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수 "비수도권 GTX 국비 건설하고, 해외 직통 지방공항 늘려야" [월간중앙]

2025. 12. 23. 1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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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략 인터뷰] 김경수 지방시대위원장, 수도권 집중 추세 돌려세울까

“‘5극3특’ 균형성장 전략은 AI와 기후위기 시대 대응하는 새로운 패러다임”
“비수도권은 국가 전략적 자산…전 국토 골고루 활용하는 공간 대전환 전략 필요”
“예비타당성조사 균형발전 요소 더 키우고, 균형발전영향평가 제도 도입해야”
“지방시대위원장 취임 반년도 채 안 된 지금 지방선거 거취 얘기는 아직 일러”

김경수 대통령 직속 지방시대위원장은 12월 10일 월간중앙과의 인터뷰에서 “지방을 1시간 생활권으로 만들고, 비수도권 광역 대중교통망을 확충한다면 지방에 정착하는 청년들이 많이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기웅 기자

2021년 7월, 김경수 당시 경남도지사는 월간중앙의 〈구루와 목민관 대화〉에서 부·울·경 메가시티를 기반으로 한 ‘동남권 시대’를 제시했다. 부·울·경 메가시티는 부산·울산·경남을 하나의 대도시 경제권이자 생활권으로 묶고, 광역교통망과 산업 네트워크를 공동으로 구축하는 행정 기능 통합 전략이다. 이를 통해 비(非)수도권이 자립적인 성장 동력과 미래 비전을 갖는 국가균형발전 모델을 구현하겠다는 구상이었다.

그로부터 만 4년 뒤인 2025년 7월, 그는 대통령 직속 지방시대위원장에 취임하며 국가균형발전 정책의 중심에 섰다. 부·울·경 메가시티를 확장한 ‘5극 3특’ 전략이 정부의 핵심 과제로 제시됐다. 이는 수도권 1극(極) 체제를 완화하기 위해 전국을 5개 초광역권과 3개 특별자치도로 재편하고, 이를 바탕으로 균형 성장을 추진하는 구상이다.

김경수 지방시대위원장이 바라보는 균형발전의 현실은 녹록지 않다. 수도권 인구 비중은 2019년 절반을 넘어섰고, 지역내총생산(GRDP) 역시 2015년 이후 수도권이 비수도권을 앞지른 상태다. 이후 수도권과 비수도권 간 격차는 더욱 확대되고 있다.

김 위원장은 이렇게 굳어진 패턴의 틈을 찾아 과거와의 단절을 끌어내고, 균형발전 어젠다에 새로운 동력을 불어넣어야 하는 책무를 안고 있다. 12월 10일 정부서울청사 지방시대위원장 집무실에서 월간중앙과 다시 만난 그는 그 일환으로 속도감 있는 지방 거점 공항 건설을 언급했다. 아울러 예비타당성조사 제도 개선과 함께, 주요 국가 정책과 예산 편성 과정에서 균형 성장에 미치는 영향을 점검하는 ‘균형성장영향평가’ 제도 도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는 민자 방식으로, 비수도권 GTX는 국비로 건설하는 방안도 장기 과제로 제시했다.

Q : 지방시대위원회는 12월 8일 부처별 대통령 업무보고의 첫 주자로 나섰습니다. 현장 분위기는 어떠했습니까?

A : “이재명 대통령은 균형발전과 지역 성장, 지방 살리기에 대해 매우 강한 의지를 갖고 있습니다. 그동안 기회가 있을 때마다 자치와 분권의 중요성을 강조해 왔습니다. 이번 업무보고는 일정이 다소 촉박하게 잡혀 준비 시간이 충분하지는 않았지만, 사안별로 특별한 이견이 있을 정도는 아니었습니다.”

Q : 보고회에서 김 위원장은 비수도권, 즉 지방을 더 이상 ‘시혜나 배려의 대상’이 아닌 국가 미래의 ‘전략적 자산’으로 규정했습니다. 어떤 인식 변화가 있었습니까?

