지회는 매년 연말연초마다 탁상 달력 기부를 받고 있다. 이는 지난 1월 12일 성서공단지역지회에 기부된 달력. |
| ⓒ 김희정 지회장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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