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천 받고 2027년 대권 도전" 통일교 내부 회의서 이런 말

통일교가 대선 당시 국민의힘에 접근한 배경엔 대통령실 참모와 주요국 대사 인사, 국회의원 공천이 있었다는 정황이 법정에서 공개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7부(부장 우인성)는 19일 한학자 통일교 총재와 윤영호 전 세계본부장 등 4인의 정치자금법 위반 사건 공판기일을 열었다.
통일교 측 “우리 조건은 푸른집 보좌진과 당에 포션”

윤 전 본부장은 문자 메시지를 통해 “권(성동)이 먼저 제가 얘기한 조건을 수용하면 표수, 조직, 재정지원을 합니다”라며 “우리의 조건은 공약으로 받아들여진 우리 정책 추진을 위해 정권 스태프(staff)로 우리 사람을 넣는 것. 푸른집(청와대) 보좌진과 당에 포션(할당)”이라고 윤 전 부회장에게 말한다.
이날 법정에서 공개된 2021년 10월 통일교 대륙본부 내부 회의록도 윤 전 본부장의 문자와 비슷한 내용을 담고 있었다. 한 회의 참가자는 “우리 목표는 청와대에 보좌진이 들어가야 한다. 두번째는, 여든 야든 국회의원 공천권을 (우리에게) 줘야 한다”며 “그러려면 정책, 투표수, 자금이 있어야 한다”고 말한다. 이 참가자는 그러면서 “잘못 선택하면 큰일난다. 1~2월 중 선택을 해야 하는데, 정말 신중하게 가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역풍을 맞을 수밖에 없다”며 “2027년 전까지 우리의 기반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간부는 “국회의원 공천, 청와대 진출 등 기반 다지기가 절대 쉽지 않지만 여기까지 가야 우리가 안착할 수 있다”며 “이렇게 가면 2027년 대권에도 도전할 수 있지 않겠나”고 했다.
“도움에 비례해 미·일 대사나 공천 요구도 가능”

특검은 더 나아가 통일교가 주요국 대사와 영사 자리도 노렸다는 정황 역시 제시했다. 윤정로 전 부회장은 윤 전 본부장에게 보낸 문자에선 “크게 도우면 크게 요구할 수 있다”며 “윤석열의 당선을 믿고 해야 성사된다. 미국·일본의 기반을 알려주면, 영사나 대사도 가능하고 도움에 비례해 전국구나 공천 요구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윤정로 전 부회장은 이날 증인으로 출석해 통일교의 대통령실 참모 인사와 국회의원 공천권 요구에 대해 “그 사람(윤영호)의 생각”이라며“나는 (정치인들이) 행사에 참석했으면 좋겠다는 정도로 말했다”고 반박했다. 또 ‘통일교가 선거를 지원하고 공천권을 요구하려 한 것 아닌가’라는 특검 측 질문에 “그런 게 아니라 내 꿈을 이야기한 것뿐”이라고 일축했다.
윤영호 전 본부장이 권 의원에게 현금 1억원 등 금품을 건넨 정황에 대해서도 알지 못한다고 부인했다. 재판장이 “예산에 대해서는 어머님 윤허가 전제”라는 윤 전 본부장의 1월 3일 문자 속 ‘예산’의 의미가 무엇인지 묻자, 윤정로 전 부회장은 “무슨 큰 행사를 치를 때 예산이 들어가고 그런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내 목적은 한국의 저명한 인사를 우리 행사에 참석시키는 것이었다”며 “돈이랑 연결시키니 답답하다”고도 했다.
하지만 특검은 윤정로 전 부회장이 윤 전 본부장에게 1월 11일 보낸 문자를 공개하며 압박했다. 윤정로 전 부회장은 문자에서 통일교 본부인 천정궁에 호출됐다며 “다른 인원이 여당 후보 쪽에 연결하고 있다고 보고하고, 저는 야당 쪽을 신경쓰고 있다고 보고드렸다”고 했다. 윤 전 부회장은 이때 한 총재를 만났다고 했다. 윤영호 전 본부장은 이에 대해 “고생하셨어요. 여당 쪽 어프로치(접근)는 별 실익이 없어요. 제가 직접 챙기고 있어요”라고 말한다.
최서인 기자 choi.seo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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