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6팀 몰리던 애리조나 캠프 2팀으로 줄고, KIA는 '야구만 하는 섬'으로...2026 스프링캠프 미리보기 [더게이트 이슈]

배지헌 기자 2025. 12. 26. 1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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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명소 미국, 고물가·이민 단속에 인기 뚝
-호주·타이완·일본으로 캠프지 다변화
-KIA, '야구만 하는 섬' 아마미오시마 선택
미국 애리조나에서 마무리캠프와 스프링캠프를 진행한 NC(사진=NC)

[더게이트]

한때 KBO리그 스프링캠프 명소였던 미국의 인기가 떨어지고 호주와 타이완, 일본으로 캠프 장소가 다변화하는 추세다. 살인적인 미국 물가와 항공료, 폭압적인 이민 단속 등 흉흉한 현지 분위기가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미국을 찾는 팀은 점점 줄어들 전망이다.

야구 없는 겨울을 보내는 중인 KBO리그 10개 구단은 2026년 1월 말부터 국외에 스프링캠프를 차리고 본격적인 시즌 준비에 돌입한다. 각 구단별 캠프 장소를 보면 각양각색이다. 미국과 일본은 물론 타이완, 호주까지 총 4개국에서 캠프가 열린다.
SSG 랜더스, 플로리다 스프링캠프 공식 훈련 시작(사진=SSG)

미국 찾는 팀, 3팀으로 줄어

미국 애리조나를 찾는 팀은 2팀으로 줄었다. 챔피언 LG 트윈스는 올해와 마찬가지로 애리조나 스캇데일에서 1차 캠프를 진행한다. 1월 22일 출국해 2월 25일부터는 오키나와로 이동, 실전 위주 2차 캠프에 돌입한다. 스캇데일은 LG가 과거에도 여러 차례 찾았던 익숙한 캠프지다. 올해도 이곳에서 캠프를 시작해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우승 성지에서 시즌을 준비하겠다는 의지다.

2012년 창단 첫 캠프 이후 줄곧 미국 애리조나 투산을 고수해온 NC 다이노스는 이번엔 아예 1·2차 캠프를 전부 애리조나에서 치른다. 1차 캠프 뒤 2차 캠프로 장거리 이동하는 과정이 비효율적이라는 판단이 작용했다. 2차 캠프는 청백전 중심으로 진행할 예정. 단, 컨디션 조절이 필요한 고참급 선수들은 본인 의사에 따라 타이완에서 별도 훈련을 진행할 방침이다.

SSG 랜더스는 단골 캠프지인 미국 플로리다 재키 로빈슨 스타디움에서 1차 캠프를 진행하고, 일본 미야자키에서 2차 캠프를 치른다. 플로리다는 전신 SK 와이번스 시절인 2011년 마무리 캠프 때 첫 인연을 맺은 이래 십수 년간 이어온 훈련지다. 정식 야구장 5면과 실내연습장을 갖춘 최고 수준의 시설을 자랑한다.

미국 본토를 찾는 팀이 3팀으로 줄고 특히 한때 10개 구단 절반이 찾을 정도로 인기였던 애리조나의 위상이 떨어진 것이 눈에 띈다. 빅맥세트가 2만원을 넘을 정도로 살인적인 현지 물가와 천정부지로 치솟는 항공료, 문자 그대로 '사람 잡는' 현지 분위기가 배경이다. 한 야구단 관계자는 "코로나19 전만 해도 미국 캠프와 일본 캠프가 비용 면에서 크게 차이나지 않았는데, 최근 들어 격차가 크게 벌어졌다"고 했다.

트럼프 행정부의 강경한 이민 정책도 공포감을 키운다. 지난 9월 조지아주에선 한국인 근로자 300여 명이 손목에 수갑을, 발목에 쇠사슬을 찬 채 연행되는 충격적인 장면이 연출됐다. 입국 절차가 까다로워졌고 현지에서 신경 써야 할 안전 문제도 늘었다. 만일의 불상사를 우려하지 않을 수 없는 분위기다. 이번엔 일단 미국 캠프를 밀어붙이는 팀들도 2027년부터는 다른 곳으로 옮기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시드니 스프링캠프 훈련을 소화한 두산 선수단(사진=두산)

호주·타이완으로 눈 돌려

한화 이글스, KT 위즈, 두산 베어스는 호주로 향한다. 한화는 멜버른, KT는 질롱, 두산은 시드니에서 1차 캠프를 진행한다. 호주는 날씨가 따뜻해 몸 만들기에 좋은 환경이다. 다만 훈련시설이 다소 열악하고 연습경기 상대팀을 구하기 어렵다는 단점이 있다. 날씨와 환경 때문에 호주를 검토했다가 마땅한 시설이 없어서 접은 구단도 있다.

