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환 시대, 과기부총리가 혁신기술-미시경제 연결해야” 공학한림원 포럼

디지털·인공지능(AI) 대전환과 글로벌 기술 경쟁이 심화되는 가운데 공학계에서 대한민국 혁신 정책 거버넌스의 역할과 방향을 논의하는 장이 마련됐다.
한국공학한림원(NAEK)은 12일 오후 서울 신라호텔에서 ‘혁신허브 대한민국 도약을 위한 거버넌스’를 주제로 283회 NAEK 포럼을 개최했다. 1998년부터 시작된 NAEK포럼은 한국공학한림원의 대표적인 정책 토론회로, 국내외 산업·기술 분야의 주요 이슈를 다루고 있다.
발제를 맡은 박수경 KAIST 기계공학과 교수는 부처 간 조율과 정책 실행력을 담보할 수 있는 ‘작동하는 거버넌스’를 핵심 의제로 제시했다. 박 교수는 “현 정부가 적극적으로 AI 정책을 추진하는 가운데 사실상 거의 모든 부처가 각자의 영역에서 AI 관련 정책을 다룰 것으로 예상한다”라며 “부처 간 역할 중첩이 늘어날 수밖에 없는데 현재 정책의 설계와 집행은 부처 단위 최적화에 머물고 있다”고 진단했다.
특히, 17년 만에 부활한 과학기술부총리 제도에 대해 박 교수는 첨단기술 확보 등 혁신정책과 미시경제 수단을 총괄하는 권한을 가져야 한다고 제언했다. 박 교수는 “한정된 자원으로 파도를 넘으려면 분업을 넘어 협력이 필요하다”며 “경제부총리가 거시 경제를 맡고, 과기부총리가 미시 경제를 맡는 체제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대전환 시대에 한정된 자원으로 국가 경쟁력을 확보하려면 연구개발(R&D)을 넘어 미시경제 수단을 유기적으로 연결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어진 토론에서도 과기부총리 제도에 대한 다양한 의견이 나왔다. 성윤모 중앙대학교 석좌교수(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는 “실물 미시경제 역할이 확대되고 그 안에서 내용 조정의 필요성이 커지며 거시정책과 미시정책이 밸런스를 이루는 첫걸음”이라고 평가했다. 윤지웅 과학기술정책연구원(STEPI) 원장은 R&D 조정 기능을 담당하는 과학기술혁신본부의 역할을 강조하고 협력시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기제를 마련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배경훈 부총리 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과학기술관계장관회의를 만들고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 국가AI전략위원회 등이 만들어지며 실행 부처 통합 논의의 장이 만들어졌다”며 “부처들도 범용 분야가 많은 만큼 같이할 건 같이하고, 차별화할 것은 차별화할 전략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포럼과 함께 공학한림원 신년하례식도 개최됐다. 윤의준 한국공학한림원 회장을 비롯해 김민석 국무총리,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 김기남 삼성전자 고문(전 공학한림원 원장), 송재혁 삼성전자 사장, 안현 SK하이닉스 사장 등 산·학·연·정 관계자 400여 명이 참석했다.
김민석 국무총리는 이날 인사말에서 “지난해 사상 처음 수출이 7000억 달러를 넘어서고 코스피가 4600선을 돌파했다”라며 “이 바탕에는 국가 경쟁력을 떠받쳐온 공학의 힘이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김 총리는 “정부의 최대 과제는 AI 대전환”이라며 “무엇보다 우수한 공학 인재들이 만들어지고 그 역량을 펼칠 수 있도록 제도를 정비하는 것이 시급하다. 그에 대해서도 만전을 기하겠다”고 밝혔다.
박해리 기자 park.hael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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