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철도 효과로 쌍끌이…화성이 들썩인다 [감평사의 부동산 현장진단]
경기 화성시 부동산 시장이 ‘반세권(반도체 산업단지 인접지역)’과 ‘철도’ 효과로 주목받고 있다.
지난해 10·15 부동산 대책 발표 후 잠잠하던 화성 부동산 시장 분위기는 180도 바뀌었다. 동탄신도시가 있는 화성시가 대책 풍선효과 최대 수혜지로 거론되면서 급등하기 시작했다. 11월 한 달 동안 화성 아파트 가격은 매주 0.2% 이상 상승하며(11월 1주 0.26%, 2주 0.25%, 3주 0.36%, 4주 0.26%) 1.13% 올랐다. 12월에도 매주 0.1% 이상 꾸준히 오르며 연간 기준 2% 이상 상승률을 유지한 채 한 해를 마무리했다.
부동산 업계 관계자들은 화성시를 둘러싼 호재가 워낙 많아 올해 역시 수도권 부동산 시장에서 ‘다크호스’가 될 것으로 내다본다. 다만 동탄2신도시가 곧 규제지역에 편입될 수 있다는 얘기도 거론되는 만큼 규제 적용 여부는 향후 변수가 될 전망이다.

준공 10년 만에 분양가 4배로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A노선 종점인 동탄역 2번 출구로 나와 동탄역롯데캐슬을 끼고 안쪽 동탄오산로를 따라 조금 더 들어가니 동탄대로가 나온다. 도로 폭만 약 40m에 달하는 동탄대로 건너편에는 아파트 단지가 눈에 확 들어온다. ‘동탄역시범더샵센트럴시티’다.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동탄2신도시 조성 과정에서 가장 먼저 입주한 단지 중 하나다.
동탄2신도시에는 이미 전국적으로 유명해진 ‘동탄역롯데캐슬’을 제외하고 ‘동탄 3대장 아파트’로 불리는 단지가 있다. 동탄역시범우남퍼스트빌, 동탄역시범한화꿈에그린프레시티지, 그리고 동탄역시범더샵센트럴시티다. 지역 부동산 시장에서는 시공사 앞글자를 따 ‘우포한(우남·포스코·한화)’으로 부르기도 한다. 동탄을 제외한 다른 지역에서는 ‘동탄역롯데캐슬’이 주목받지만 지역 내에서는 3개 단지를 더 눈여겨보는 사람도 많다.
동탄역롯데캐슬은 동탄역 1분 거리 초역세권 단지로, 단지 바로 옆에 롯데백화점이 있다. 각종 생활 편의시설이 잘 갖춰졌고 교통이 좋아 직장인이나 아이가 없는 가족이 거주하기 안성맞춤이다. 다만 주상복합 형태로 구성됐으며 단지 주변에 학교가 없다는 점이 아쉽다. 반면 동탄 3대장 아파트는 모두 청계공원을 끼고 있어 자연친화적이다. 동탄역까지 다소 멀지만 도보로 이용 가능하며 단지 주변에 학교가 여럿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3곳은 모두 2015년 준공해 이제 준공 10년 차를 넘어선 준신축 단지이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가치가 오르고 있어 눈길을 끈다.
3대장 중 맏형 격인 시범더샵센트럴시티의 경우 전용 84㎡가 처음으로 15억원을 돌파하는 등 지난해 하반기부터 가파른 상승세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동탄역시범더샵센트럴시티 전용 84㎡는 지난해 11월 15억원에 거래되며 4년 만에 신고가를 기록했다.
시범더샵센트럴시티는 동탄2신도시에서 가장 단점이 적은 단지다. 일단 3대장 중 역과 가장 가깝다. 역과 가장 멀리 떨어진 동도 도보 10분이면 동탄역까지 이동 가능하다. 단지 내에는 지하보도를 통해 롯데백화점과 동탄역을 이용할 수 있다. 청계초, 청계중과 바로 붙어 있는 ‘초품아(초등학교를 품은 아파트)’ 단지란 점도 매력적이다. 교통이나 학교, 상권에 공원까지 잘 갖춰졌다.
화성시 청계동 A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시범더샵센트럴시티는 지역 주민들이 가장 선호하는 단지 중 하나로 꼽을 만큼 인기 있는 단지”라며 “워낙 입지가 좋아 동탄역을 둘러싼 교통 호재가 늘어날수록 시범더샵센트럴시티의 가치는 빛날 것”이라고 말했다.
