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체육대회 안전 매뉴얼 손질… ‘제2 복싱선수 사고’ 막을 수 있나

문정임 2026. 1. 4. 1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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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9월 제주에서 열린 전국 복싱대회에서 중학생 선수가 경기 중 쓰러져 의식을 회복하지 못한 가운데, 제주도가 스포츠대회 안전 관리 기준을 강화한 보조금 집행지침 개정안을 내놨다.

제주도는 스포츠대회 행사 보조금이 투명하게 집행되고, 대회가 안전하게 관리되도록 기존 '제주도체육회 포괄보조금 집행지침'을 '제주도 스포츠대회‧행사 지원사업 보조금 집행지침'으로 이름을 바꾸고 내용을 개정했다고 4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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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 운영 지침 개정
지난해 9월 제주도가 중학생 복싱선수가 사고를 당한 제55회 대통령배 전국시도복싱대회 등을 홍보하며 내놓은 보도자료와 당시 열린 복싱대회 모습. 제주도 제공


지난해 9월 제주에서 열린 전국 복싱대회에서 중학생 선수가 경기 중 쓰러져 의식을 회복하지 못한 가운데, 제주도가 스포츠대회 안전 관리 기준을 강화한 보조금 집행지침 개정안을 내놨다.

제주도는 스포츠대회 행사 보조금이 투명하게 집행되고, 대회가 안전하게 관리되도록 기존 ‘제주도체육회 포괄보조금 집행지침’을 ‘제주도 스포츠대회‧행사 지원사업 보조금 집행지침’으로 이름을 바꾸고 내용을 개정했다고 4일 밝혔다.

주요 내용을 보면 올해부터 대회별 예산 지원 내역이 제주도 누리집에 공개된다. 기존에는 연간 145개에 이르는 종목단체 스포츠대회 지원 총액만 공개했지만, 올해부터는 대회별 보조금 지원 내역을 연 2회 나눠 공개한다.

또 보조금을 신청할 때 대회별 세부사업 내용이 담긴 예산 목록 제출을 의무화해 심사 단계에서 적정성을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 대회 선정 과정의 공정성과 전문성을 높이기 위해 도체육회 스포츠행사 및 대회선정 심의위원회 구성도 개편했다.

안전관리 규정도 강화했다. 기존 1000명 이상 행사에만 적용되던 안전관리 계획 수립 기준을 보조금이 지원되는 모든 행사로 확대했다. 안전관리 계획을 보조금 편성 단계에서 제출하도록 의무화한 것이다.

안전관리 계획에는 안전관리 책임자 지정, 안전관리자의 역할, 의료 요원 배치, 소방·경찰·의료기관 협조 방안, 운영자 안전교육 등이 포함된다.

제주도는 이번 지침 개정으로 보조금 집행의 투명성과 안전성을 높이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실제 대회 현장에서 안전 매뉴얼이 강화될 지는 미지수다. 대규모 행사를 제외하면 사후 확인 방식으로 점검이 이뤄지고, 지침은 권고 사항에 불과해 미준수 시 처벌 규정이 없기 때문이다. 사전 점검을 진행할 대규모 행사의 기준도 마련되지 않은 상태다.

도 관계자는 “마라톤 대회와 같이 5000명 이상 참여하는 대회에는 지금도 사전 안전 점검을 실시하고 있다”며 “한 해 열리는 모든 행사에 대해 일일이 사전 현장 점검을 하는 건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지난해 제주도가 작성한 보도자료에 따르면 사고가 난 복싱대회에는 전국에서 1500명의 선수단이 참가했다.

하지만 복싱협회 경기규칙에 따라 경기 진행 시 반드시 배치해야 하는 의사나 간호사 등 의무진은 현장에 없었으며, 사고 발생 후 사흘이 지나서야 간호사가 투입됐다.

당시 대회장에 대기하던 사설 구급차에는 산소호흡기 등 필수 장비가 제대로 갖춰지지 않았고, 병원 이송 과정에서도 도착이 지연된 것으로 확인되는 등 대한체육회 조사에 응급관리 체계 전반에 심각한 문제가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해당 대회에는 제주도 보조금 1억5000만원이 지원됐다.

사고를 당한 학생은 경막하 출혈로 긴급 수술을 받았으나 현재까지 의식을 회복하지 못한 상태다.

학생 가족은 최근 본지와 통화에서 “제주도가 보도자료를 통해 1500명이 온다며 자랑했던 대회의 안전관리 수준이 이 정도였다”며 “아이는 산소호흡기도 없이 병원으로 실려갔고, 현재 약속된 지원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제주경찰청은 지난해 10월 대한복싱협회 사무처장, 경기 심판, 해당 학생이 소속된 체육관 관장, 사설구급차 관계자 등 5명을 업무상 과실치상 혐의로 입건했다. 이후 대회 관계자 등이 추가 입건된 것으로 알려졌으며, 아직 조사는 마무리되지 않았다.

제주=문정임 기자 moon1125@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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