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응급 환자는 사전지정 응급실로 즉시 이송...'뺑뺑이' 대책 검토

이에스더 2026. 1. 13. 2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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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응급 환자는 사전에 지정된 병원으로 즉시 이송하고, 경증 환자는 2차 병원 등으로 분산하는 내용의 응급환자 이송체계 개편이 추진된다. 정부는 이른바 ‘응급실 뺑뺑이’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초기 이송 단계부터 환자를 중증도에 따라 분리하는 시범사업을 검토하고 있다.

한 종합병원 응급실에 도착한 119구급대원들이 환자를 이송한 뒤 대기하고 있다. 프리랜서 김성태


보건복지부는 13일 국무회의에서 이러한 내용의 ‘응급환자 이송체계 개선 시범사업’ 방안을 김민석 국무총리에게 비공개 보고했다. 심근경색ㆍ뇌졸중ㆍ중증외상ㆍ심정지 등 4대 중증 환자의 경우, 지역 의료계와 협의해 사전에 치료 가능 병원을 지정하고 119가 현장에서 환자를 평가한 뒤 즉시 해당 병원으로 이송하는 방안이 핵심이다.

또 절단 환자를 수지접합 전문 병원으로 바로 이송하는 등 증상별로 전문 치료가 가능한 병원과 곧바로 연계할 수 있도록 지역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방안도 포함됐다. 비교적 경증 환자는 2차 병원 응급실 등으로 분산해, 대형병원 권역응급의료센터로 환자가 몰리는 구조를 완화하겠다는 구상이다.

정부는 인천과 대구에서 자체적으로 운영 중인 ‘지역 완결형 응급의료체계’를 전국으로 확대하는 모델을 염두에 두고 있다. 다만 이 같은 체계가 작동하려면 의료계의 협조와 제도적 지원이 필수적이다. 의료계에서는 병원별 수용 능력과 실시간 상황을 고려하지 않은 채 기계적으로 환자를 배정하는 방식에는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응급의학계도 신중한 접근을 주문하고 있다. 응급의학회 관계자는 “심근경색이나 뇌졸중 같은 중증 응급 환자는 단순히 가장 가까운 병원이 아니라, 관련 시술이 즉시 가능한 병원으로 이송하는 것이 세계적으로 통용되는 원칙”이라며 “이송 속도만 강조할 경우 오히려 환자에게 위해가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김민석 국무총리가 13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민석 국무총리는 이날 국무회의에서 “응급환자 이송체계는 국민의 생명과 직결된 국가의 가장 기본적인 인프라”라며 “그동안 골든타임을 놓쳐 안타깝게 목숨을 잃는 일이 반복돼 왔다”고 지적했다. 이어 “생명 존중의 가치를 국정의 중심에 둔 이재명 정부는 현장 관계자와 전문가들의 치열한 논의를 거쳐 응급이송체계 개선 시범사업을 시작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김 총리는 또 “보건복지부와 소방청은 양 기관 간 협력은 물론 지방정부와도 긴밀히 공조해 현장에서 실질적인 변화가 나타날 수 있도록 철저히 준비해 달라”고 지시했다.

시범사업 지역으로는 광주ㆍ전남 권역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정부는 이르면 1월 말, 늦어도 설 연휴 전에는 시범사업 계획을 확정ㆍ발표한다는 방침이다.

복지부는 “국무회의에서 응급환자 이송체계 개선 방안을 보고했지만, 응급환자 이송은 부처 간 조율이 필요한 사안으로 아직 최종 확정된 것은 아니다”라며 “의료계와 충분히 협의해 가장 적절한 방안을 마련하고, 시범사업 계획을 조속히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이에스더 기자 etoil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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