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70글쓰기] 공식 노인이 된 후 갖게 된 첫 직업, 가슴이 뜁니다

유영숙 2026. 1. 6. 1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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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적 나이로 만 65세가 되어 공식 노인으로 받을 수 있는 다양한 혜택을 받고 있다. 우리나라 노인 복지가 좋음을 실감한다.

지난해 12월 4일부터 노인복지관에서 노인 일자리를 신청한다는 정보를 얻어서 주민등록 초본을 가지고 일자리를 신청하러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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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 일자리가 가져다준 행운, 새해가 기대된다

【오마이뉴스의 모토는 '모든 시민은 기자다'입니다. 시민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사는 이야기'도 뉴스로 싣고 있습니다. 당신의 살아가는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유영숙 기자]

나는 2025년에 공식 노인이 되었다. 호적 나이로 만 65세가 되어 공식 노인으로 받을 수 있는 다양한 혜택을 받고 있다. 지하철을 무료로 이용하고, 폐렴 주사와 독감 주사도 무료로 맞았다. 병원 진료비도 천 육백 원만 내면 된다. 우리나라 노인 복지가 좋음을 실감한다.

42년 6개월을 선생님으로 살았다. 퇴직하고도 가끔 이웃 초등학교에 시간 강사로 나갔으니 46년 정도를 가르치는 사람으로 살았다. 이젠 가르치는 일이 재미없어졌고, 오히려 학생이 되어 배우는 일이 즐겁다.

노인복지관 평생교육 프로그램에서 탁구를 배우고 캘리그래피와 종이접기 등을 배우며 학생의 신분이 되니 편하고 즐겁다. 노인복지관 평생교육 프로그램으로 그동안 일하느라 배우지 못했던 것을 배울 수 있으니 노인들에게는 배움터, 꿈터가 되는 셈이다.

처음 신청한 노인 일자리, 나도 할 수 있을까

작년 가을에 이웃 초등학교에 시간 강사로 나갔는데 내가 다니는 노인복지관에서 노인들이 전통 놀이를 지도하러 오셨다. 일곱 분이 한 팀이 되어 한 학급에 들어오셔서 수업하였는데 참 재미있어 보였다. 수업이 끝나고 쉬는 시간에 가서 여쭈어보니 노인 일자리로 일 년에 10개월 일할 수 있는데 봉사하는 마음으로 즐겁게 일한다고 하셨다(참고 기사 : 초등학교 교실에서 발견한 노인 일자리).
 노인 복지관 어르신들이 초등학교에서 전통놀이 수업을 하고 계시다.
ⓒ 유영숙
왠지 나이 들면서 학교에 시간 강사로 나가는 일이 조금 부담스러워진 터라 전통 놀이 지도하는 일이 보람도 있고 좋아 보였다. 나도 2026년부터는 시간 강사 말고 다른 일을 해 보고 싶던 차에 좋은 정보를 얻었다
 노인 일자리 신청을 위해 노인들이 면접을 기다리고 있다.
ⓒ 유영숙
지난해 12월 4일부터 노인복지관에서 노인 일자리를 신청한다는 정보를 얻어서 주민등록 초본을 가지고 일자리를 신청하러 갔다. 나는 두 번째 날에 갔는데도 정말 많은 노인이 앉아서 기다리고 있었다. 나도 번호표를 받고 30여 분 기다렸다가 담당자와 면접을 진행하였다. 내가 신청하려고 하는 일자리는 초등학교에서 학생들에게 전통 놀이를 지도하는 것이었다.

"학생 중에 말을 안 듣거나 놀이에 참여하지 않는 학생이 있으면 어떻게 지도하시겠어요?"
"하고 싶지 않다는 학생에게 억지로 참여하게 하면 안 되니, 하고 싶지 않은 이유를 물어보고 교실에서 임장 지도하는 담임선생님께 도움을 요청합니다."

"이 일은 학생 지도도 중요하지만, 팀으로 운영하기에 팀의 다른 노인들과 갈등이 있을 수 있는데 그럴 땐 어떻게 하시겠어요?"
"제가 교사 출신이고 상담교사 자격증, 노인 상담 자격증도 있어서 이야기를 잘 경청하고 공감해 드리며 갈등을 해결하려고 노력하겠습니다."

"교사 자격증 가지고 오셨나요?"
"오늘은 제출하는지 몰라서 가져오지 못했는데 내일 제출해도 될까요?"
"그러세요. 제가 서류에 메모해 둘게요."

