율곡의 '정언묘선 서'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우리나라 학계에서 자신의 이름이나 호를 딴 '학(學)', 예컨대 조선왕조 시대의 '율곡학'·'퇴계학'·'남명학'·'다산학'등을 일컬을 때, 율곡 이이는 그 첫 순위에 드는 분이다.
수없이 많은 유학자들이 문학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면서도 정작 모범이 될 만한 선집이나 전범을 보여주지 않는 것을 고려하는 때 율곡의 <정언묘선> 편찬은 범상하게 넘길 수가 없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김삼웅 기자]
|
|
| ▲ 이득을 보거든 옳은 일인가를 생각하라 가르친 율곡 이이. 이익을 좇는 시대에 커다란 울림을 준다. |
| ⓒ 이준수 |
율곡은 총명하게 태어난 데다 어려서부터 어머니 신사임당의 훈육으로 학문에 전념하여, 과시마다 장원을 차지하여 세간에서 '구도장원공(九度狀元公)'이라 불렀다. 아홉 차례 과시에서 모두 장원을 차지한 수재였다.
그의 대표적인 저술에는 <성학집요>, <동호문답>, <경연일기>, <벽옹요결>, <인심도심결>, <천도책>, <만언봉사>, <학교모범>, <서월향악>, <옥조예>, <역수책>, <시폐칠조>등이다.
여기에 빠진 책이 있다. 율곡이 38세 때인 1573년 청주목사를 잠시 지내다 그만두고 고향인 경기도 파주 율곡으로 돌아와 <정언묘선(精言妙選)>을 편찬했다. 한나라에서 송나라까지 중국의 한시 중 가치가 있다고 평가되는 시를 뽑아 엮은 것이다.
수없이 많은 유학자들이 문학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면서도 정작 모범이 될 만한 선집이나 전범을 보여주지 않는 것을 고려하는 때 율곡의 <정언묘선> 편찬은 범상하게 넘길 수가 없다. 그 의문을 풀어줄 수 있는 것이 바로 <정언묘선서(序)>이다.(김풍기, <조선지식인의 서가를 탐하다>, 푸른메, 2009)
사람의 소리 중에서 가장 정묘한 것은 말이다. 시는 말 중에서도 또 정묘한 것이다. 시는 성정(性情)에 근본한 것이어서, 거짓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다. 소리의 높고 낮음은 자연스러움에서 나온다. <시경> 3백 편은 사람의 정서를 곡진히 표현하고 널리 사물의 이치에 통하여 넉넉하면서도 부드럽고 충실하면서도 도타워서 그 요체는 '올바름(正)'으로 귀결된다.
이것이 시의 본원(本源)이다. 세대가 점점 내려오면서 풍속과 기운이 점차 뒤섞이자 시로 표현되는 것들이 모두 성정의 올바름에 근본하지 못하게 되어, 문화적 수식을 빌려 사람의 눈을 즐겁게 하는 일에나 힘쓰는 작품들이 많아졌다. 나는 몇 년 동안 병을 앓으면서 한가롭게 홀로 거처하며 신음하는 사이에 때때로 옛 시를 찾아서 여러 종류의 시체(詩體)를 갖추었다.
시의 근원이 오랫동안 막혀서 말류(末流)가 수많은 가지를 침으로써 공부하는 사람들이 눈을 부릅뜨고 살펴도 현혹되고 어지러워 시의 길을 찾지 못하는 것을 근심하였다. 그래서 가장 정묘하여 모범으로 삼을 만한 작품을 가려내어, 그들을 모아 여덟 편으로 만들고 원점(圓點)을 쳐서 <정언묘선>이라고 이름을 붙였다.
덧붙이는 글 | [붓의 향연]은 매일 여러분을 찾아갑니다.
Copyright © 오마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초대 기획예산처 장관에 '국힘 출신' 이혜훈 전 의원 지명
- 대박인데... 우리나라 맥주회사는 왜 이걸 안 할까요?
- 송년회서 추천받아 간 곳, '기적'이라 부를만 합니다
- '범킴' 김범석, 국회 안 가고 사과문 띄우기... "처음부터 사과했어야"
- 서울 밖 시골 사는 사람들이 아파트보다 더 간절히 원하는 것
- 유튜브, 입소문, 챌린지... 음악차트 흔든 '2025년 역주행 3요소'
- 12월 1일부터 시작, 2025년을 보내는 특별한 방법
- 이혜훈 '전격 제명'한 국힘, "대통령 통합 의지에 화답한 꼴"
- '국힘 출신' 장관후보 이혜훈 "이재명 국정목표, 내 입장과 똑같아"
- '여성 투사' 안성례 전 오월어머니집 관장 별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