A : “지금은 인공지능(AI) 시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AI 시대는 수도권 1극(極) 성장으로 상징되던 과거의 정보화 시대와는 전혀 다른 환경이 전개되고 있습니다. AI 인프라는 예전처럼 한곳에 집중할 수 없습니다.”

Q : 구체적으로 어떤 점에서 비수도권의 역할이 중요해졌다고 봅니까?

A : “막대한 연산량을 처리해야 하는 데이터센터나 제조업 AX(Automation Transformation, 자동화 전환) 설비를 이미 포화 상태에 이른 수도권에 추가로 수용하는 데는 분명한 한계가 있습니다. 수도권은 용지 부족과 전력난, 주민 민원 등 과밀로 인한 부담을 이미 겪고 있어요. 이러한 수요를 감당할 수 있는 공간은 비수도권입니다. AI 인프라를 전국에 고르게 배치하고 이를 제조업과 기능적으로 연계할수 있느냐에 따라 ‘AI 3대 강국’ 목표 달성 여부도 달라질 수 있다고 봐요. AI 시대의 도래는 균형발전 정책에 새로운 기회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Q : 이재명 정부는 ‘AI 3대 강국 도약’ 목표를 제시했었죠?

A : “그렇습니다. 그래서 AI와 기후위기 시대에 전 국토를 골고루, 넓게 활용하는 국토 공간 대전환 전략이 필요합니다. 과거처럼 수도권 1극에 의존하는 방식이 아니라, ‘국토 전체’를 ‘전략적 생산공간’으로 재구성해야 하는 시기에 접어들었습니다. 비수도권의 지위와 역할이 과거와는 확연히 구분되는 국면이 펼쳐지고 있는 셈입니다.”


인재 양성은 ‘5극3특’ 전략의 기본

Q : 기후위기와 균형발전의 상관관계는 무엇이라고 보십니까?

A : “기후위기 대응은 우리나라뿐 아니라 전 세계가 직면한 과제입니다. 탄소중립을 달성하려면 신재생에너지 확충이 필수적인데, 태양광·풍력이나 수소·바이오 같은 신에너지 입지를 수도권이 감당하기는 어렵습니다. 결국 비수도권에서만 실현 가능한 과제이죠. 지역 에너지 거점 육성은 기후위기 대응과 동전의 양면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미래 성장동력은 지방에 있고, 지방이 국가의 전략적 자산이 되는 시대입니다. 이러한 인식에서 ‘5극 3특’ 국토 공간 대전환 전략이 나온 것입니다.”
‘5극 3특’은 ‘5개의 극(極), 3개의 특(特)’의 약자다. ‘5극’은 수도권, 동남권(부산·울산·경남), 대경권(대구·경북), 중부권(충청), 호남권(광주·전남)을 가리킨다. 이들 초광역권별로 특별지방자치단체를 구성하겠다는 게 이재명 정부의 구상이다. ‘3특’은 제주·강원·전북특별자치도를 의미한다. 정부는 이들 3개 특별자치도의 자치 권한과 경쟁력을 강화하는 방법을 찾는 중이다.

Q : 정부가 구상하는 ‘5극3특’ 전략의 추진 과정이 궁금합니다.

A : “로드맵을 설명하자면, 먼저 권역별 성장 엔진을 발굴하는 단계가 있습니다. 이어 범부처 패키지 지원을 통해 각 권역의 성장 기반을 구축합니다. 동시에 성장 엔진 역할을 할 대기업과 앵커 기업의 투자를 유치하는 게 중요합니다. 기업이 비수도권으로 내려와야 하죠. 기업들 얘기를 들어보면, 비수도권에는 석·박사급 인재가 부족하다고 호소합니다. 이 문제도 함께 풀어야 합니다. 이미 각 지역에는 과학기술원과 포스텍, 한전공대 같은 연구 중심 대학이 있고, 거점 국립대와 여러 국·사립대도 자리하고 있습니다. 이들 간 역할 분담을 통해 전략산업 가동에 필요한 인재를 체계적으로 배출할 계획입니다. 다시 강조하지만, 인재 양성은 ‘5극 3특’ 전략의 기본 토대입니다. 이 부분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대기업은 아무리 등을 떠밀어도 내려오는 시늉만 하게 될 겁니다.”