지속적인 인구 증가에 철도망까지
규제지역 포함 여부는 향후 변수로
지난 몇 년 동안 화성시 하면 떠올리는 이미지가 있다. 바로 전국 인구 증가율 1위. 지금도 순수 유입이 상위권을 기록할 만큼 화성시 인구는 연일 증가 추세다. 지난해 기준 화성시는 전국 시군구 중 가장 많은 아기가 태어난 곳으로 조사됐다. 인구 증가 수(2만1148명)도 서울 강동구(2만2185명)에 이어 2위를 기록했다.
부동산 시장에서 화성시가 다크호스로 거론되는 또 다른 이유가 있다. 화성시는 ‘반도체’와 ‘철도’란 두 가지 키워드를 동시에 품고 있는 몇 안 되는 도시다.
먼저 반도체.
삼성전자는 최근 경기도 평택캠퍼스 내 중단됐던 4공장(P4) 공사를 재개했다. 약 70조~80조원 규모로 예상되는 5공장(P5)의 기초 공사도 다시 시작했다. 반도체 업계는 삼성전자가 화성과 평택을 중심으로 한 중장기 반도체 전략을 강하게 걸고 있다는 신호로 해석한다.
이미 화성에는 삼성전자 화성캠퍼스가 자리 잡았다. 화성캠퍼스는 삼성전자 핵심 반도체 제품의 ‘마더팩토리’ 역할을 맡는다. 반도체 시장이 활황일수록 지역 주민들의 소득 증가로 이어지면서 화성시 부동산 시장이 뜨거워질 전망이다.
화성시를 둘러싼 철도 교통 호재 또한 빼놓을 수 없다.
요즘 큰 관심사는 경기남부광역철도가 정부 국가철도망 구축 계획에 포함될 수 있을지 여부다. 정부는 이르면 올해 상반기 중에 ‘제5차 국가철도망 구축 계획’을 발표한다. 화성을 포함해 경기남부광역철도가 지나게 될 수원·용인·성남 등 4개 지자체는 경기남부광역철도가 해당 계획에 반영되기 위해 사활을 걸고 있다.
경기남부광역철도는 성남부터 시작해 용인, 수원, 화성을 잇는 총연장 약 50㎞ 노선이다. 서울 지하철 3호선을 경기 남부 지역으로 연장하자는 논의에서 출발해, 지금은 수도권 남부의 고질적인 교통난 해소를 위해 추진 중이다. 특히 화성시는 동탄신도시 등 대규모 택지개발로 증가한 교통 수요를 흡수하려면 철도 건설이 급선무라고 본다. 노선이 제5차 국가철도망 구축 계획에 반영되면 국비 지원을 기반으로 본격적인 사업 추진이 가능하다.
경기남부광역철도 총사업비는 5조원 이상으로 추산된다. 만약 경기남부광역철도 사업이 제5차 국가철도망에 포함된다면 인구 증가율이 높은 화성시가 가장 큰 혜택을 볼 것으로 기대된다.
GTX-A노선이 완전 연결된다는 점 또한 부동산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적잖을 것으로 보인다. 지금 GTX-A노선은 파주운정~서울역, 수서~동탄 구간이 구분돼 허리가 끊어진 형태로 운영 중이다. 올해 서울역~수서역 구간이 이어지면 파주 운정에서 출발한 GTX 열차가 동탄까지 다닐 수 있다. 비록 삼성역은 무정차 통과하지만 GTX-A노선이 하나로 이어지면 개통 효과는 이전보다 훨씬 커질 것으로 기대된다. 동탄역에서 서울역까지 GTX로 손쉽게 이동 가능해 동탄 시민들의 서울 도심 출퇴근은 한결 편리해질 전망이다. 올해 3월부터 KTX와 SRT 교차 운행을 시작하는 점 역시 SRT만 운행되는 동탄역 입장에서 반가운 소식이다.
다양한 호재로 화성시가 부동산 시장에서 이목을 끌지만 변수도 있다. 규제지역 적용 여부다. 부동산 시장에서는 추가 부동산 대책이 나올 때 동탄신도시가 투기과열지구나 조정대상지역에 포함될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내다본다.
화성시 내 아파트값 양극화가 점점 심해지고 있다는 점 역시 지켜볼 문제다. 동탄역과 인접한 청계동이나 오산동 등은 항상 대기 수요가 많다. 반면 동탄역과 다소 거리가 있는 반월동이나 산척동은 동탄역세권 단지와 분위기가 사뭇 다르다.
화성 부동산 시장은 동탄역 주변과 그 외 지역으로 분류할 수 있을 만큼 지역 간 격차가 커진 상황이다. 동탄신도시가 언제, 어떤 형태로 규제 대상에 포함되는지에 따라 올해 화성 부동산 시장 분위기가 달라질 것이다.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343호 (2026.01.14~01.20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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