신청한 노인 일자리 합격 여부는 문자로 알려준다고 했다. 내가 신청한 노인 일자리는 3월부터 11월까지 10개월 동안 오전 3시간을 봉사하는 일자리인데 퇴직하고 의미 있는 봉사활동을 하고 싶은 나에게 좋은 일자리라는 생각에 합격 문자가 오길 기다렸다.

노인 일자리, 얻는 게 있으면 포기할 것도 있다

올해는 새해 첫날에 2년 만에 난꽃이 피었다. 난꽃이 피면 집에 좋은 일이 생긴다는 이야기가 있어 새해 첫날부터 2026년이 기대되었다(참고 기사 : 기다리고 기다려 2년 만에... 새해 첫날, 기적이 일어났습니다). 1월 2일 오전에 반가운 문자를 받았다. 노인 일자리 신청하고 한 달여를 기다렸는데 혹시나 하고 확인해 보니 역시 기쁜 소식이었다. 난꽃이 가져다준 첫 번째 행운이란 생각이 들었다.
▲ 노인 복지관에서 온 합격 문자 노인 일자리에 합격했다는 문자가 새해에 첫 기쁜 소식이 되었다.
ⓒ 유영숙
노인 일자리에 합격해서 좋기도 하지만, 노인 일자리에 참여하려면 포기해야 하는 것도 많다. 퇴직하고 대부분 모임은 점심에 만나는데 올 1년은 점심 모임에는 나가지 못할 것 같다. 또한 가끔 남편과 여행 가는데 장기간 가야 하는 해외여행은 올해는 포기해야 한다.

노인복지관 평생교육 프로그램도 오전 수업은 신청할 수 없다. 그래도 12시 정도면 끝나니 오후 프로그램은 신청할 수 있어 다행이다. 또 하나 다행인 것은 노인 일자리도 한 달 지나면 하루 연차가 발생한다니 중요한 모임이 있을 때는 연차를 사용하고, 연차를 안 쓰고 모으면 가까운 곳 여행은 가능할 것 같다.

1월 23일에 나가서 교육받으면 올해 참여할 노인 일자리 '교육시설 학습지도 사업단'에 대해 자세히 알게 될 거다. 좋은 분들과 팀으로 만나 인천 서구에 있는 초등학교와 학교 방학 기간에는 도서관에서 즐겁게 봉사하며 올 한 해도 보람 있게 보내야겠다.

그동안 퇴직하고 가끔 나가던 시간 강사도 몇 년은 더 할 수 있지만, 그것보다는 이 일이 더 보람 있는 일이란 생각이 든다. 혼자 하는 일이 아니고 팀으로 다니는 일이라 부담도 크지 않으니 즐거운 마음으로 참여할 수 있겠다. 운이 좋으면 쌍둥이 손자가 다니는 초등학교에도 갈 수 있으니 기대도 된다.

노인 일자리는 신청한다고 모두 되는 것은 아니다. 노인복지관에 함께 다니는 지인도 다른 일자리를 신청했는데 선정되지 않고 대기로 되어 실망이 크다. 작년에 선정되어 일한 지인도 올해는 떨어졌다고 했다. 60대와 70대는 일하려는 노인이 많으므로 새해에는 노인 일자리가 많이 생기길 기대해 본다.

우리 동네 노인복지관에서 신청이 가능한 노인 일자리는 두 가지가 있었다. 지역 거주자 만 65세 이상 기초연금 수급자가 신청할 수 있는 노인 일자리와 만 60세가 넘은 노인이라면 신청할 수 있는 사회활동 지원 사업 일자리로 나누어진다. 내가 신청한 것은 후자인데 선정되었으니 운이 좋았다고 생각한다. 일자리 특성상 교사 자격증이 큰 역할을 했다고 생각한다. 열심히 참여해야겠다.

나이 들어서 '가슴 뛰는 일'을 할 수 있으면 가장 행복하다고 한다. 처음 해 보는 노인 일자리는 가슴 뛰게 하는 일이 될 거다. 올 한 해 '가슴 뛰는 일'을 하면서 행복한 한 해 보내길 기대해 본다. 가장 중요한 것은 '건강'이니 꾸준한 운동과 좋은 식습관으로 건강을 챙겨야겠다. 노인 일자리 덕분에 올 한 해는 규칙적인 생활을 하며 건강한 1년 되길 기대해 본다.

《 group 》 6070글쓰기 : https://omn.kr/group/6070_writer
은퇴 전후의 6070 시니어들에게는 세상이 어떻게 보일까요? 그들의 시선을 따라가 봅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유영숙 시민기자의 개인 브런치 에도 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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