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부는 어렵다? 축제 같은 기부 알려드립니다
【오마이뉴스의 모토는 '모든 시민은 기자다'입니다. 시민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사는 이야기'도 뉴스로 싣고 있습니다. 당신의 살아가는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강지영 기자]
|
|
| ▲ 사랑의 열매 기부함 현금으로 기부하고 싶은 사람들은 이 기부함을 활용했다. |
| ⓒ 강지영 |
'불우'라고 하면 살림이나 처지가 딱하여 불행하다는 선입견이 앞선다. 특히 경제적으로 어려우면 불행하다는 느낌을 자아낸다. 그러나 경제적으로 어렵다고 하여 불행한 것은 아니다. 어려운 형편에도 꿈과 희망을 가지고 행복하게 살아가는 사람들도 얼마든지 있다.
또는 '취약계층'이라는 공식적인 행정용어가 있지만, '계층'이라는 말 또한 경제적인 것으로 사회계층을 나누는 듯하여 이 또한 반갑지는 않다. 상대적인 박탈감 내지는 빈곤감을 준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경제적인 측면으로 계층을 나누는 것이 일반적일 수는 있지만, 이 또한 즐겨 쓸 용어는 아닌 듯하다.
'도움이 필요한 이웃'이라는 말도 있는데, 이것은 어감상 너무 길다. 상대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려고 미사여구로 포장하는 듯한 감도 든다. 하여 나는 '어려운 이웃'이라는 말을 쓰자고 제안한다. 어려운 이웃! 그들과 함께 살아가는 따뜻한 겨울을 났으면 좋겠다. 연말연초에만 일회성으로 관심을 갖지 말고, 일상화 내지는 생활화가 되기를 꿈꾼다. 아니 그렇게 하기를 다짐한다.
70~80년대에 학창 시절을 보낸 사람들은 '불우이웃 돕기 성금'이라는 말을 들어보았을 것이다. 요즘도 이 말을 쓰긴 하지만 그 모금 방식에는 차이가 있다. 예전에 학교에서는 현금 모금을 주로 했다. 일정 금액이 모아지면, 교장 선생님이 가정형편이 어려운 학생에게 장학금 형식으로 주기도 했다.
특히 연말연초가 되면 방송국에서 성금 모금 방송을 하기도 했다. 주로 기업가나 사업을 하는 사람들, 그러니까 돈 많은 부자들이 기부의 형식으로 성금을 냈다. 간혹 어느 단체나 학교도 성금을 기탁하기도 했고 개인도 성금을 내기도 했다. 이 과정을 생중계하기도 했고, 뉴스 말미에서 보도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성금을 보내주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라는 뉴스 진행자의 인사말이 TV화면을 통해 흘러나왔다.
그러나 요즘에는 단순한 성금 모금이 아니라 다양한 방식으로 기부 문화가 조성되고 있다. 재능 기부는 어떤 전문적인 재능이나 능력을 가진 사람이 자원봉사의 형식으로 기부를 한다. 또는 무료 식사 제공이나 간단한 간식 제공으로 기부를 하기도 한다. 기업이나 단체에서는 장학생을 선정하여 도움을 주기도 한다.
|
|
| ▲ 벼룩시장 운동 모임에서 열었던 벼룩시장(플리마켓)이다. 지난 달 약 일주일간 열렸다. 의류, 신발, 가방, 각종 생활용품 등의 기부물품을 구매하기 위해 회원들이 둘러보고 있다. 약 일주일간 약 400점의 물품이 기부되었다. |
| ⓒ 강지영 |
한 달 전에는 '플리마켓'이라고 하는 일종의 벼룩시장을 열었다. 대부분이 가정살림을 하는 주부들이기 때문에 훨씬 더 수월했다. 집안에 있는 물건 중에서 누군가에는 쓸모가 있을 법한 물건을 내놓는다. 물건값을 받지 않고 기부한다. 그 물건을 살 경우에는 물품 구분 없이 모두가 5천 원 정찰제로 낸다. 나에게 필요 없는 물건이 누군가에게는 매우 저렴한 가격으로 요긴하게 쓰이는 것이다.
