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그린란드 논의 위해 덴마크 만나겠다”…내부 갈등으로 나토 최대 위기
미국 그린란드 병합 주장에 나토 집단방위 조약 흔들
트럼프 “우리는 항상 나토를 위해 있을 것”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다음 주 덴마크 측을 만나 그린란드 문제를 논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덴마크 등 유럽 동맹국들의 반발에도 트럼프 행정부가 그린란드 병합 의지를 꺾지 않으면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가 회원국 내부 갈등으로 최대 위기를 맞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부 장관은 7일(현지시간) 의회에서 기자들을 만나 그린란드 매입 논란과 관련해 “다음 주에 그들과 만날 것”이라고 답했다. 다만 세부 사항은 언급하지 않았다.
루비오 장관은 미국이 그린란드를 매입하느냐는 질의에는 “그건 애초부터 늘 트럼프 대통령의 의도였다”고 말했다. 트럼프가 1기 당시부터 그린란드 매입 의사를 밝혀왔다는 설명이다. 루비오는 이어 “난 대통령이 항상 선택지(option)를 보유하고 있다고 항상 말해왔다”며 원칙적으로는 군사 옵션도 배제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다시 밝혔다.
트럼프가 그린란드 병합 주장을 이어가면서 나토의 핵심 기반인 제5조 ‘집단 방위 조항’은 흔들리고 있다. 5조는 한 회원국에 대한 공격을 모든 회원국에 대한 공격으로 간주하는 조항인데 나토 회원국인 미국이 다른 회원국인 덴마크 자치령 그린란드를 공격하는 상황은 상정하고 있지 않아서다. 민주당 소속 크리스 머피 상원의원은 “제 5조는 침공국가가 나토 회원국이 될지는 예상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트럼프는 이날 나토 유럽 회원국들의 반발을 의식한 듯 트루스소셜에 “미국이 없는 나토를 러시아와 중국은 전혀 두려워하지 않는다. 우리가 정말로 필요로 할 때 나토가 우리 곁에 있을지 의심스럽다”고 적었다. 이어 “그들이 우리를 위해 있지 않더라도 우리는 항상 나토를 위해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린란드 병합 시도가 나토의 종말로 이어질 것이라는 유럽 국가들의 주장을 우회적으로 반박한 것으로 해석된다. 하지만 트럼프의 주장과 달리 나토는 2001년 9·11 테러 당시에도 미국을 지원했고, 미국의 아프가니스탄 전쟁에도 수만 명의 병력을 보낸 바 있다.
미국은 이미 1951년 덴마크와 체결한 협정으로 사실상 그린란드에서 제한 없는 권한을 이미 누리고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뉴욕타임스는 “해당 협정으로 미국은 그린란드 전역에 군사 기지를 건설 설치·유지·운영할 수 있다”며 선박과 항공기 등도 자유롭게 이륙·정박할 수 있다고 전했다. 메테 프레데릭센 덴마크 총리도 최근 1951년 협정을 거론하며 “덴마크와 미국은 이미 방위 협정이 체결돼 있어 미국에 광범위한 그린란드 접근권을 허용하고 있다”고 발언한 바 있다.
트럼프가 그린란드 병합을 노골화하면서 공화당에서도 비판 목소리가 나왔다. 랜드 폴 상원의원은 “그린란드를 점령하기 위해 군대를 투입하는 행동에 대해 당내에서 전혀 지지하는 목소리를 듣지 못 했다”고 했다. 톰 틸리스 상원의원도 트럼프의 최측은 스티븐 밀러 백악관 부비서실장을 겨냥, “그린란드를 점령하는 것이 우리의 권리라는 것은 미친 발언”이라며 “당신이 미국 상원의원이나 의회를 대표해서 말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공화당 소속 마이크 존슨 하원의장도 이날 기자들을 만나 “미국은 모든 사안에 대해 항상 군사적 옵션을 보유한다”면서도 “그린란드 문제에 대해서는 외교적 경로를 통해 해결 중이라는 점이 분명하다”고 말했다.
워싱턴=임성수 특파원 joylss@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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