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행복한 컬링 했다", 슈퍼리그 올스타전 어땠냐면요...
[박장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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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5-2026 KB금융 컬링 슈퍼리그 올스타전에서 '칠한 다진마늘' 팀으로 나서 승리를 거둔 김은정(강릉시청)이 관중과의 하이파이브에 나서고 있다. |
| ⓒ 박장식 |
지난 크리스마스의 오후를 컬링으로 꽉 채웠던 2025-2026 KB금융 컬링 슈퍼리그 올스타전. 한국 컬링 역사상 처음으로 펼쳐진 올스타전은 하루 두 번의 경기에서 그야말로 '최고의 재미'를 추구했고, 스포츠 팬들에게 기억될 만한 재미있는 장면이 여럿 쏟아졌다.
선수들의 '끼'도 돋보였다. 아시안 게임 국가대표로 나섰던 이재범(서울시청)과 표정민(의성군청)은 아크로바틱한 투구 동작을 보여주며 컬링의 색다른 맛을 보여줬고, 이번 올림픽에 나서는 설예은(경기도청), 그리고 '안경선배' 김은정(강릉시청)은 웃음 가득한 모습을 선보였다.
컬링 경기가 이렇게 웃길 수가... 요절복통 '슈퍼스타 매치'
'요절복통'이라는 말이 이렇게 잘 어울릴 수 없는 경기였다. 25일 오후 열렸던 컬링 슈퍼리그 올스타전 '슈퍼스타 매치'는 다음 스포츠 컬링 슈퍼리그 페이지를 통해 가장 높은 클릭 수를 기록한 선수 두 명씩을 뽑아 팀을 구성하는 방식으로 치러졌다.
여자부에서는 무려 1억 개가 넘는 클릭 수를 기록한 '팀 킴'의 안경선배, 김은정이 단연 1위에 올랐고, 2위에는 이번 올림픽에 나서는 경기도청 '5G'의 리드, 설예은이 올랐다. 남자부에서도 지난 아시안 게임에서 은메달을 따냈던 이재범이 1위에, 선배 선수들을 상대로 '도장 깨기 승리'를 여럿 챙겼던 김학준(가톨릭관동대)이 2위에 올랐다.
김은정과 이재범이 의기투합한 '칠한 다진마늘' 팀은 수백만 회의 SNS와 '쇼츠' 조회수를 올린 표정민(의성군청), 그리고 최근 상승세의 실력을 보여준 방유진(의성군청)을 뽑았다. '의성 선후배'가 모인 만큼 '칠한 다진마늘'은 팀 유니폼까지 맞추고 경기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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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5-2026 KB금융 컬링 슈퍼리그 올스타전 '슈퍼스타 매치'의 모습. 진지한 김은정 스킵(오른쪽)의 뒤로 산타·눈사람 옷을 입은 김학준(가운데), 양승희(왼쪽) 선수의 모습이 눈에 띈다. |
| ⓒ 박장식 |
평소 경기장 위에서 차가운 모습을 보여줬던 김은정에게서 '함박웃음' 짓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그럼에도 '칠한 다진마늘'은 김은정 스킵의 지휘 아래 좋은 샷을 여러 번 만들면서 첫 두 엔드 만에 넉 점을 올리는 등 최고의 기량을 뽐냈다. '컬링스마스'도 득점 기회를 잡으려 했지만, 그때마다 평소 쓰는 방향의 반대로 투구해야 하는 카드가 걸리고, 스틸을 당하는 등 아쉬움이 컸다.
'순수 재미'를 이끌 수 있는 장면도 많았다. 중요한 순간에서 팀 코치를 맡은 안진희 서울시청 코치가 불려나와 현역 시절 못지않은 샷을 만들어내기도 했고, 양승희는 경기에 너무 열심히 임한 나머지 옷이 찢어지기도 했다. 스위핑 방향이 같은 탓에 서로 반대 위치에서 충돌하곤 했던 양승희와 설예은의 불협화음 역시 웃음이 자아냈다.
'트릭 샷'도 여럿 나왔다. 방유진은 투구 순간 몸을 한 바퀴 빙글 돌리는 아크로바틱한 샷을 성공하며 모두의 박수를 받았고, 김학준은 호그라인을 넘어 하우스 앞까지 스톤을 던졌건만 샷이 실패하며 선배들의 질책을 한 몸에 안기도 했다. 진지함을 찾으려는 김은정 스킵 뒤에서 춤사위를 뽐내며 라인을 못 잡게끔 '방해공작'에 나선 양승희·설예은도 웃음을 줬다.