12월 8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지방시대위원회 보고회에서 김경수(가운데) 지방시대위원장이 이재명 대통령과 얘기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지방정부와 금융기관 호흡이 절묘한 독일의 경우

Q : 역대 정부도 초광역권 개발을 추진해 왔습니다. 이번 정책과의 차이점은 무엇입니까?

A : “이재명 정부의 균형발전 정책은 AI와 기후위기 시대에 조응하는 새로운 패러다임 전환과 맞물려 있다는 점에서 이전과 다릅니다. 과거 균형발전 1·2세대 정책과는 글로벌 환경 자체가 달라졌다고 봐야겠죠.”

Q : 균형발전 1·2세대 정책이란 무엇을 의미하나요?

A : “우리나라 현대사는 곧 균형발전의 역사이기도 합니다. 산업화 시대에는 수도권만 성장한 게 아니라, 경부 축을 따라 동남권에 중화학공업을 집중적으로 배치했어요. 산업화 시기의 균형발전을 일종의 1세대 정책으로 볼 수 있겠죠. 하지만 1990년대 정보화 시대로 접어들면서 이 흐름이 무너집니다. 중국의 추격으로 제조업이 어려워지자 IT(정보과학)와 벤처 분야로 투자가 이동했고, 그 과정에서 자본과 인력이 거의 수도권으로 쏠리는 구조로 굳어졌습니다.”

Q : 그에 대한 대응으로 추진된 것이 2세대 균형발전 정책인가요?

A : “그렇습니다. 노무현 정부는 세종시 행정수도 이전과 공공기관 지방 이전을 통해 비수도권에 혁신 거점을 만들고, 기업도 함께 내려오도록 하는 균형발전 2세대 정책을 추진했습니다. 다만 2008년 보수정권 출범 이후 상당 부분이 백지화되다시피 했죠. 그래도 세종시와 혁신도시 입주가 본격화된 2011년부터 수도권 순유입 인구가 해방 이후 처음으로 마이너스로 전환됐습니다. 이 흐름은 2016년까지 이어졌지만, 2017년 이전이 마무리되면서 다시 수도권 순유입이 증가하기 시작했습니다. 결국 수도권 인구는 2019년 전체의 50%를 넘었고, 지역내총생산(GRDP)도 2015년 이후 수도권 우세로 역전됐습니다. 지금도 그 격차는 줄어들지 않고 있는 상황입니다.”

2008년 퇴임 후 김해시 진영읍 봉하마을 사저에서 지지자들과 인사를 나누는 노무현 전 대통령. 왼쪽 뒤편이 김경수 당시 비서관. [중앙포토]

Q : 공직을 떠나 있던 지난 4년 동안 어떤 경험을 했나요?

A : “경남도지사를 그만둔 뒤 영국에서 1년, 독일에서 6개월 정도 체류했습니다. 이들 국가는 우리와 역사도 다르지만, 행정 구조부터가 상당히 독특했습니다. 독일의 경우 11개 대도시권이 주(州) 단위로 나뉘어 있고, 각 주가 실질적인 권한을 행사하는 지방정부로 기능하더군요.”

Q : 유럽에서의 경험이 정책 구상에 어떤 영향을 줬습니까?

