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죄드려" 김병기, 민주 원내대표직 사퇴... '의원 사퇴' 질문엔 침묵

유성애 2025. 12. 30. 0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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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오늘 민주당 원내대표직에서 물러납니다. 이 결정은 제 책임을 회피하고 덜어내는 게 아니라 시시비비를 가린 후 더 큰 책임을 감당하겠다는 저의 의지입니다."

김병기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자신과 가족을 둘러싼 특혜 의혹을 연일 제기받는 가운데 30일 "원내대표직에서 물러나겠다"고 사퇴 입장을 밝혔다.

김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 원내대표회의실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그간 제기된 의혹 관련 입장을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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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국민 상식 못 미쳐, 진심 죄송" 고개 숙이며 전격 사퇴했지만, 구체 해명이나 답변 없이 떠나

[유성애, 유성호 기자]

[기사보강 : 30일 낮 12시 50분]
▲ 고개숙인 김병기 김병기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3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사퇴 입장을 밝히기 앞서 고개숙여 사과하고 있다.
ⓒ 남소연
"저는 오늘 민주당 원내대표직에서 물러납니다. 이 결정은 제 책임을 회피하고 덜어내는 게 아니라 시시비비를 가린 후 더 큰 책임을 감당하겠다는 저의 의지입니다."

김병기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자신과 가족을 둘러싼 특혜 의혹을 연일 제기받는 가운데 30일 "원내대표직에서 물러나겠다"고 사퇴 입장을 밝혔다. 다만 그는 여러 의혹 관련 "시비를 가리겠다"면서도 구체적 해명은 없었고, 관련해 불거지는 '의원직 사퇴'론에 대해서도 별도 언급은 없었다.

김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 원내대표회의실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그간 제기된 의혹 관련 입장을 발표했다. 굳은 표정으로 다른 원내대표단 의원들과 착석한 그는 준비한 발언을 읽는 한편 "국민 상식과 눈높이에 한참 미치지 못한 처신이 있었다", "진심으로 죄송하다"며 자리에서 일어나 고개를 숙여 사과했다.

원래 약 30분 간 진행되던 회의는 이날 김 원내대표의 신상발언 이후 바로 마무리됐다. 오전 9시 30분께 함께 걸어 들어온 의원들은 원내대표 발언 뒤 오전 9시 34분에 모두 자리를 이석했다. 현장은 취재진으로 붐볐으나, 원내대표단은 따로 기자들의 질의응답은 받지 않았다.

김 원내대표와 가족을 둘러싼 각종 비위 의혹과 논란은 연일 제기됐다.

최초 제기된 ▲ 아들 대학 편입시 보좌진 사적 지시 의혹 ▲ 대한항공의 KAL(칼) 호텔 숙박권 수령 및 이용 논란 ▲ 지역구 내 병원 이용시 혜택 의혹 ▲ 배우자의 구의원 업무추진비 유용 의혹에 이어, 전날(29일)엔 3년 전 공천관리위 간사 시절 당내 공천을 앞두고 직전 1억 원이 오간 대화 정황까지 추가로 불거졌다(관련 기사: 공천 직전 오간 '1억' 정황... 강선우, 김병기에 "살려주세요" https://omn.kr/2gj6c ).

김 원내대표는 이후 원내대표실로 들어가 약 2시간 20분 동안 나오지 않다가, 오전 11시 50분께에야 회의실을 나와 모습을 드러냈다.

복도에서 대기 중이던 여러 취재진이 그를 따라가며 '어떻게 시시비비 가릴 건가', '1억 수수(정황을) 알고도 공천한 건가', '대통령실과 이야기를 나눴는가', '의원직 사퇴 얘기도 나온다' 등을 질문했지만 그는 한 마디도 답하지 않았다. 한 일자(ㅡ) 입을 하고 미소를 띤 채 계속 앞만 보고 걸어간 뒤, 준비된 차를 타고 본청을 떠났다.

정청래 당대표는 이후 국회 당대표실 앞에서 '깜짝 기자회견'을 열어 "내란잔재 청산, 개혁 입법을 하느라 김 원내대표가 참 수고가 많았다"며 "오후1시 긴급최고위를 소집, 가급적 빠른 시간 안에 원내대표 선출 절차를 밟겠다"고 밝혔다(관련 기사 : 박지원, 김병기 전격 사퇴에 "아쉽지만 잘한 결정" https://omn.kr/2gjb3). 이후 대표실 안에 있다 나온 그 또한 '공천헌금 의혹 관련 대응은', '1억 수수 정황 해명이 불분명하다', '당내 감찰 지시 할 건가' 등을 질문에 침묵한 채 떠났다.

다음은 이날 김 원내대표가 들어와 읽은 사과 발언 전문이다.

국민 여러분께 먼저 깊이 고개 숙여 사죄드립니다. 국민의 상식과 눈높이에 한참 미치지 못한 처신이 있었고, 그 책임은 전적으로 제 부족함에 있습니다. 진심으로 죄송합니다.

지난 며칠간 많은 생각을 했습니다. 제 자리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하나의 의혹이 확대·증폭돼 사실처럼 소비되고, 진실에 대한 관심보다 흥미와 공방의 소재로만 활용되는 현실을 인정하기 어려웠습니다. 우리 정치가 더는 그래서는 안 된다고 믿어왔기에 끝까지 제 자신에게도 묻고 또 물었습니다.

시시비비를 분명히 가리고 진실을 끝까지 밝히는 길로 갈 것인지에 대한 고민은 제 거취와도 연결돼 있었습니다. 이 과정이 이재명 정부의 성공을 뒷받침할 민주당 원내대표로서의 책무를 흐리게 해서는 안 된다는 결론에 이르렀습니다.

연일 계속되는 의혹 제기의 한복판에 서 있는 한 제가 민주당과 이재명 정부의 걸림돌이 될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하여 저는 오늘 민주당 원내대표직에서 물러납니다. 이 결정은 제 책임을 회피하고 덜어내는 것이 아니라 시시비비를 가린 후 더 큰 책임을 감당하겠다는 저의 의지입니다.

국민 여러분의 더 나은 삶과 더 좋은 나라를 위해 약속했던 민생법안과 개혁법안이 차질 없이 추진될 수 있기를 바랍니다. 그동안 함께 애써주신 문진석 운영수석님과 부대표단 의원님들 그리고 당직자 그리고 보좌진께 깊이 감사드립니다.

다시 한 번 국민 여러분께 큰 심려를 끼쳐드린 점 깊이 사죄드립니다. 앞으로 모든 과정과 결과에 책임을 다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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