나는 스테인리스 2중 찜기를 가지고 갔다. 작년 추석 때 보험 설계사에게 받은 선물이다. 이미 나에게는 찜기가 있기 때문에 더 이상 필요하지 않은 물건이다. 나중을 위하여 집안에 쌓아놓을 필요는 없다고 생각했다. 그 물건을 모임에 가지고 갔더니, 진열장에 놓기도 전에 팔렸다. 꼭 필요한 물건을 싸게 구입하게 되었다면서 기뻐하는 지인을 보니 나도 흐뭇했다.
|
|
| ▲ 아름다운가게 (재)아름다운가게는 국내 대표 비영리공익재단으로 우리 사회의 생태적, 친환경적 변화에 기여하고 국내외 소외계층 및 공익활동을 지원하며 시민의식 성장과 풀뿌리공동체 발전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누리집 참조) |
| ⓒ 강지영 |
'쓰던 물건을 다시 씀으로써 쓰레기를 줄이고 사람과 자연이 함께 살 수 있는 아름다운 세상을 꿈꾸며 장바구니 쓰기, 무공해 비누 등 친환경 제품 쓰기와 같은 작은 실천으로 행복한 삶을 만들어 갑니다. 아름다운가게의 운영 수익은 우리 사회의 지치고 힘든 이웃과 그들을 위해 일하고 있는 아름다운 사람들을 위해 쓰입니다.'
눈발이 흩날리는 겨울 한복판에서 나도 아름다운가게에 가서 찻잔 2세트를 1만 원에 구입하였다. 돌아오는 길에 길가에서 쪽파를 다듬고 있는 할머니를 만났다. 그에게서 쪽파 5천 원 어치를 사고 따뜻한 차라도 사드시라고 거스름돈을 받지 않았다. 할머니는 나를 뒤따라오시더니 더 가져온 쪽파 한 봉지를 내 장바구니에 넣어주면서 파전을 해 먹으면 맛있다고 하셨다.
|
|
| ▲ 채소를 파는 할머니 추운 겨울, 길가에서 한 할머니가 맨 손으로 쪽파를 다듬다가 손님이 오자, 다듬은 쪽파를 비닐 봉지에 담고 있다. |
| ⓒ 강지영 |
|
|
| ▲ 이웃의 정 길가에서 채소를 파는 할머니에게 쪽파를 구매하였다. 할머니는 파전을 부치면 아주 맛있을 거라고 하였다. 할머니 말씀대로 파전을 부쳤다. 아름다운가게에서 찻잔을 샀다. 따뜻한 오미자차를 담았다. 추운 겨울에 이웃의 따뜻한 정을 느꼈다. |
| ⓒ 강지영 |
덧붙이는 글 | 개인 브런치에도 실릴 예정입니다.
Copyright © 오마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윤석열 대통령 만들기 책임 안 느끼나? 명태균 대답은...
- 이혜훈 청문회에서 봐야 할 단 한 가지
- 왜 전두환보다 엄한 형벌 내려야 할까... '윤석열 사형 구형'의 핵심
- 요리괴물 이긴 '조림인간 최강록'이 진짜 하고 싶었던 말
- 요즘 유행하는 '경찰과 도둑', 내가 결코 안 하는 이유
- 이혜훈 의혹, 못 걸렀나 안 걸렀나
- 이 장면 하나만으로도, 이 영화는 2025년 최고의 한국영화다
- 장동혁 "대전충남 통합, 민주당 방식은 정치공학적 눈속임"
- 한·일 정상, 고대 교류 되짚으며 친목 도모
- 프랑스 영화 비판하던 평론가가 만든 문제작, 세계 영화계 흔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