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과의 관계가 끊어진 상태, 정말 두려워해야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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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곳곳에서 난개발과 반환경 정책으로 생명의 터전이 파괴되고 있습니다. 그 일곱번째는 제주 강정마을에서 공동체와 평화를 지키고 물과의 관계를 회복하기 위해 활동하고 있는 강정 물마을학교 사람들입니다.
엄문희: "강정은 제주에서 두 번째로 큰 상수도 보호구역이고, 서귀포 시민 대부분이 이 물을 마셔요. 같은 물을 먹는 사람들이 공동체가 되는 거예요. 해군기지 진입도로 공사 이후로, 이전에는 없던 위험한 물의 징후들이 나타나고 있어요. 물은 땅 아래 있어서 보이지 않잖아요. 그래서 우리의 감각에서 멀어졌어요. 저는 물을 보호해야 한다기보다, 물을 두려워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물과의 관계가 끊어진 상태 자체를 정말 두려워해야 한다고요. 이건 환경 문제가 아니라 생존의 문제예요."
*생명의 편에선 당신에게 7 - 제주 물마을학교 사람들 편은 새알미디어 유튜브를 통해서 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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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곳곳에서 난개발과 반환경 정책으로 생명의 터전이 파괴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곳마다 '생명의 편에 선 사람들'이 있습니다. <생명의 편에 선 당신에게>는 이들의 목소리를 기록하고, 연대하고자 하는 또 다른 당신과 연결하고자 하는 새알미디어의 연속 기획입니다. 기후·환경 위기의 최전선에서 생명을 지키는 이들의 기록. 그 일곱번째는 제주 강정마을에서 공동체와 평화를 지키고 물과의 관계를 회복하기 위해 활동하고 있는 강정 물마을학교 사람들입니다. <기자말>
[강언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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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주물마을학교 사람들(엄문희, 김성규, 고권일) |
| ⓒ 새알미디어 |
밥을 주던 땅이, 전쟁을 부르는 땅이 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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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주해군기지 정문 강정마을에서 가장 먼저 벼농사를 시작했던 장소는 현재 전쟁의 도화선이 될 수 있는 군사기지가 됐다. |
| ⓒ 새알미디어 |
강정의 물은 땅의 역사와도 깊이 연결돼 있다.
엄문희: "제주가 하나의 섬이라고 해서 물 환경이 다 같은 건 아니에요. 강정이 있는 이 지역은 제주에서 가장 오래된 땅이에요. 200만 년이 넘었죠. 반면 동쪽이나 서쪽 지역은 3천~4천 년 전의 신생 화산 지대예요. 땅의 나이가 다르니까 암석도 다르고, 물이 스며드는 방식도 다르고, 지하수의 흐름도 완전히 달라요. 강정은 그만큼 물이 풍부했고, 그래서 제주에서 가장 먼저 벼농사가 가능했던 곳이기도 해요. 이 물의 구조가 한 번 깨지면 되돌리기 굉장히 어려워요. 그래서 강정의 물 문제는 강정만의 문제가 아니라, 제주 전체의 문제라고 생각해요."
물과의 관계가 끊어진 것에 대해 두려워해야 해요
상수도 보호구역이자 지하수 특별관리구역, 절대보전지역이기도 한 강정천은 해군기지 진입도로 공사로 큰 변화를 겪었다. 불과 2km 남짓한 4차선 도로는 당초 6년 계획이었지만, 최종 공사 완료까지 16년이 걸렸다.
엄문희: "강정은 제주에서 두 번째로 큰 상수도 보호구역이고, 서귀포 시민 대부분이 이 물을 마셔요. 같은 물을 먹는 사람들이 공동체가 되는 거예요. 해군기지 진입도로 공사 이후로, 이전에는 없던 위험한 물의 징후들이 나타나고 있어요. 물은 땅 아래 있어서 보이지 않잖아요. 그래서 우리의 감각에서 멀어졌어요. 저는 물을 보호해야 한다기보다, 물을 두려워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물과의 관계가 끊어진 상태 자체를 정말 두려워해야 한다고요. 이건 환경 문제가 아니라 생존의 문제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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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냇길이소 제주의 지하수가 얼마나 풍부한지 알 수 있는 대표적인 용첨샘 중 하나다. |
| ⓒ 새알미디어 |
고권일:"제주 지하수 사용량을 보면 농업용수가 40% 정도로 가장 많고, 생활용수는 15% 정도예요. 골프장은 25%를 차지해요. 20여 개밖에 안 되는 골프장이 농업용수의 절반 가까운 물을 쓰고 있어요. 문제는 물을 많이 쓰는 것뿐만 아니라, 골프장이나 도로 같은 시설들이 불투수층을 만들어 빗물이 땅속으로 스며들지 못하게 한다는 거예요. 예전에는 솔박소나 냇길이소 같은 곳에 늘 맑은 물이 있었는데, 지금은 물이 고여 썩거나 이끼가 끼는 모습이 보이고 있어요."
늘 곁에 있어서 생각하지 않았던 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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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주바다 제주의 바다, 제주의 물이 해군기지 건설과 골프장 리조트 건설등의 난개발로 오염되고 있다. 더 많은 오염을 막기 위해서는 난개발을 막아내고 물과의 관계를 회복하는 것이다. |
| ⓒ 새알미디어 |
"서귀포 일대 식수원으로 쓰면서 하루 1만 톤이 아니라 2만 톤 이상을 뽑아버려요. 물이 없을 때는 정수장 밑까지 관을 내려 펌프로 끌어올리고요. 도로가 늘어나면서 물이 땅속으로 들어가지 못하고 그냥 바다로 흘러가요. 숨골(빗물이 지하로 흘러 들어가는 구멍이라는 제주어. 숨골을 통해 빗물이 지하동굴로 유입되며 지하수의 일부가 되거나 다른 곳으로 흘러 가게 된다) 같은 구조들이 점점 사라지고 있는 거죠. 해군기지 문제는 외면하려고 해요. 깊이 들어가면 스트레스를 너무 많이 받으니까요. 그래도 이 마을이, 이 아이들이 그냥 그대로 쭉 갔으면 좋겠어요. 그게 아까운 거예요."
제주는 한 그릇의 물을 나눠 먹는 공동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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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강정 할망물 식당 엄문희씨는 평화라는 건 함께 밥을 나눠 먹는 것이라고 말한다. 할망물 식당은 강정에 오는 연대자들과 함께 밥을 나누는 곳이다. 식당 앞에는 문정현 신부가 만든 '밥이 하늘이다', '법보다 밥'이라는 현판이 걸려 있다. |
| ⓒ 새알미디어 |
강정 물마을학교는 물을 보고, 걷고, 이야기하며 끊어진 감각을 다시 잇는다. 단순히 물을 보호하는 것이 아니라, 물과의 관계를 회복하는 일이다. 강정에서의 싸움은 끝나지 않았다. 그리고 그 싸움은 오늘도, 물마을학교라는 이름으로 이어지고 있다.
*생명의 편에선 당신에게 7 - 제주 물마을학교 사람들 편은 새알미디어 유튜브를 통해서 보실 수 있습니다.
링크 : https://youtu.be/3cCCCk1fXRc?si=ivFQJTNlmaE7Dm2l
덧붙이는 글 | 생명의 편에선 당신에게는 '숲과 나눔'재단의 풀씨 12기 지원사업으로 진행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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