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디지털 성범죄 급증… AI 익숙한 10대 딥페이크 범죄 취약
3년 전 수치의 6배 육박… 대책 시급
딥페이크 성범죄 입건 59.1% ‘10대’

인공지능(AI) 확산에 따라 딥페이크 등 디지털 성범죄가 점점 고도화되고 있다. 불법 영상물 삭제 요청 건수가 늘고 있고, 10대 청소년들이 딥페이크 허위 영상물 범죄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피의자이자 피해자로 부각되는 것도 특징적이다. 연령대를 고려한 예방 교육과 함께 피해자 지원 차원의 실질적인 불법 영상물 차단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4일 서울디지털성범죄안심지원센터에 따르면 지난해 1~11월 불법 영상물 삭제지원 건수는 1만4631건으로 1년 전인 2024년 전체 건수(1만1603건)를 웃돈 것으로 나타났다. 삭제지원 건수는 2022년 2509건에서 3년 만에 6배가량 증가했다. 안심지원센터는 불법 영상물 피해자로부터 신청을 받아 영상물이 올라간 플랫폼 등을 모니터링해 삭제 요청을 진행한다.

이는 불법 촬영물 유포, 딥페이크 등 디지털 성범죄 증가세와 관련이 깊다. 경찰대가 최근 발간한 ‘치안전망 2026’ 보고서를 보면 2025년 1~9월 사이버성폭력 범죄 발생 건수는 3158건으로 전년 동기(2581건) 대비 22.4% 증가했다.
특히 딥페이크 범죄는 AI에 익숙한 10대를 중심으로 활개치는 모습이다. 2025년 1~9월 딥페이크 성범죄로 입건된 피의자 중 10대가 59.1%(606명)로 압도적인 비중을 차지했다. 딥페이크 대상은 주변인인 경우가 많다는 점에서 자연스럽게 딥페이크 피해도 10·20대 쏠림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중앙디지털성범죄피해자지원센터가 낸 통계에서는 딥페이크 피해자 중 10대가 46.4%, 20대가 45.9%를 차지했다.
이들은 최신 기술에 익숙한 만큼 딥페이크 제작과 유포에도 접근이 쉽다는 분석이다. SNS, 익명 커뮤니티 등 사이버상 디지털 플랫폼 이용 시간이 늘어나면서 피해자와 가해자의 접점이 점점 확대된 것도 또 다른 원인으로 꼽힌다.
디지털 성범죄는 온라인 공간에서 영상이 퍼지는 특성상 유포 초기에 삭제해야 피해 확산을 더 효과적으로 막을 수 있다. 그러나 불법 촬영물 삭제를 지원하는 각 지자체 내 단체들이 영상이 올라간 주요 사이트에 삭제 요청을 하더라도 해외에 서버를 둔 플랫폼들은 삭제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는 경우가 태반이다. 방송미디어통신심의위원회를 통한 삭제 요청 역시 국내를 제외한 해외 플랫폼에 대한 강제력이 없다. 곽대경 동국대 경찰사법대학 교수는 “영상물에 불법적인 내용이 포함돼 있을 경우 해외 수사기관이나 정보기관과 유기적으로 협조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근본적으로는 딥페이크 성범죄를 줄이기 위한 교육 강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신지호 경찰대 치안정책연구소 연구관은 “사이버성폭력 범죄의 가해 연령이 낮아지고 있어 예방 교육 및 디지털 리터러시(정보 평가능력)가 더욱 중요해질 것”이라고 밝혔다.
임송수 기자 songsta@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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