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미국 기업 쿠팡 사태가 외교 갈등으로 비화해선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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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실이 성탄절 휴일에 이례적으로 쿠팡 대책 장관회의를 긴급 소집하고 외교 라인까지 포함시킨 것은 이 사안이 더 이상 국내 기업 규제에만 그치지 않음을 보여준다.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을 계기로 시작된 쿠팡 사태가 미국 정치권과 언론의 반응을 불러오며 한·미 외교 통상 문제로 번질 조짐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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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 엄호 나선 미국 정치권·언론
파장 최소화하고 법 집행 엄정하게

대통령실이 성탄절 휴일에 이례적으로 쿠팡 대책 장관회의를 긴급 소집하고 외교 라인까지 포함시킨 것은 이 사안이 더 이상 국내 기업 규제에만 그치지 않음을 보여준다.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을 계기로 시작된 쿠팡 사태가 미국 정치권과 언론의 반응을 불러오며 한·미 외교 통상 문제로 번질 조짐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는 쿠팡 사태가 불필요한 외교 갈등으로 비화되지 않도록 철저히 관리해야 한다.
쿠팡은 뉴욕증권거래소에 상장된 미국 기업으로, 미국 본사가 한국 법인 지분을 100% 보유하고 있다. 매출의 약 90%를 한국에서 올리는 이 기업은 국내에서 영업 활동을 하던 중 3370만명의 개인정보가 유출되는 사고를 일으켰다. 대통령은 쿠팡을 겨냥해 강도 높게 비판했고, 정부는 이번 사안을 국민 신뢰를 훼손한 중대 사안으로 규정해 원인 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위한 ‘쿠팡 사태 범부처 TF’를 출범시켰다. 국세청 역시 쿠팡과 물류 자회사에 대한 대규모 특별 세무조사에 착수하며, 미국 본사와의 국제 거래 구조까지 들여다보고 있다.
이 과정에서 미국 정치권과 언론의 반응도 거칠어지고 있다. 미국 정치 전문 매체 폴리티코는 한국 정부의 조치를 ‘규제 과잉’ 논란으로 다뤘고, 공화당 의원과 친 트럼프 성향 인사들은 쿠팡 사태를 미국 기업에 대한 부당한 대우로 규정하며 비판 수위를 높였다. 백악관이나 상무부가 공식적으로 나선 것은 아니지만, 이런 발언들이 누적되며 한국 정부의 대응이 통상 압박의 명분으로 악용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문제의 핵심은 균형이다. 정부가 외교적 파장을 우려해 법과 원칙에서 물러서는 일은 없어야 한다. 한국에서 영업하며 국민의 개인정보를 대규모로 취급한 기업이라면, 국적을 불문하고 동일한 법과 절차의 적용을 받는 것이 원칙이다. 동시에 정부는 이 사안을 감정적 대응이나 정치적 공방으로 키워서도 안 된다. 조사 과정의 절차적 정당성과 투명성을 분명히 하고, 사실에 기반한 설명과 외교 채널을 통한 소통으로 불필요한 오해를 차단해야 한다. 원칙에 입각한 엄정한 조사와 책임 부과, 외교적 파장을 최소화하는 냉정한 관리가 필요하다.
한·미 관계는 단일 기업의 이해관계에 좌우될 사안이 아니다. 최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관련 회의 연기와 주한미군 관련 갈등 등으로 이미 부담 요인이 적지 않은 상황에서 쿠팡 사태가 또 하나의 외교적 마찰로 커지는 것은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쿠팡 사태는 법의 문제로 관리돼야지, 동맹의 신뢰를 시험하는 문제가 돼서는 안 된다. 정부는 법 집행과 외교 관리가 양립할 수 있음을 분명히 보여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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