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의 참여로 건립·운영하는 노무현시민센터와 4.16생명안전공원

고재순 2025. 12. 24. 1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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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만들어가는 '4.16생명안전공원'] 고재순 (前 노무현재단 사무총장)

4.16생명안전공원은 2025년 조성 공사를 시작해, 2027년 준공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안전 사회의 이정표가 될 4.16생명안전공원에 대한 다양한 분들의 글을 연재합니다. <기자말>

[고재순]

사람사는세상 노무현시민센터(이하 노무현시민센터, 시민센터)는 2009년 9월 노무현재단이 설립된 이후 13년의 노력이 축적되어 만들어진 공간입니다. 노무현시민센터 건립은 정치적·사회적 어려움을 통과하는 지난한 과정이었습니다. 4.16생명안전공원의 건립과정은 더 많은 서사를 지니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시민과 함께 짓고, 운영하는 노무현시민센터 사례가 4.16생명안전공원 준비에도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으로 이 글을 적어 봅니다.

노무현시민센터 건립계획은 2010년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되었습니다. 수많은 논의를 거쳐 '노무현 대통령의 철학과 가치'를 담아 활동하는 공간은 수도권에, '대통령을 추모하고 기념'하는 공간은 봉하에 건립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전 대통령기념사업의 일환으로 추진하던 시민센터는 정부와의 사업계획 협상에도 5년여의 긴 시간이 걸렸습니다. 2014년 8월 노무현 대통령 기념사업이 확정되고 나서도 부지를 찾고, 설계와 시공을 맡을 사업체를 찾고, 문화재 발굴 작업, 건축모금, 운영준비를 위한 연구 등 해야 할 일들은 산더미처럼 많았습니다. 그 과정에서도 놓치지 않았던 지향점은 '노무현시민센터는 시민이 함께 참여해서 만들고 운영되는 공간'이어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공사는 코로나 팬데믹 기간에 이루어졌습니다. 주변 주택과 가까워 조심스럽게 터파기를 시작했고, 예상했던 것보다 더 단단한 암반을 만나 6개월 예상했던 기초공사는 늘어날 수밖에 없었습니다. 공사 기간을 앞당기기 위해 극소량의 폭약을 쓰는 방법도 있었지만, 동네 주민들에게 조금이라도 피해가 갈까 봐 할암공법 그대로 진행했습니다. 이른 아침, 늦은 저녁, 주말·휴일 시간을 모두 제외하고, 민원이 생기지 않게 관리하면서 공사를 진행하다 보니 예상 공사기간 1년 6개월은 2배로 늘어 3년이라는 시간이 걸렸습니다.
 2022년 9월23일 노무현시민센터 개관식
ⓒ 고재순
노무현시민센터는 6만여 회원들도 손꼽아 기다리는 사업이었습니다. 벽돌 한 장이라도 회원과 함께 지어보자는 취지로 건축모금캠페인을 했습니다. 2019년 5월부터 2년 반 동안 진행된 모금캠페인에는 총 28,148건의 참여로 71억6천만원이 모였습니다. 시민센터 이름도 시민과 함께 짓자고 공모를 진행했습니다. 총 1,272명이 참여해서 최종 '사람사는세상 노무현시민센터'로 확정되었습니다. 센터 내 공간도 재단 직원 전체 워크숍을 통해 명칭을 정했습니다. 시민센터 운영 프로그램을 준비하면서도 회원·시민 설문조사, 회원 및 전문가 FGI 등을 통해 시민센터가 나가야 할 방향과 바람을 반영하였습니다.