A : “저는 지방정부를 권역별로 묶어 중앙정부와 협력하면 성공할 수 있겠다는 생각에서 부·울·경 메가시티를 시도했습니다. 그런데 유럽에서 보니 균형발전은 지방분권과 함께 가지 않으면 성과를 내기 어렵다는 확신이 더 굳어졌습니다. 특히 인상 깊었던 건 금융 구조였어요. 독일은 주마다 산업은행과 같은 공적 금융기관을 두고, 지역 특화 산업에 필요한 자금을 직접 공급합니다. 지방정부와 금융기관이 긴밀하게 호흡을 맞추는 모습을 보면서, 지방분권이 왜 중요한지 새삼 실감하게 됐습니다.”

Q : 4년 전 경남도 지사직을 내려놓지 않고 부·울·경 메가시티를 계속 추진했다면 수도권 쏠림을 완화할 수 있었을까요?

A : “부·울·경 메가시티는 하나의 실험 모델이었어요. 이재명 대통령 후보가 이 구상을 국가 정책 공약으로 받아들인 게 바로 ‘5극 3특’ 전략이죠. 문재인 정부에서 추진된 이 실험이 윤석열 정부에서 중단되지 않고 이어졌다면, 크고 작은 성과를 내면서 성공 사례로 자리 잡았을 가능성이 큽니다. 지금쯤이면 전국적으로 퍼지고 있지 않았을까요. 메가시티 추진 속도에도 상당한 탄력이 붙었을 거라고 봅니다.”

Q : 당시 정치적 환경이 변수였다는 시각도 있는데요.

A : “문재인 정부 이후 윤석열 정부가 들어섰잖아요. 균형발전과는 다소 거리가 있는 정부가 출범한 만큼, 잘나가던 부·울·경 메가시티가 결국 좌초됐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듭니다.”

Q : 윤석열 정부가 중앙지방협력회의를 활성화하고, 기회발전특구를 조성하는 등 중앙과 지방의 균형을 맞추려 했다는 평가도 있습니다.

A : “기회발전특구나 교육자유특구 자체가 의미 없다는 얘기는 아니에요. 문제는 이런 특구들이 너무 작고, 또 너무 많았다는 점이죠. 소규모 특구만으로는 지금처럼 굳어진 수도권 집중 흐름을 되돌리는 데 분명한 한계가 있습니다. 숲은 보지 못하고 나무만 본 셈이에요. 이제는 개별 특구가 아니라 권역 단위로 묶어서 대한민국이라는 운동장을 넓게 쓰는 정책이 필요합니다. 그런 접근의 결과가 바로 ‘5극 3특’ 정책이라고 보면 됩니다.”


최대 800조원이 지방에 풀린다면

Q : 사람은 시야에 들어오는 모든 것을 보는 게 아니라, 인식해야 비로소 ‘보인다’는 말이 있습니다. 대한민국의 균형발전도 마찬가지 아닐까요. 어떻게 해야 국민이 이를 체감하고 인식하게 될까요?

A : “저는 기업의 투자 방향이 바뀌고, 지역의 교통 인프라가 재구성·확충되면 분위기가 확 달라질 거라고 봐요. 지금까지 민간, 특히 기업은 자본의 논리에 따라 수도권으로 몰려왔습니다. 세종시나 혁신도시 조성처럼 공공 영역을 지렛대로 지방에 활력을 불어넣으려는 시도만으로는 분명 한계가 있었죠. 지금은 흐름이 달라지고 있습니다. 한·미 관세 협상 타결 이후 대기업 총수들이 대통령을 만난 자리에서 국내에 약 1400조원 규모의 투자를 약속했잖아요. 역대 정부를 통틀어도 이 정도 규모는 처음입니다. 이 대통령은 이 투자를 비수도권에 해달라고 요청했고요. SK하이닉스의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투자 600조원을 제외하더라도, 최대 800조원이 지방으로 향할 수 있는 가능성이 열린 셈입니다.”

Q : 교통 인프라가 국민 인식에 실제로 큰 변화를 가져올 수 있을까요?

