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린 극우가 아냐" 이대남과 차원이 다른 대학가 윤어게인
'윤 어게인(Yoon Again)'을 외치고, 찰리 커크 추모 포스터를 붙이며, 혐중시위를 벌이는 이들의 맨 앞에 청년들이 서 있다. 대한민국은 '극우청년의 등장'이라는 새로운 형태의 분열을 마주하고 있다. <오마이뉴스>가 법정, 대학가, 시위 현장, 기도회 등에서 20여 명의 청년들과 직접 만나 이들을 둘러싼 이야기를 취재했다. <기자말>
[김화빈, 이진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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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극우 성향 청년단체 '자유대학'이 2025년 9월 16일 서울 중구 서울중앙우체국 인근에서 혐중 시위를 진행하고 있다. |
| ⓒ 오마이뉴스 |
윤석열 내란 사태 이후, 대학은 극우 청년들의 또다른 무대가 되고 있다. 여러 캠퍼스에서 "부정선거", "계몽령" 등의 표현이 담긴 대자보와 포스터를 쉽게 찾아볼 수 있으며, 대학가 인근에선 "멸공"과 "반중"을 구호로 삼는 시위가 이어지고 있다. 한 대학에선 극우 세력이 윤석열 탄핵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에 난입해 불을 지르는 일까지 벌어졌으며, 탄핵에 반대했던 인물이 총학생회장으로 당선되기도 했다. "좌편향된 학내 질서를 바꾸겠다"고 주장하며 동아리를 만드려는 움직임도 있다.
탄핵에 반대했던 한 대학원생은 <오마이뉴스>와 만나 "계엄 선포와 탄핵 국면을 거치며 '자유 우파'라는 인식을 가진 학우들이 늘었다"고 말했다. 이러한 대학가의 모습을 두고 "그동안 청년 세대의 보수화를 두고 (우리 사회가) 많은 토론을 해왔지만, 군을 동원해 야당을 제거하려 한 민주주의 파괴 행위를 조직적으로 옹호하는 건 질적으로 다른 단계로 넘어온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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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5년 9월 5일 충북대에 부착된 극우 단체의 집회 홍보 포스터. 내란을 일으킨 윤석열 등이 주장하는 부정선거 음모론 등의 내용이 담겨 있다. |
| ⓒ 윤석열 퇴진을 위한 충북대 학생공동행동 제공 |
카이스트(KAIST, 한국과학기술원)에서 '윤어게인(Yoon Again)' 동아리를 만들려다 실패한 노아무개(수리학과)씨가 지난해 10월 5일 <오마이뉴스>와 진행한 서면 인터뷰에서 한 말이다. 노씨는 자신을 극우라고 비판하는 지적에 대해 "민족주의와 폭력성이 동반돼야 극우인데 부정선거와 윤어게인까지는 극우가 아니"라며 "극우라는 단어가 남용되고 있으므로 극우몰이는 별 타격이 없다"고 말했다.
노씨는 지난해 9월 "(카이스트 캠퍼스가 있는) 대전 최초 애국 보수 동아리"를 표방하며 회원 모집 현수막을 게시했다. 반중·멸공·부정선거 불복 행진 등을 활동 목표로 내세워 논란이 일었는데, 재학생 10명 이상을 확보해야 하는 자격요건을 충족하지 못해 동아리 설립이 무산됐다.
그는 "대한민국의 반중 정서는 80~90%로 전세계 1등이고 멸공은 군대에서 사용하는 용어"라며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반중과 멸공은 상식"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12.3 불법 비상계엄을 "전국민을 대상으로 한 충격요법"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2025년 1월 19일 헌법재판소 인근에서 쇠지렛대를 들고 서 있다가 체포됐으나, 당시에는 합법이어서 풀려났다"며 "개인적으로 계엄령 이전에는 부정선거에 대해 몰랐으나 계엄령 직후 3일 동안 조사한 결과 부정선거를 확신하게 됐다"고 말했다.
노씨는 "(2024년 4월 10일) 총선 패배 이후 정치에 관심을 껐지만, 계엄령 (선포) 이후 관심이 점점 커졌다"며 "전국민을 대상으로 한 충격요법이자 보수 결집의 신호탄이 됐다. (계엄령을) 계몽령이라고 부르는 이유"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동아리 설립이 무산됐지만) 늘 하던 대로 애국 활동을 지속하며 학생들에게 진실을 알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윤석열 내란 사태를 "보수결집의 신호탄"이었다고 말했는데, 이렇게 생각하는 이는 노씨뿐만이 아니었다. 대학가 탄핵 반대 모임을 주도했던 단체 '시국에 행동하는 대학연합(시대연)'의 이승재 대표(중앙대 대학원 영화 전공)는 "(계엄과 탄핵 이후 대학가에서도) 보수주의에 대한 관심이 늘었다. 친구들이 '이승만·박정희 대통령에 대해선 공부하고 싶다'고 물어보기도 한다"며 "(진보의 상징인) 이화여대에서도 '탄핵 반대' 시국선언이 진행돼 화제가 됐지 않았나"라고 말했다.
