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인자’ VS ‘정당 방위’… 이민단속국 총격 놓고 쪼개진 미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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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이민세관단속국(ICE)이 미네소타주에서 이민 단속 중 30대 여성에게 총격을 가해 숨지게 한 사건을 두고 미국 사회가 둘로 쪼개져 들끓고 있다. 미국 전역에서 ICE의 과잉 대응을 비판하는 시위가 펼쳐지는 한편 피해 여성에게 총격을 가한 ICE 요원이 직접 촬영한 화면이 공개되며 정당방위라는 상반된 주장도 충돌하고 있다.
미국 시사지 디애틀랜틱은 훈련을 제대로 받지 못한 ICE 요원과 폭력적 방식의 이민 단속을 부추기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사건의 책임이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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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CE 비대화에도 관리·감독 뒷짐
훈련 기간 5개월에서 47일로 줄여

미국 이민세관단속국(ICE)이 미네소타주에서 이민 단속 중 30대 여성에게 총격을 가해 숨지게 한 사건을 두고 미국 사회가 둘로 쪼개져 들끓고 있다. 미국 전역에서 ICE의 과잉 대응을 비판하는 시위가 펼쳐지는 한편 피해 여성에게 총격을 가한 ICE 요원이 직접 촬영한 화면이 공개되며 정당방위라는 상반된 주장도 충돌하고 있다. 이번 사건의 배경으로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급격한 ICE 비대화 정책이 자리잡고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2기 트럼프 행정부가 ICE 요원 훈련 기간을 줄여 몇 달 만에 덩치를 2배 이상 키우면서도 관리·감독에는 뒷짐을 진 탓에 ICE의 도덕적 안전 장치가 풀렸다는 분석이다.
10일(현지시간) ICE 요원의 총격으로 러네이 니콜 굿(37)이 사망한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에 몰린 수천명의 군중은 “ICE를 폐지하라”는 구호를 외치며 행진했다. 시위가 격해지면서 전날 밤에는 약 1000명의 시위대가 경찰과 충돌했고 29명이 체포됐다 풀려났다. 워싱턴DC 백악관 앞에서도 ‘트럼프 파시스트 정권은 물러나라’ ‘ICE 퇴출’ 등이 적힌 플래카드를 든 시위대가 행진했다.
민주당은 크리스티 놈 국토안보장관 탄핵과 ICE 예산 삭감 등을 공언했다. 하킴 제프리스 민주당 하원 원내대표는 “며칠 내로 단호한 대응 방안을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보수 성향 매체 알파뉴스는 ICE 요원 조너선 로스가 총격 당시 상황을 촬영한 47초 분량의 영상을 추가 공개했다. J D 밴스 부통령 등 보수 진영에선 이 영상을 두고 로스 요원이 신변에 위협을 느낀 위급한 상황을 보여주는 증거라고 주장했다. 또 총격을 가한 로스 요원이 불과 6개월 전에도 이민 단속에 저항하는 다른 용의자의 차에 매달려 90m나 끌려가 큰 부상을 당한 경험이 있다며 변호했다.
CNN은 “굿과 로스는 트럼프 행정부의 강화된 이민 단속을 둘러싼 격렬한 논쟁 중심에 있다”면서 “그들의 짧지만 격렬했던 조우는 국가 역사상 어둡고 불확실한 시기의 상징이 됐다”고 전했다.

미국 시사지 디애틀랜틱은 훈련을 제대로 받지 못한 ICE 요원과 폭력적 방식의 이민 단속을 부추기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사건의 책임이 있다고 분석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해 2기 집권 이후 ICE 요원 수를 대폭 늘리기 위해 훈련 기간을 기존 5개월의 절반 수준도 안 되는 47일(약 2개월) 정도로 단축했다고 한다. 특히 미국 내 이민자들이 주로 사용하는 스페인어에 대한 교육 기간도 대폭 줄인 것으로 알려졌다. 디애틀랜틱은 “트럼프 대통령이 제47대 대통령이기 때문에 ICE 요원 훈련 기간을 47일로 정했다는 관계자들의 증언이 있었다”고 전했다.
지난해 7월 트럼프 대통령이 서명한 ‘하나의 크고 아름다운 법안(One Big Beautiful Bill Act)’에 따라 ICE는 의회로부터 법 집행 및 구금 용도로 750억 달러가량을 지원받았다. 이 가운데 300 억 달러는 신규 직원 채용에 배정됐다. ICE는 지난 3일 “애국심 넘치는 미국인 22만명이 ICE에 입사 지원했고 1만2000명을 뽑아 신속하게 전국에 배치했다”면서 “불과 4개월 만에 ICE 인력은 120% 늘었다”고 밝혔다. 디애틀랜틱은 “대규모의 신규 ICE 요원이 충원되며 중무장했지만 이들은 훈련을 제대로 받지 못했다”면서 “그런데도 트럼프 행정부가 절대적인 면책 특권을 주며 무조건적인 지지를 보내고 있다”고 지적했다.
ICE가 급격히 몸집을 키우는 동안 정부의 견제 및 감독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은 점도 이번 사건의 원인으로 꼽힌다. 2기 트럼프 행정부 집권 후 국토안보부 소속 감찰관 17명이 해임됐고, 국토안보부에서 정책·교육·감독 절차를 검토하는 ‘인권 보장을 위한 시민권 및 시민의 자유국(CRCL)’ 조직 활동도 중단됐다. 디애틀랜틱은 “ICE에 사상 최대 규모 예산을 지원하면서도 트럼프 행정부는 어떤 감독 요건도 부과하지 않았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을 비롯한 참모진들은 무자비하고 군사적인 방식의 추방을 찬양하는 말을 쏟아냈다. 무기를 소지한 ICE 요원을 포함한 모두에게 전달된 메시지는 ‘무슨 일이든 해도 된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성필 기자, 워싱턴=임성수 특파원 feel@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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