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인 벌레를 추모하며”…일본 살충제 회사의 ‘곤충 위령제’

한명오 2026. 1. 10. 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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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한 유명 살충제 제조사가 제품 개발 과정에서 희생된 곤충들을 위해 매년 위령제를 지내고 있어 온라인상에서 큰 화제를 모으고 있다.

6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 외신에 따르면 일본의 대표적인 살충제 기업인 ‘아스제약’은 지난달 23일 효고현의 묘도지사(절)에서 직원 1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곤충 추모 의식을 거행했다. 1892년 설립된 아스제약은 모기 바퀴벌레 진드기 벼룩 등 실험용 곤충 100만 마리 이상 키우면서 이들 곤충을 각종 제품 효능 테스트에 활용하는 곳으로, ​1980년대 중반부터 40년 가까이 곤충 위령제라는 독특한 전통을 이어오고 있다.

이날 위령제는 엄숙한 분위기 속에서 약 1시간 동안 진행됐다. 행사에선 실험에 사용된 각종 곤충의 영정 사진이 놓였고 승려가 경전을 낭송하는 가운데 직원들이 차례로 향을 피우며 곤충들의 넋을 기렸다.​

아스제약은 평소에도 ‘살충제’라는 단어 대신 ‘곤충 관리 용품’(Insect Care Goods)이라는 용어를 사용하며 인간과 곤충의 공존을 강조하는 기업 철학을 내세우고 있다.​ 코보리 토모히로 연구개발 본부장은 “위령제는 우리 제품 개발을 위해 희생된 곤충들에게 감사한 마음을 표현하는 매우 소중한 기회”라며 행사의 취지를 설명했다.

이 소식이 전해지자 SNS에서는 다양한 반응이 쏟아졌다. 한 네티즌은 “비록 해충이라도 생명을 존중하는 태도가 인상적”이라고 긍정적으로 평가했지만, 또 다른 네티즌은 “곤충으로서는 자신들을 죽이는 약을 만든 사람들이 장례를 치러주는 상황이 아이러니할 것”이라며 꼬집었다.

한명오 기자 myungou@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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