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조선은 통제, 석유는 무기한 판매…美, 베네수 석유 산업 장악 속도전
미 국토안보 장관 “베네수엘라에 정박하거나 향하던 배”
에너지부는 베네수 재고 석유 판매 계획 발표

미국이 7일(현지시간) 베네수엘라와 연계된 제재 대상 유조선 2척을 해상에서 나포했다. 미국은 베네수엘라 석유를 ‘무기한(indefinitely)’으로 판매하겠다고 계획도 밝혔다.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 축출 이후 미국이 베네수엘라 원유에 대해 통제와 판매라는 두 갈래의 방식으로 장악력을 높이는 모양새다.
미군 유럽사령부는 이날 유조선 ‘벨라 1호’를 미국 제재 위반으로 아이슬란드와 영국 사이 북대서양에서 나포했다고 밝혔다. 유럽사령부는 벨라 1호가 “미 해안경비대 먼로함의 추적 이후 북대서양에서 연방법원이 발부한 영장에 의해 나포됐다”고 설명다.

벨라 1호는 지난달 15일 카리브해 인근 대서양을 행하다가 갑자기 방향을 유럽 쪽으로 돌려 북상했고 미 해안경비대의 추격을 피해 2주간 도주했다. 벨라 1호는 도주 과정에서 러시아 국기를 게양하고 명칭도 ‘마리네라호’로 변경했다. 선체 측면에 러시아 국기를 그려 넣기도 했다. 미군의 이번 작전에는 영국도 지원했다. 캐럴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이 선박은 제재 대상 원유를 수송한 베네수엘라의 그림자 선단(Shadow Fleet) 소속 선박이며 현 대통령 아래 미국은 이를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러시아는 해당 유조선이 적법하게 등록된 러시아 국적선이라고 반발하고 있다. 러시아 외교부는 성명을 통해 선원 중 러시아 국적자가 있다며 “인도적이고 존엄한 대우를 보장하고, 그들의 권리와 이익을 엄격히 존중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미군은 또 카리브해에서 ‘M 소피아호’도 나포했다. 해당 유조선도 러시아산 불법 원유를 운반한 혐의로 미국의 제재 명단에 올라와 있었다.
크리스티 놈 국토안보장관은 두 선박에 대해 ‘그림자 선단’의 일부라며 “베네수엘라에 마지막으로 정박했거나 그곳으로 향하던 중이었다”고 설명했다. 그림자 선단은 러시아 베네수엘라 이란 등 국제 제재 대상국을 위해 석유를 밀수하는 유조선 선단을 말한다.
미국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베네수엘라를 오가는 제재 대상 유조선에 대한 완전 봉쇄를 지시한 데 따라 유조선 나포 작전을 진행해왔다. 미국은 앞서 스키퍼호와 센츄리호 등을 나포한 사실도 공개한 바 있다.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은 이날 엑스에 “제재 대상과 불법 베네수엘라 석유에 대한 봉쇄는 전 세계 어디에서든 여전히 시행 중”이라고 밝혔다.
미국 에너지부는 이날 일부 석유에 대한 제재를 해제해 시장에서 판매되도록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베네수엘라로 반입되거나 반출되는 모든 석유를 승인된 경로를 통해서만 운송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크리스 라이트 에너지부 장관은 이날 마이애미에서 열린 한 행사에서 “베네수엘라에서 생산되는 원유를 시장에 내놓을 것”이라며 “우선은 저장된 재고 원유를 판매하고 이후에는 베네수엘라에서 생산되는 원유를 무기한으로 시장에 공급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은 우선 베네수엘라가 보유한 3000만에서 5000만 배럴 상당의 원유를 넘겨받아 시장에 팔고 그 수익금의 사용을 통제하기로 베네수엘라 정부와 합의했다. 해당 원유는 베네수엘라가 미국의 제재와 수출 봉쇄 때문에 다른 나라에 팔지 못하고 저장고와 유조선 등에 쌓아둔 것이다. 베네수엘라 국영 석유회사 PDVSA도 원유 판매를 위해 미국 정부와 협상 중이라고 밝혔다. 수익금은 미국 정부가 관리하는 계좌로 예치되고 베네수엘라 국민에게도 혜택이 돌아가게 한다는 것이 에너지부의 설명이다.
트럼프는 오는 9일 백악관에서 셰브론, 코노코필립스, 엑슨모빌 등 미국 3대 석유 기업 대표들과 만나 베네수엘라 석유 산업재건 투자를 논의한다.
AP통신은 “세계 최대의 확인 매장량을 가진 원유에 대한 이 같은 통제는 트럼프 행정부가 가격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방식으로 전 세계 석유 공급에 대한 더 광범위한 지배력을 확보할 수 있게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워싱턴=임성수 특파원 joylss@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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