1차 캠프로 타이완을 택한 팀도 있다. 롯데 자이언츠가 타이난에, 키움 히어로즈가 가오슝에 각각 캠프를 차린다. 올해 애리조나에서 1차 캠프를 치렀던 키움은 내년엔 아예 1·2차 캠프를 모두 가오슝에서 진행한다. 키움 퓨처스(2군)팀은 2013년부터 타이완에서 캠프를 진행해왔고, 1군도 2020년 가오슝 청칭후 구장과 인연을 맺었다. 키움은 타이완 프로야구(CPBL) 팀들과 연습경기를 치르며 실전 감각을 끌어올릴 계획이다.

삼성 라이온즈는 미국령 괌에서 1차 캠프를 진행한 뒤 오키나와로 이동한다. 삼성은 2005년부터 오키나와 온나손 아카마 구장에서 캠프를 진행해왔다. 20년 인연을 이어온 터전이자 삼성 홈이나 마찬가지인 곳이다. 1차 캠프를 치르기에도 충분한 구장이지만, 최근 오키나와 날씨가 추워지면서 선수단이 천천히 몸을 만드는 1차 캠프 장소로는 괌을 찾기 시작했다.

가장 눈에 띄는 건 지난해 챔피언 KIA 타이거즈다. 올해는 미국 캘리포니아 어바인에서 호화롭게 캠프를 진행했지만, 내년엔 1·2차 모두 일본에서 치른다. 1차 캠프지는 가고시마현 아마미오시마. 직항 항공편이 없어 후쿠오카나 도쿄를 경유해야 하는 외딴 섬이다. 괜찮은 야구장 시설이 갖춰져 있지만 야구장 외에는 아무것도 없는 곳이다.

이 섬을 2군 캠프지로 활용하던 일본프로야구 요코하마 DeNA가 철수하면서 빈자리가 생겼다. 리그 8위로 가을야구 문턱을 넘지 못한 KIA로선 관광 분위기가 될 수 있는 미국 대신, 말 그대로 '야구만' 할 수 있는 환경을 택한 셈이다. 독기를 품은 각오가 엿보인다. 2차 캠프는 예년처럼 오키나와 킨 구장에서 진행한다. 
삼성 라이온즈가 스프링캠프 중인 일본 오키나와 온나손 지역 야구 꿈나무들을 위한 나눔 활동을 펼쳤다(사진=삼성)

2차 캠프는 일본이 대세

KIA 외에도 2차 캠프는 대부분 일본으로 향한다. 애리조나에서 전 캠프를 진행하는 NC와 타이완에 머무는 키움을 제외한 8개 구단이 일본에 집결한다. 롯데와 두산, SSG는 미야자키로, LG·한화·삼성·KT·KIA 등 5개 구단은 오키나와로 모인다. 오키나와는 국내 팀끼리는 물론 일본 프로팀과 연습경기를 잡기도 수월해 일종의 미니 '리그'가 형성되는 곳이다.

류지현 감독이 이끄는 한국야구 대표팀도 오키나와에 합류한다. 1월 9일부터 21일까지 사이판에서 1차 캠프를 진행한 뒤, 2월 15일부터 28일까지 오키나와에서 2차 캠프를 치른다. 이 기간 국내 구단들이나 일본 팀들과 연습경기를 가지며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을 준비한다.

미국이 저물고, 스프링캠프 지도가 바뀌고 있다. 고물가와 이민 단속, 이상기후, 구장 섭외까지 복합적인 요인이 작용한 결과다. 새로운 캠프지에서 2026시즌을 준비하는 구단들이 어떤 성과를 거둘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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