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개월 동안 1만 개 페트병 모아 10만 원 기부... "작은 마음이 큰 힘 됐다"
[주간함양 임아연]
경남 함양군 함양읍 위성초등학교 인근에 사는 서정숙씨는 지난 5월부터 1만1000개의 투명페트병과 캔을 모아 10만5580원의 포인트를 적립해 함양읍에 기부했다. 10만 원 가량의 금액이 누군가에겐 크지 않은 돈일지 몰라도 7개월 동안 그 돈을 모으기 위해 들인 시간과 마음은 결코 작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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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학당다목적쉼터 앞 수퍼빈 앞에 선 서정숙 씨 |
| ⓒ 주간함양 |
서 씨는 "단순한 호기심에 사용해봤는데, 포인트를 적립해준다고 해서 10만 원, 즉 1만 개를 목표로 시작했어요. 적립금을 쌈짓돈처럼 쓸 수도 있었지만, 지역을 위해 기부하겠다고 마음먹었죠"라고 말했다.
화면에 휴대전화 번호를 입력하면 투입구가 열리고, 페트병이나 캔을 넣으면 자동으로 포인트가 적립되는 수퍼빈은 사용법이 어렵지 않았다. 하지만 한 번에 1개씩만 투입할 수 있고, 기계가 인식해 수거를 완료할 때까지 일정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100개를 넣으려면 30~40분이 필요했다.
한여름에는 땡볕 속에서 겨울에는 찬 바람을 맞으며 길 위에서 시간을 보내야 했고, 바닥에 놓인 페트병과 캔을 하나씩 꺼내 투입구에 넣으려면 허리를 굽혔다 폈다 해야 했다.
또 주거지 근처 수퍼빈이 이용자가 많아 다 차면 더 이상 넣지 못할 때도 많았다. 그래서 서씨는 새벽 6시에 모은 병을 차에 싣고 함양읍사무소 앞에서 관리자가 수거할 때까지 기다리며 페트병을 처리했다. 게다가 거리에서 주운 병과 캔은 집에서 라벨을 떼고 깨끗이 씻어야만 분리수거가 가능했다. 때로는 담배꽁초나 면도칼 등이 들어 있어 손을 다치기도 했다.
서 씨는 이런 과정을 겪으며 누군가에게 "쓸데없는 짓을 한다"거나 "먹고살만한 사람이 왜 쓰레기를 주우며 다니느냐"는 말을 듣기도 했다. 그래서 괜히 움츠러들어 우산이나 양산으로 얼굴을 가리고 수퍼빈을 이용하기도 했다.

이웃들도 그가 좋은 뜻으로 이 일을 한다는 걸 알고 십시일반 힘을 보탰다. 동네 할머니, 농협 직원은 일부러 페트병과 캔을 모아 그의 집 앞에 두고 갔고, 동네 주민 임명춘 씨는 거리에서 쓰레기를 함께 주우며 라벨 제거와 세척 작업까지 도왔다.
지나가던 위성초 학생들이 수퍼빈 앞에 서서 무엇을 하는지 물으면, 서 씨는 학생들에게 수퍼빈을 설명하고 직접 체험해보도록 했다. 아이들은 스스로 빈 병을 가져와 투입하고, 친구들에게도 알려주기 시작했다.
서 씨는 투명페트병과 캔을 분리수거해 모은 포인트 10만 5580원을 수퍼빈 앱을 통해 현금으로 전환하고, 지난 12월 11일 함양읍사무소에 전액 기부했다.

수퍼빈을 사용하기 전부터도 물자를 아껴쓰는 일은 그에게 자연스러운 삶이었다. 요리할 때 사용한 니트릴 장갑도 한 번 쓰고 버리지 않고, 나물을 다듬거나 마당에서 잡초를 뽑을 때 재활용했다.
서씨는 현재 함양읍 주민자치회·지역사회보장협의체 위원이자 나누미봉사단에서 활동하며, 함양농협 산하 '고주모' 회장을 역임하는 등 오래도록 지역사회를 위해 봉사해왔다. 함양에서 나고 자란 그는 "함양은 사람들의 정이 넘치는 곳이다. 인구 감소가 안타깝지만 더 따뜻하고 건강한 지역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주간함양 (임아연)에도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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