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사초롱] 내게로 떠나는 1월의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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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연말 칼럼에서 자기에게로 떠나는 마음 여행을 제안한 적이 있다.
아직 별다른 결심을 정하지 않았다면 1월에는 자기 외로움을 찾아 여행을 떠나보기를 권한다.
외로움이 지속되고 자기를 돌볼 여유를 잃는다.
언제라도 준비 없이 갈 수 있는 여행이고, 멀리 떠나는 것이 아니라 가장 가까이 있는 자기 자신에게로 돌아오는 여행이기에 비용도 들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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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택대 교수
상담대학원

지난 연말 칼럼에서 자기에게로 떠나는 마음 여행을 제안한 적이 있다. 아직 별다른 결심을 정하지 않았다면 1월에는 자기 외로움을 찾아 여행을 떠나보기를 권한다.
우리는 예고 없이 외로움을 느낀다. 특히 관계 속에서 기대가 어긋날 때 그렇다. 내가 원하는 것이 있지만, 정작 상대편이 기대와 다르게 행동할 때 외로움은 선명하게 얼굴을 드러낸다. 외로움은 혼자 있기 때문에 생기는 것이 아니다. 혼자 있어도 외롭지 않은 사람이 있고, 그 반대도 있다. 이 세상에서 혹은 누군가에게 ‘아무도 아닌 존재’가 된 것 같아서 외롭다.
그래서 외로움은 관계의 유무가 아닌, 자기 자신이 비어 있는 상태라고 이해할 때 더 분명하게 파악할 수 있다. 외로움이 깊어지면 우리는 예민해진다. 가령 가까운 사람이 다른 사람들과 즐겁게 이야기하는 장면에도 시기나 질투로 마음이 흔들린다. 회식 자리에서 혼자 앉아 있는 듯한 소외감을 느낀다. 이런 반응들은 성격의 문제가 아니라 외로움이라는 현상이 만드는 신호에 가깝다.
이것이 지속되면 사람은 자연스럽게 타인의 관심과 인정으로 비어 있는 마음을 채우려 한다. 자기의 비어 있음을 타인의 긍정적 평가로 채우려는 시도다. 그러나 타인의 반응은 내 것이 아니기에 마음속에 오래 머물지 않는다. 잠시 채워지는 듯하다가 이내 다시 비게 된다. 외로운 사람은 점점 더 타인의 반응에 민감해진다. 타인이 어떤 반응을 보이느냐에 따라 자기 가치를 결정한다. 타인이 자신을 인정하고 있다고 느낄 때는 매우 기쁘다. 그러나 다른 사람들이 자신의 존재나 가치를 몰라준다고 느끼면 심한 불안감을 느끼기도 한다. 그는 자기 가치를 느끼기 위해 다른 사람에게 의존하는 동안, 정작 자기 마음은 계속 뒤로 밀려난다. 외로움을 벗어나기 위해 자기를 비우고, 그 자리에 타인의 기대와 승인을 밀어 넣는다.
이 과정이 반복되면 삶은 점점 피로해지고, 허망함과 우울감이 따라온다. 외로움이 지속되고 자기를 돌볼 여유를 잃는다. 관계는 쉽게 상처받기 쉬운 방향으로 흘러간다. 시기와 질투, 열등과 속상함이 늘어난다. 점차 문제의 원인이 자신이 아니라 타인이나 세상에 있다고 느끼기 쉽다. 외로움에서 벗어나는 출발점은 어렵지만 단순하다. 자기 가치를 스스로 느끼고 인정하는 일, 즉 자기를 채우는 일을 하면 된다. 자기 채움은 타인의 반응이나 조건이 바뀔 때 이루어지는 일이 아니다. 누가 나를 알아봐 주어서, 누가 먼저 연락해 주어서, 상황이 좋아져서 채워지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오직 자기 자신이 다시 삶의 주체로 돌아오는 결단을 통해서만 가능하다.
“나는 지금 어떤 태도로 살고 싶은가?” “나는 화가 날 때 어떤 태도로 반응하고 싶은가?” “지금 나는 무엇을 느끼고 표현하고 싶은가?” 이런 질문에 대해 하루에 한 번씩이라도 대답해 보라. 타인의 기대에 의존하지 말고 있는 그대로 자기의 모습을 기록해 보라. 그 순간 삶의 중심은 다시 자기 자신에게로 돌아온다. 자기 자신을 말하고, 스스로 선택하고 머무르며, 자기 마음을 표현하는 것을 주체적 자기-채움이라고 한다. 이런 노력이 반복되면 삶과 관계에 대한 태도가 달라진다. 타인은 나를 채워 주는 대상이 아니라 함께 살아가는 존재가 된다. 외로움은 파괴적 성격이 아니라 자기를 살피는 신호로 기능한다. 내가 나의 결정들로 채워질 때 우리는 외롭지 않게 된다.
1월에는 자기 외로움에게로 여행을 떠나면 좋겠다. 언제라도 준비 없이 갈 수 있는 여행이고, 멀리 떠나는 것이 아니라 가장 가까이 있는 자기 자신에게로 돌아오는 여행이기에 비용도 들지 않는다. 아무도 모르고, 누구도 알아주지 않는 여행이지만 자신의 빈 마음을 가득 채워 오는 여행이 된다.
차명호
평택대 교수
상담대학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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