A : “광역 교통망은 균형발전의 핵심 요소입니다. 수도권 주민들은 서울·경기·인천 전체를 놓고 일자리를 선택합니다. 대중교통으로 출퇴근이 가능하기 때문이죠. 반면 지방은 같은 권역 안에서도 도시 간 단절이 심합니다.”

Q : 구체적인 예를 들면 어떤 상황인가요?

A : “울산 청년이 창원국가산단에 취업하면 출퇴근이 어렵습니다. 결국 창원으로 이사해야 하니 불편이 클 수밖에 없죠. 도시와 도시를 광역 교통망으로 연결하면 일자리 선택의 폭이 달라집니다. 실제로 창원에서도 서부에서 동부로 이동하는 데 버스로 두 시간이 걸리는 경우도 있습니다. 권역을 하나의 경제권이자 생활권으로 묶어 1시간 생활권으로 만들고, 비수도권 광역 대중교통망을 확충한다면 일자리를 찾아 지방에 정착하는 청년들이 많이 늘어날 겁니다. 이런 변화들이 결국 국토균형발전의 실질적인 동력이 되는 거죠.”

Q : 수도권 GTX와 지방 GTX는 양립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수도권 GTX를 늘릴수록 수도권 비대화가 가속되니까요.

A : “이 문제는 단기 대책과 중·장기 대책으로 나눠서 볼 필요가 있어요. 수도권 인구 집중은 이미 현실입니다. 수도권 주민들이 일상에서 겪는 당장의 불편을 해소해 주는 것도 불가피한 측면이 있지요. 지금까지 계획된 수도권 GTX 건설은 예정대로 추진해야겠지요. 다만 앞으로 추가로 계획되는 수도권 GTX 건설은 재원 조달 방법을 생각해봐야 할 거 같아요. 수도권에 철도가 필요해서 건설하는 것에는 동의합니다. 다만 여기에 국가 예산을 투입하는 건 다른 문제라고 봐요. 인구가 많은 수도권은 경제성이 뒷받침되기 때문에 민자 방식으로도 충분히 추진할 수 있지 않을까요. 반면 비수도권은 경제성이 낮다는 이유로 예비타당성조사 문턱에 걸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Q : 비수도권에서는 반색할 만한 제안으로 들립니다.

A : “정부가 예산을 투입해 철도 인프라를 직접 건설하는 사업은 비수도권에 우선적으로 집중할 필요가 있습니다. 국가 재정을 활용한 대규모 교통망 구축은 비수도권을 중심으로 추진하는 것이 균형발전차원에서 타당하다고 생각합니다. 비수도권 대중교통망 건설에 더 많은 재정 투자가 필요하다는 점에는 국토교통부도 공감하고 있습니다.”


해외 관광객, 수도권과 비수도권 골고루 경험해야

Q : 인구가 줄어드는 지역일수록 예비타당성조사에서 비용·편익(B/C), 즉 경제성이 불리하게 나올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지적이 많습니다. 편익 항목 조정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이어지고 있는데요.

A : “맞아요. 예비타당성조사 제도는 분명 개선이 필요합니다. 지역균형발전, 경제성, 정책성이라는 세 가지 요소 가운데, 균형발전 요소의 비중을 더 키우는 방안을 기획재정부에서도 검토하고 있습니다.”

Q : 그것만으로는 부족하다는 말씀이군요.

A : “그렇습니다. 이 대통령께서는 여기에 더해 ‘균형성장영향평가’ 제도를 주문했습니다. 정부 정책을 시행하거나 예산을 편성할 때, 해당 사업이 균형 성장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사전에 평가해 지역 간 격차를 완화하자는 취지입니다. 영향평가 결과가 우수한 재정사업은 예산 편성 과정에서 우대하고, 정책이나 계획에도 평가 결과를 반영하도록 권고할 계획이에요. 균형성장영향평가는 환경영향평가처럼 많은 시간을 소요하는 제도도 아닙니다. 만약 특정 지역이 최우수 등급을 받는다면, 그 사업은 바로 추진해야겠지요.”

