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옥·박근형 등 올겨울 연극 무대 달구는 원로배우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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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한국 연극계에선 TV와 영화를 통해 친숙한 70~80대 원로 배우들이 출연하는 무대가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젊은 시절 연극으로 데뷔했던 이들 배우가 나이를 먹고 다시 '연기의 고향'을 찾는 것이다. 특히 2000년대 들어 꾸준히 연극 무대에 섰던 배우로는 고 이순재와 신구가 대표적이다.
'더 드레서'(~3월 1일까지 국립극장 달오름극장)는 2차대전 당시 영국의 지방극장에서 수십년간 셰익스피어 극단을 이끌어온 노배우와 그를 오랫동안 보필한 드레서(공연 중 연기자의 의상을 챙기는 사람) 노먼이 공연을 올리기 위해 분투하는 무대 뒤 이야기를 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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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드레서’, 극단 이끄는 노배우와 의상 담당자의 이야기

최근 한국 연극계에선 TV와 영화를 통해 친숙한 70~80대 원로 배우들이 출연하는 무대가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젊은 시절 연극으로 데뷔했던 이들 배우가 나이를 먹고 다시 ‘연기의 고향’을 찾는 것이다. 특히 2000년대 들어 꾸준히 연극 무대에 섰던 배우로는 고 이순재와 신구가 대표적이다.
이해랑연극상 수상 배우들이 중심이 된 2016‧2022‧2024년 ‘햄릿’, 2021‧2023년 이순재의 ‘리어왕’ 그리고 2023~2025년 신구와 박근형의 ‘고도를 기다리며’는 원로 배우들의 활약이 두드러졌던 연극이다. 연기 경력 60년 안팎의 원로 배우들이 보여주는 열정과 내공은 다양한 세대의 관객을 극장에 불러모았다. 올겨울에는 김영옥(88), 김용림(85), 손숙(81)이 출연하는 ‘노인의 꿈’과 박근형(85), 정동환(76), 송승환(70)이 출연하는 연극 ‘더 드레서’가 관객과 만나고 있다.

‘노인의 꿈’(~3월 22일까지 LG아트센터 U+ 스테이지)은 동명 인기 웹툰을 무대로 옮긴 작품이다. 작은 미술학원을 운영하는 봄희가 자신의 영정사진을 직접 그리려는 할머니 춘애를 만나며 시작되는 특별한 수업을 그렸다. 여기에 재혼 가정을 꾸린 봄희와 의붓딸 꽃님을 둘러싼 가족들의 갈등과 화해가 따뜻하게 담겼다.
특히 이 작품에서 춘애 역을 맡은 세 ‘국민 할머니’ 배우에 관심이 간다. 지난 13일 기자간담회에서 김영옥은 “그동안 수많은 노역을 했지만, 지금 배역은 현재의 나를 그대로 담아낸 것 같다”면서 “개인적으로 ‘마지막 무대’라는 마음으로 이번 공연에 참여했다”고 말했다. 또 배우 손숙은 “세 명의 춘애 가운데 내가 가장 젊다”면서도 “슬픈 일인데, 눈이 좋지 않아 몇 년 전부터 대본을 녹음해 듣는 방식으로 암기한다. 이번에 다른 배우들에게 피해를 주지 않으려 열심히 들었다”고 밝혔다.

세 배우의 연기는 각자의 스타일만큼 다르다. 김영옥의 춘애는 귀엽고 힙한 할머니, 김용림은 유쾌하고 에너제틱한 할머니 그리고 손숙은 담담해서 가슴을 먹먹하게 만드는 할머니다. 세 배우 모두 60년 넘게 연기를 했지만, 같은 역할을 맡는 데서 오는 라이벌 의식도 있단다. 김용림은 “배우라면 라이벌 의식을 느낄 수밖에 없다”면서도 “하지만 이 작품에선 경쟁이라기보다 서로의 해석을 보며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지게 된다”고 말했다.
‘더 드레서’(~3월 1일까지 국립극장 달오름극장)는 2차대전 당시 영국의 지방극장에서 수십년간 셰익스피어 극단을 이끌어온 노배우와 그를 오랫동안 보필한 드레서(공연 중 연기자의 의상을 챙기는 사람) 노먼이 공연을 올리기 위해 분투하는 무대 뒤 이야기를 그린다. 영화 ‘피아니스트’의 시나리오를 쓴 극작가 로널드 하우드의 작품이다.

1980년 영국 런던 초연 당시 호평을 받은 이 작품은 1983년 영화로 만들어져 베를린 영화제 은곰상을 수상했다. 2015년에는 안소니 홉킨스, 이안 맥켈런 주연의 BBC 시리즈로 제작됐다. 영국 언론으로부터 “연극에 바치는 가장 슬프고 아름다운 러브레터”라는 평가를 받은 이 작품은 여러 차례 재연됐다.
‘더 드레서’는 국내에서도 1984년 처음 선보여 동아연극상을 받기도 했다. 2020년 송승환이 노배우를 맡아 다시 무대에 올랐으나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일주일 만에 막을 내렸다. 이후 2021년, 2024년 다시 공연된 데 이어 지난해 말 네 번째로 다시 무대에 올랐다. 특히 이번엔 노배우 역할을 박근형과 정동환이 새롭게 맡고 송승환이 후배 오만석과 함께 노먼 역을 연기하는 것이 특징이다. 송승환은 앞서 노배우를 연기했을 때보다 이번에 노먼 역으로 보다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정동환은 지난달 ‘더 드레서’ 기자간담회에서 “같은 작품이라고 하더라도 배우에 따라 다르게 해석할 수 있고, 해석이 같더라도 표현이 달라질 수 있다”면서 “이전 시즌의 공연을 보신 분이더라도 이번엔 완전히 새로운 면을 발견하실 수 있도록 연기한다”고 말했다. 송승환도 “두 선생님의 연기가 워낙 달라 노먼의 리액션도 달라질 수 밖에 없다”고 부연했다.
장지영 선임기자 jyja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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