최종 스코어는 8대 2로 '칠한 다진마늘'의 승리. 하지만 승패를 떠나 명절에 가족끼리 윷놀이를 하는 듯한 재미있는 모습을 보여줬던 선수들의 모습이 더욱 재미나게 기억될 경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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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5-2026 KB금융 컬링 슈퍼리그 올스타전 '올스타 매치'에 나선 남자 올스타 김창민의 뒤로 웃고 있는 여자 올스타 선수들. |
| ⓒ 박장식 |
올스타전 '슈퍼스타 매치'가 마무리된 뒤인 저녁에는 여자 올스타와 남자 올스타 간의 자존심을 건 싸움이 펼쳐졌다. 설예은·김수지·김민지(이상 경기도청), 하승연(춘천시청)이 호흡을 맞춘 여자 올스타, 그리고 김창민·유민현(이상 경북체육회)와 김진훈·정병진(이상 의성군청)이 한 팀이 된 남자 올스타가 6엔드 경기로 맞붙었다.
첫 엔드부터 강렬했다. 두 팀 모두 센터라인을 지키는 가드 스톤 없이 치른 서드·스킵 샷에서 양보할 수 없는 수 싸움을 펼쳤다. 수 싸움 끝에 점수를 가져간 팀은 남자 팀. 남자 올스타는 1점을 가져가며 선취점을 올렸다. 2엔드에서는 여자 올스타가 상대의 마지막 스톤이 하우스에 남지 못한 틈을 타 두 점을 올리는 데 성공하며 역전에 성공했다.
하지만 3엔드에 남자 올스타가 다시금 두 점을 올리는 데 성공하면서 스코어 3대 2로 앞서나가는 데 성공했다. 이어진 4엔드에는 여자 올스타가 스틸을 내주고 말았다. 센터 싸움에서 주도권을 잡지 못했던 여자 올스타가 마지막 스톤 투구에서 어려운 샷을 시도했지만 끝내 실패, 두 점의 스틸을 내주고 만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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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5-2026 KB금융 컬링 슈퍼리그 올스타전 '올스타 매치'에서 승리를 거둔 여자 올스타 선수들. |
| ⓒ 박장식 |
최종 스코어는 5대 5, 여자 올스타의 슛아웃 승. 승패는 갈렸지만 모두가 승리한 듯한 기쁨을 가져간, 올스타전다웠던 경기였다.
행복하고 재미있던 겨울의 컬링
이번 올스타전을 앞두고 '아직 프로 종목도 아닌데 올스타전을 어떻게 여냐', '컬링도 올림픽에만 '반짝'인데, 올스타전까지 열 필요가 있느냐'라는 의문부호가 붙었던 것도 사실. 하지만 이날 올스타전은 컬링에 관심을 갖고 지켜보던 스포츠 팬들에게 큰 호평을 받았다. 나아가 승부가 중요한 경기만을 펼쳤던 선수들에게도 컬링을 하면서 '즐거운 순간'을 새삼 떠올렸던 경기였다.
이번 시즌을 앞두고 진지하게 은퇴를 고민했던 한 선수도 "이렇게만 경기한다면 천년만년 컬링 할 수도 있을 것 같다"는 말과 함께 함박웃음을 지으며 경기장을 나섰다. 이적으로 인해 오랫동안 헤어졌던 옛 동료와 재회한 선수도 "오래간만에 합을 맞췄는데 이질감이 없다는 느낌이 들 정도였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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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5-2026 KB금융 컬링 슈퍼리그 올스타전 '슈퍼스타 매치'에서 한 발을 드는 아크로바틱 샷을 성공한 표정민. |
| ⓒ 박장식 |
그러며 표정민은 "모두가 인전하는 멋있는 슈퍼스타가 되어서, 보여주는 것을 넘어 실력적인 부분에서도 좋은 모습을 보여줌으로서 컬링의 인기를 꼭 올리고 싶다"며 소감을 넘어 새로운 목표를 설정했다.
"다 같은 지역에서 했던 선배들, 그리고 어릴 때 컬링을 배웠던 선배와 함께 합을 맞춰 감사했다. 특히 나와 같은 소속 선수와 함께 뛰어서 텐션도 좋았고, 분위기도 잘 맞았다"며 웃은 표정민은 "이렇게 이벤트도 많이 하면서 컬링이라는 종목이 잘 알려지면 좋을 것 같다"고 했다.
방유진 역시 "은정 언니랑 재범 오빠가 예쁘게 봐준 덕분에 좋은 자리로 얼굴 비춰서 너무 영광스러웠다. 꿈꾸던 롤모델과 한 팀이 되어 경기한다는 것이 너무 큰 경험이었다"며 웃으며, "이런 색다른 경험이 처음이지만, 계속 올스타전이 이어졌으면 좋겠다. 특히 상대 팀을 보니까 너무 재밌게 잘 준비했어서, 내가 다음 올스타전에도 나서게 된다면 만반의 준비를 하고 싶다"고 각오를 밝혔다.
'대한컬링연맹이 올해 한 일 중 가장 칭찬받을 일'이라는 뼈 있는 우스갯소리를 담으며 마무리된 올해 올스타전. 다가오는 올림픽 이후 더욱 주목받을 내년 컬링 슈퍼리그, 나아가 올스타전에서는 어떤 '컬링 스타'가 명장면을 보여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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