Q : 지방 신공항 건설을 두고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의 시각 차이도 큽니다. 어떻게 보십니까?

A : “K-팝의 세계적 흥행과 함께 한국을 찾는 해외 관광객이 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들 가운데 80%가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해요.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서울 등 수도권 중심으로 동선이 짜이게 됩니다.”


수도권 주민도 납득하는 균형발전 어젠다

Q : 공항 정책이 균형발전과도 맞닿아 있다는 말씀이군요.

A : “그렇죠. 해외 관광객이 수도권과 비수도권을 고르게 경험하도록 해야 합니다. 국토 면적이 남한의 2.7배에 이르는 일본에는 공항이 거의 100곳에 달하고, 이 가운데 국제공항만 30개를 웃돕니다. 우리도 그런 방향으로 가야 합니다. 지방 공항 건설에 반대하는 목소리도 있지만, 이대로라면 수도권 혼잡은 더 심해질 수밖에 없어요. 인천공항은 인천공항대로 확실한 허브로 키우고, 비수도권 거점 공항은 국제공항으로 육성해야 합니다. 대한민국은 제조업만으로 먹고사는 나라가 아닙니다. 관광과 문화 역시 중요한 산업이에요. 해외 관광객들이 전국 곳곳을 직통으로 오갈 수 있도록 국토 공간을 재구성해야 합니다.”

Q : 은퇴한 50·60세대의 귀촌·귀공(工)을 통해 지방 중소기업은 인력난을 해소하고, 지방은 인구를 유지하며 경제를 활성화할 수 있다는 제안도 나옵니다.

A : “수도권에 거주하는 40대 이상 가운데 귀촌이나 귀향을 꿈꾸는 분들이 적지 않아요. 이분들이 지방에 가서 살아도 불편하지 않은 환경을 만드는 게 관건입니다. 주거와 교육, 의료 인프라가 제대로 갖춰진 비수도권의 삶이 수도권보다 낫다고 느껴진다면, 이동을 선택하는 것도 충분히 합리적일 수 있어요.”

Q : 이런 흐름이 균형발전 정책과도 맞닿아 있다는 말씀이군요.

A : “그렇습니다. 이분들이 생각하는 대한민국의 미래상과 균형발전의 방향은 충분히 양립할 수 있습니다. 비수도권을 북돋우는 균형발전 어젠다가 수도권 주민들에게도 설득력을 가질 수 있다고 봅니다. 지방시대위원회는 마강래 중앙대 교수 등과 함께 귀촌·귀농 관련 특별위원회를 구성해 관련 과제들을 본격적으로 살펴볼 계획입니다.”

김경수 대통령 직속 지방시대위원장은 “이제는 개별 특구가 아니라 권역 단위로 묶어서 대한민국이라는 운동장을 넓게 쓰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최기웅 기자

Q : 내년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김 위원장의 거취를 주목하는 시선도 많습니다.

A : “제가 7월 10일에 취임했으니 오늘로 꼭 5개월째입니다. 반년도 채 안 된 시점에서 다음 거취를 이야기하는 건 아직 이르다고 생각해요.”

Q : 정치적 행보보다는 정책 성과가 우선이라는 뜻인가요?

A : “지방시대위원장으로서 지금 하는 일들은 경남도지사 시절 추진했던 부·울·경 메가시티와 마찬가지로, 기존의 균형발전 정책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했습니다. 그 부·울·경 메가시티가 지금은 ‘5극 3특’이라는 국가 정책으로 발전했지요. 이 정책이 과거처럼 좌초되지 않게 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지금은 제 역할에서 성과를 내는 데 집중해야 할 때라고 봅니다. 부산·울산·경남은 ‘5극 3특’ 권역별 발전 정책을 추진하기에 여러 면에서 유리한 조건을 갖추고 있습니다. 그 과정을 앞장서 이끄는 데 제가 할 수 있는 역할이 있다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박성현 월간중앙 지역전문위원 park.sung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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