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년이 된 ‘옛 오빠’… 김민종 “중년의 멈춤은 또 다른 시작”

권남영 2026. 1. 14. 1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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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0년대 여심을 뒤흔든 청춘스타에게 어느덧 세월의 흔적이 드리웠다.

김민종은 '느낌'(KBS2·1994) '머나먼 나라'(KBS2·1996) '미스터Q'(SBS·1998) 등 화제의 드라마에 연달아 출연하고, 손지창과 듀오 '더 블루'를 결성하는 등 가수로도 활동하며 당대 최고 인기를 구가한 톱스타였다.

적은 제작비를 고려해 노개런티로 출연한 김민종은 "장기 흥행으로 이어지려면 중년 관객의 움직임이 필요하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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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렌체’로 20년 만에 영화 복귀
무기력 가장役… 섬세한 감정 연기
“현장 그리웠다… 다시 초심으로”
영화 ‘피렌체’로 20년 만에 스크린에 복귀한 배우 김민종. 그는 “연기에 대한 목마름은 늘 있었지만 서두르고 싶진 않았다. 분명 기회는 올 거로 생각했다”고 말했다. 영화사 순수 제공


1990년대 여심을 뒤흔든 청춘스타에게 어느덧 세월의 흔적이 드리웠다. 주름이 약간 늘었지만 서글서글한 인상은 여전했다. 영화 ‘피렌체’로 돌아온 배우 김민종(54)은 너스레로 운을 뗐다. “최근 만난 한 영화 평론가분이 그러더군요. 영화계 황금기에 떠났다가 암흑기에 돌아왔다고. 제가 떠나고 싶어서 떠난 게 아닌데…(웃음).”

김민종은 ‘느낌’(KBS2·1994) ‘머나먼 나라’(KBS2·1996) ‘미스터Q’(SBS·1998) 등 화제의 드라마에 연달아 출연하고, 손지창과 듀오 ‘더 블루’를 결성하는 등 가수로도 활동하며 당대 최고 인기를 구가한 톱스타였다. 그간 김은숙 작가의 ‘신사의 품격’(2012)을 비롯해 ‘미세스 캅’(2015) ‘배가본드’(이상 SBS·2019) 등 작품으로 TV에 종종 얼굴을 비췄으나 영화 출연은 무려 20년 만이다.

서울 종로구 한 카페에서 13일 만난 김민종은 “시간이 이렇게 훌쩍 지나간 줄 몰랐다”며 미소 지었다. 그는 ‘피렌체’에서 가족도 친구도 뒤로 한 채 평생 일에만 매달려 온 중년 가장 석인을 연기했다. 아내와 사별하고 직장에서도 권고사직 당한 뒤 회의감과 무기력에 빠진 그는 젊은 시절 열정을 불태웠던 이탈리아 피렌체로 가 지난날을 반추한다.

영화 ‘피렌체’의 한 장면. 영화사 순수 제공


영화는 과거와 현재를 수시로 오가는 인물의 의식 흐름을 차분히 따른다. 인생의 중턱에서 삶의 방향을 잃은 인물의 공허한 내면을, 김민종은 대사보다 눈빛과 표정으로 전달해낸다. 지난 7일 개봉한 ‘피렌체’는 관객의 공감을 불러일으키며 입소문을 타고 있다. 예술영화 최소 흥행 기준인 관객 1만명을 훌쩍 넘어 2만명을 향해 순항 중이다.

전작 ‘그대 어이가리’로 국내외 영화제에서 호평받은 이창열 감독이 메가폰을 잡고 ‘범죄도시4’ ‘공조’ ‘황해’ 등의 이성제 촬영감독이 촬영을 맡았다. 특별 출연한 이탈리아 유명 배우 세라 일마즈의 도움으로 상업영화 최초로 피렌체 두오모 성당 내부 촬영을 진행했다. 김민종은 “현지 촬영은 기적의 연속이었다”며 “비가 오다가도 촬영 때는 딱 멈추는 등 날씨까지 도왔다”고 회상했다.

영화 ‘피렌체’ 주연배우 김민종. 영화사 순수 제공


적은 제작비를 고려해 노개런티로 출연한 김민종은 “장기 흥행으로 이어지려면 중년 관객의 움직임이 필요하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작품에 대한 애정이 남다른 이유는 주제 의식에 크게 공감했기 때문이다. 그는 “나도 중년이 되면서 자꾸 뒤돌아보거나 멈춰 서게 되더라”며 “중년은 멈춤이 아니라 남은 생을 위한 또 다른 시작이라는 희망적 메시지에 공감됐다”고 털어놨다.

김민종은 오랜만에 스크린 속 자신을 보고 설렘과 뿌듯함을 느꼈다며 활동 의지를 다졌다. 그는 “영화계에서 20년이라는 ‘멈춤의 시간’이 있었지만 나 자신을 찾고 내공을 쌓은 기간이었다고 생각한다”며 “영화 현장을 무척 그리워하고 기다렸다. 다시 초심으로 돌아가 앞으로 더 많은 작품을 만나게 되리라는 희망을 꿈꿔 본다”고 말했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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