노무현시민센터의 미션은 "진보적 시민민주주의자를 양성하는 시민정치학습센터"입니다. 또한 "시민이 주도하고 실천하는 시민민주주의 플랫폼"의 비전을 지니고 있습니다. 시민센터의 프로그램들은 비전에 걸맞게 재단 주체, 시민단체·회원 협력 또는 지원, 시민·회원 주체 프로그램으로 운영하고 있습니다. 재단이 기획하고 운영하는 시민학교 프로그램(리더십학교, 노무현의 서재 등), 미디어 프로그램(알릴레오 북스, 토요토론 등), 영화제, 공연 등이 수시로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또한 시민단체 및 회원과 함께 협업하여 이루어지는 민주주의 랩, 북페스티벌, 노무현의 서재 운영 등도 있습니다. 재단이 지원하는 프로그램으로는 시민단체 좋은 프로그램들을 지원하는 공모사업, 공유사무실 함께 쓰기, 토론회 공동 개최 사업 등이 있습니다.
 <좌> 어린이 행사 중 가족과 함께하는 콘서트, <우> 어린이 행사 중 만들기 놀이
ⓒ 고재순
시민센터 공간은 시민과 회원들에게 언제나 열려있는 곳입니다. 강의실 3개와 스튜디오 3개, 다목적홀은 누구나 합리적 가격에 대관을 신청할 수 있습니다. 이 공간들은 사용 만족도가 높다고 소문난 덕에 많은 단체들, 회원, 시민들로 북적이는 곳이 되었습니다. 노무현 대통령께서 즐겨 읽으시던 책과 다양한 신간 서적들을 접할 수 있는 노무현의 서재는 회원들이 좋아하는 계단형 열람실입니다. 3층 커피사는세상은 시민들이 가장 많이 방문하는 곳으로, 커피 한 잔 하러 온 방문자들에게 노무현 대통령과 센터 프로그램에 대해 자연스럽게 알리는 최고의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카페와 대관공간들은 후원회원에게 할인의 혜택도 주어집니다.
노무현시민센터는 원서동 주변 주민들과 함께하기 위해 완공 이후에도 많은 노력을 기울였습니다. 재단은 센터 이전 후 시범 운영기간 동안 제일 먼저 동네 주민들을 초청해 오픈 하우스 행사를 개최했습니다. 주변 어르신들을 1950-60년대 한국 영화제에 초대도 했습니다. 동네분들은 3층 카페에도 많이 오십니다. 노무현시민센터가 들어서고 동네도 활기차져서 좋다고 하십니다. 하지만 제일 마음에 들어 하시는 부분은 센터 내 통로 개방입니다. 주민들은 센터 엘리베이터를 타고 3층 통로를 통해 뒷동네 언덕길을 오르십니다. 지름길이 생기면서 동네주민들과 센터는 더 가까운 사이가 되었습니다.
 <좌> 노무현의 서재: 저자와의 대화, <우> 2층 가치쓰다 / 열람실 공간
ⓒ 고재순
4.16생명안전공원도 노무현시민센터가 지향했던 '시민과 함께 짓는 시민의 공간' 개념이 반영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계획부터 설계와 공사 과정, 운영 프로그램 준비 등 모든 분야에 안산 시민들과 시민단체들이 참여해 만들어지고 있을 겁니다. 완공 후에도 주민+시민·단체+재단이 생명안전의 교육, 치유의 기념공간으로 잘 협업해나가면 풍요로운 시민의 터가 될 것입니다.

4.16생명안전공원은 방문의 심리적 장벽도 없이 활짝 열려있는 곳으로서 생명안전의 중요성을 오감으로 느낄 수 있는 곳이면 좋겠습니다. 화랑유원지를 찾은 가족들이 수시로 오갈 수 있는 곳, 미술관을 찾는 방문객들이 맛있는 커피를 나누며 담소할 수 있는 곳, 동네주민들의 독서모임, 청소년들의 활동모임이 수시로 이루어지는 동네 사랑방 같은 역할도 하는 곳이면 좋겠습니다. 모든 공간은 예쁘고 따스하고 편했으면 좋겠습니다. 그래서 하늘의 별이 된 아이들도 언제나 해맑게 빛을 발할 수 있는 진정한 생명의 공간이 되었으면 합니다. 진실이 바로 선 기억이 민주주의의 한 축임을 더 많은 사람들이 공감해 나갈수록 4.16생명안전공원의 건립과 운영은 빛을 발하리라 확신합니다.

덧붙이는 글 | 생명존중·안전사회를 만들어 갈 이정표가 될 4.16생명안전공원이 잘 만들어질 수 있도록 시민 여러분의 마음을 모아주시길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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