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대 학부생, 한라산 백록담 물의 신비를 밝히다 

원성심 기자 2026. 1. 12. 0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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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소현.안정아.신보라.김연우, 백록담 물의 미생물 생태조사 결과 발표
"오랜시간 걸쳐 선택한 생명마이 공존하는 독자적 생태계임을 확인"
한라산 백록담 전경. (사진=한라산국립공원 관리사무소)

제주지역 대학생들이 한라산 백록담 물의 신비를 밝혀냈다.

한라산 정상, 해발 1,950m 구름 위에 자리한 백록담의 물은 청정과 신비의 상징으로 여겨져 왔다. 사람의 발길도, 외부의 흔적도 쉽게 닿지 않는 공간. 그래서 백록담은 더욱 신비로운 장소로 인식돼 왔다. 

이러한 가운데 최근 백록담 신비로운 물의 정체를 밝히는 연구가 대학생 주도적으로 진행돼 주목을 받고 있다.

제주대학교 화학코스메틱스학과 안소현(4학년)·안정아(4학년)·신보라(3학년)·김연우(2학년) 학생이 그 주인공이다. 

이들은 차세대 염기서열 분석(NGS) 기반의 미생물 군집(마이크로바이옴) 분석을 통해 백록담 물의 미생물 생태를 조사했다. 이 결과, 백록담의 물은 단순히 '맑고 비어 있는 물'이 아니라, 극한 환경 속에서 자연이 오랜 시간에 걸쳐 선택한 생명만이 공존하는 독자적인 생태계임이 확인됐다.
사진 왼쪽부터 안소현·안정아·신보라·김연우 학생

백록담 물에서 '선택된 미생물'도 규명됐다. 분석 결과, 백록담 물에서는 극히 일부 미생물만이 압도적으로 우세한 구조가 나타났다.

진균 분석에서는 트리코스포론 데뷔르마니아눔(Trichosporon debeurmannianum)이 전체의 87.1%를 차지하며 압도적으로 우세한 종으로 확인됐다.

고세균 분석에서는 메타노사르시나 플라베센스(Methanosarcina flavescens)가 48.4%로 가장 높은 비율을 보이며, 메탄 생성 고세균 군집이 뚜렷하게 관찰됐다. 이는 백록담 물속 일부 공간에 산소가 제한된 미세 환경이 형성돼 있으며, 지구 초기 환경을 연상케 하는 원시적 생명 활동이 지금도 이어지고 있음을 시사한다.

분석 과정에서는 유산균과 아카멘시아 등이 검출되는 등 예상 밖의 발견도 있었다. 
 
이번 연구는 백록담의 물이 주변 생태계와 분리된 존재가 아니라, 고산 식생, 토양, 그리고 한라산에 서식하는 노루 등 야생동물과 느슨하지만 지속적인 생태적 연결 속에서 형성된 결과임을 확인케 하면서 의미를 더하고 있다. 이는 백록담이 완전히 차단된 공간이 아니라, 자연 생태계 내부에서 균형을 이루며 유지되는 '닫힌 순환계에 가까운 공간'이라는 점을 보여준다.

현창구 지도 교수(화학코스메틱스학과)는 "이번 연구 결과를 통해 백록담의 물은 생명이 없는 물이 아니라, 자연이 수천 년에 걸쳐 걸러낸 생명만 남아 있는 물이라는, 인식의 전환의 계기점이 됐다"며 "극한 환경과 고립된 공간, 느린 생태 순환 속에서 선택된 미생물만 살아남아 형성된 이 미생물 지도는, 백록담이 단순한 관광지를 넘어 과학적·생태적·미래 바이오 자산으로서의 가치를 지닌 공간임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이어 "학생들이 직접 설계하고 해석한 이번 성과는 연구 결과뿐 아니라 연구 과정 자체에서도 의미가 크다"며 "학부생 안소현·안정아·신보라·김연우 씨는 실험 설계부터 시료 처리, 데이터 분석까지 연구 전 과정을 주도적으로 수행했는데, 학부생 중심의 연구가 단순한 교육 실습을 넘어, 세계적 수준의 학술·산업적 성과로 이어질 수 있음을 입증한 사례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덧부텼다.
 
현 교수는 "현재 백록담 물에서 다양한 유용 미생물을 실제로 분리하는 연구를 진행 중이다"면서 "이를 기반으로, 엑소좀(Exosome), PDRN, 프로바이오틱스(Probiotics), 포스트바이오틱스(Postbiotics), 르로바이오틱스(Lerobiotics) 등 차세대 화장품 원료 개발 연구가 병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헤드라인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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