노씨처럼 이 대표도 자신들의 활동이 극우는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그는 "탄핵 반대를 말하면 '불법 비상계엄을 옹호했다'면서 극우라고 비판하는데 표현의 자유라고 본다"며 "폭력, 욕설 등 극단적 방법을 동원해야 극우 아닌가. 오히려 우파 진영을 타자화하려는 프레이밍"이라고 강조했다. 시대연은 12.3 비상계엄 선포를 옹호했던 단체 '자유대학'에서 파생된 단체로, 회원은 38명이다(2026년 1월 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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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충북 청주시 충북대학교 개선문화회관 광장의 2025년 12월 11일 모습(왼쪽). 극우 유튜버들은 지난해 3월 11일 오후 7시께 이곳에서 열린 윤석열 탄핵 촉구 집회에 난입해 현수막을 불태웠다. 오른쪽 사진은 촬영 당시에도 남아 있던 방화 흔적. 2025. 12. 11. |
| ⓒ 이진민 |
이에 일부 학생들은 기자회견을 열어 문씨의 사퇴를 촉구했다. 학내 언론인 <충북대신문> 또한 문씨의 당선을 다룬 기사에서 "탄핵 정국 속 학내 극우 집회 연관성 논란"을 기사로 다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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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5년 10월 2일 충북대 중앙도서관 앞에 부착된 찰리 커크 추모 포스터. 이 포스터는 서울대 극우 단체로 불리는 '트루스포럼'에서 제작했다. |
| ⓒ 윤석열 퇴진을 위한 충북대 학생공동행동 제공 |
"(친구들과) 술 마시는데 '윤석열 탄핵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냐'거나 '1찍이냐 2찍이냐'고 질문하더라. 자기들끼리 놀만한 사람들을 검증하려는 것처럼 느꼈다." - A(충북대 25학번 재학생)씨
"기숙사 급식실과 중앙도서관 등에 (비상계엄을 옹호하고 탄핵에 반대하는) '청주계몽집회' 홍보 포스터가 부착돼 있었다. 학내 극우 유튜버 폭력 사태를 겪었기 때문에 (홍보 포스터를 부착한) 이 일이 외부인의 소행으로 느껴지지 않았다. 정말 우리 (충북대 학생) 중 누군가가 탄핵 반대 활동을 하고 있다니..." - B(윤석열 퇴진을 위한 충북대 학생공동행동 집행위원)씨
"인스타그램에서 학우들이 가짜뉴스나 극우적 영상물을 노골적으로 공유한다. 황교안(전 국무총리)의 부정선거 음모론이나 혐중 내용이 대표적인데, 불법 비상계엄 선포 전에는 전혀 없던 현상이다. 헌법을 부정하고 불법 계엄의 명분이 된 의제들을 거리낌 없이 말하는 게 문제라고 생각한다."- C(사회과학대학 재학생)씨
이 자리에서 D(경영대학 재학생)씨는 "좌파 우파 상관 없이 어떤 이유로든 학내에서 폭력 행위나 방화 같은 일이 허용되어선 안 되는데 학교본부나 학생사회 모두 무관심하고 안일하게 대응했다. 충북대가 극우적으로 소비되는 데 대해서도 분노를 느껴 모임에 참여했다"며 학교 측을 지적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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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극우 성향 청년단체 '자유대학'이 2025년 9월 16일 서울 중구 서울중앙우체국 인근에서 혐중 시위를 진행하고 있다. 한 참가자가 직접 만든 피켓("대한민국 현 대통령은 공산주의자다! 자유민주주의를 수호하라")을 들고 있다. |
| ⓒ 오마이뉴스 |
신 교수는 "헌법재판소의 탄핵 결정 때까지 20대의 두드러진 특성은 '모르겠다'는 응답이 매우 많았다는 점이었는데, 점차 탄핵 반대와 윤석열 옹호 같은 극우적 행동이 활발해졌다"며 "앞으로 이러한 추세가 지속되는지 여부가 한국 정치와 사회 전체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짚었다.
이어 "정치적 규범(헌법··다원주의·법치 등)과 보편적 인권, 기본권 등 중에서 한 부분이라도 부정하고 공격하면 극우"라며 "잠재적 범죄자로서 중국인을 상정하거나 특정 정당을 두고 '계엄을 해서라도 무력화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은 모두 극우적 사고이며 이를 공공의 영역에서 주장하는 건 더욱 중대한 극우적 행동"이라고 설명했다.
더해 "중국에 부정적 감정을 갖고 있다는 건 개인의 선호나 의견에 가깝다. 그런데 최근 극우 세력이 극우적 주장과 개인의 선호로 보이는 주장을 의도적으로 모두 활용하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라며 "이는 극우 집단에 동조하는 심리적 문턱을 낮추고 이에 동조하는 이들이 스스로 정당화할 명분을 제공하는 효과가 있다"라고 지적했다.
신 교수는 일부 청년들이 '윤석열 탄핵에 반대하며 자신을 보수주의자'로 규정하는 것을 두고 "보수적 신념이 극단화되면 극우적 사고로 이어지기도 한다. 보수주의는 정립된 사회적 위계와 권위, 공동체 협력, 헌정 체제를 존중하지만 극우주의는 꼭 폭력이 아니어도 증오, 선동, 음모론 등으로 헌법과 법치와 같은 보수주의 핵심가치를 기꺼이 공격·파괴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극우 세력 스스로 보수라고 부르며 그렇게 불리길 원하는 이유는 사회의 정상적 구성원으로 인정받기 위함"이라고 덧붙였다.
① "소변 급했다" 서부지법 넘은 청년들은 지금 https://omn.kr/2fmvb
② "윤석열 지켜주소서" 청년 기도회 잠입해보니 https://omn.kr/2frb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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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5년 10월 28일 충북대 인근 성안길에서 열린 극우 단체의 집회 모습. |
| ⓒ 윤석열 퇴진을 위한 충북대 학생공동행동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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