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례식장 일회용품 금지·택배 포장 규제…‘탈플라스틱’ 고삐
“생활 불편·과거 규제 반복 우려”도

카페에서는 일회용 컵을 사용할 경우 컵값을 따로 내야 하며, 빨대는 요청을 해야 받을 수 있다. 배달 음식 용기는 계속 일회용품 사용이 가능하지만, 재활용성을 높이기 위해 재질과 두께, 색상이 규격화된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23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탈(脫)플라스틱 종합 대책’을 발표했다. 정부는 내년을 유예 기간으로 두고, 2027년부터 본격 시행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를 통해 2023년 기준 771만t이던 국내 폐플라스틱 발생량을 2030년 약 700만t으로 줄이겠다는 계획이다. 당초 2030년 폐플라스틱 발생 전망치가 1012만t에 달했던 점을 감안하면 약 30% 감축을 목표로 세운 셈이다.
해당 대책에 따르면 장례식장에서는 테이블에 까는 비닐을 비롯해 일회용 수저와 종이컵 사용이 전면 금지된다. 현재 삼성서울병원 등 일부 대형 병원 장례식장에서 자율적으로 시행 중인 조치를 아예 제도화하겠다는 것. 카페 등 매장에서 일회용 컵에 음료를 받을 경우 100~200원의 컵값을 별도로 내야 하고, 빨대 역시 소비자가 요청할 때만 제공된다.
택배 포장 규제도 강화된다. 포장 시에 박스 안에 남는 공간이 전체의 50%를 넘으면 안 되며, 완충재를 감싸는 목적 외 추가 포장도 금지된다. 비닐 완충재는 빈 공간 산정에서 제외되지만, 종이 완충재는 일부만 인정된다.
플라스틱 재활용성을 높이기 위한 규제도 포함됐다. 일회용 플라스틱 재질과 색상 등을 제한해 재활용이 쉬운 플라스틱만 유통되도록 유도한다는 방침이다. 정부는 이를 통해 재생 원료 확보가 원활해지고, 약 200만t의 플라스틱 감축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그동안 규제 대상에서 빠져 있던 배달 음식 용기에는 ‘에코(친환경) 디자인’ 기준이 적용된다. 주로 사용되는 PP(폴리프로필렌) 재질 용기를 단일 재질·단색으로 통일하고, 뜨거운 음식에도 견딜 수 있는 최소한의 두께로 제작해 불필요한 플라스틱 사용을 줄이겠다는 취지다. 색상이 다양하거나 PP 외에 다른 재질이 섞일 경우 고품질 재활용이 어렵다는 점을 반영한 조치다.
이번 정책은 전 세계적으로도 강력한 수준의 ‘EU(유럽연합)식 규제’를 따랐다. EU는 ‘일회용 플라스틱 지침’을 통해 생활 전반에서 플라스틱 사용을 줄이고 있으며, 독일은 포장재법으로 단일 재질 사용을 유도하고, 프랑스는 플라스틱 재질과 색상을 세부적으로 규제하고 있다.
다만 정책을 둘러싸고 나오는 우려도 적지 않다. 장례식장에서 일회용품 사용이 금지되면 조문객 접대를 위한 그릇과 수저를 반복해 설거지를 해야 하는 불편이 생길 수 있다. 정부는 2021년에도 식기 세척기가 설치된 장례식장을 대상으로 일회용품 사용 금지를 추진했지만, 일부 장례식장이 규제를 피하기 위해 세척 장비를 없애는 부작용이 나타나 제도 시행을 유예한 바 있다.
빨대 제공 방식 역시 매장에 비치해 두는 것보다 소비자가 직접 요청해야 하는 구조가 오히려 매장 직원과 소비자 모두에게 번거로움을 줄 수 있다는 지적이다.
과거 무리한 규제가 결국 철회된 사례가 반복될 것이란 비판도 나오고 있다. 정부는 축·수산물이나 국물 있는 음식 포장에 사용되는 PVC(폴리염화비닐) 랩 사용을 대형 마트에서 금지했다 업계 반발로 사실상 규제를 철회했다. 종이 빨대 도입, 편의점·제과점 비닐봉지 사용 금지 역시 “탁상행정”이라는 비판 속에 완화되거나 취소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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