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600만 그루 나무 심기’ 마무리 단계… 과학적 관리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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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가 데이터 기반의 과학적 관리 체계를 담은 '제주형 가로수 조성·관리 가이드라인' 마련에 속도를 내고 있다. 2022년부터 추진해온 '600만 그루 나무심기 프로젝트'가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면서 환경에 맞춘 관리 정책으로 전환할 방침이다.
식재 중심에서 도시환경에 맞춘 과학적 조성·관리로 내년부터 제주도의 가로수 정책 패러다임이 달라진다.
강애숙 제주도 기후환경국장은 17일 "살기 좋은 도시를 만들기 위해 도시녹지정책의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며 "앞서 600만 그루 프로젝트를 통해 숲을 늘렸다면, 이제는 데이터 기반의 과학적 관리 체계로 가로수 한 그루 한 그루를 정성껏 관리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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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종·식재 방식 등 관리매뉴얼 추진
내년 제주형 가이드라인 공개 예정
늘어난 녹지, 실생활 활용 방안 모색
민간 참여 늘려 시민 접점 늘릴 계획

제주도가 데이터 기반의 과학적 관리 체계를 담은 ‘제주형 가로수 조성·관리 가이드라인’ 마련에 속도를 내고 있다. 2022년부터 추진해온 ‘600만 그루 나무심기 프로젝트’가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면서 환경에 맞춘 관리 정책으로 전환할 방침이다.
도는 갈수록 심화되는 폭염에 대응하기 위해 제주 기후에 적합한 수종과 식재 방식, 체계적인 관리 매뉴얼을 검토 중이다. 관광도시의 특성을 반영해 경관 효과를 높일 수 있는 가로수 특화거리를 조성하고, 시민 참여를 확대하는 공공·민간 협력 방안도 모색하고 있다.
핵심은 실생활에 적용 가능한 실효성 높은 지침을 만드는 것이다. 내년 상반기 중 관련 용역이 마무리되면 연내 제주형 가이드라인이 공개될 예정이다. 식재 중심에서 도시환경에 맞춘 과학적 조성·관리로 내년부터 제주도의 가로수 정책 패러다임이 달라진다.
가이드라인의 최우선 목표는 기후변화 대응이다. 폭염에 견딜 수 있는 수종과 생육환경 관리 매뉴얼을 개발하고, 미세먼지·열섬현상 등 도시 환경문제를 완화할 수 있도록 도로 유형별·공간별 식재 기법과 보행자 친화적 조성 방법을 체계화한다.
녹지가 주변 온도를 낮춘다는 사실은 여러 연구를 통해 확인됐다. 지난해 제주도와 국민일보 등이 주최한 제2회 나무포럼에서도 서울 도심과 근교의 온도 차이가 최대 5도에 달한다는 분석이 제시되며 녹지의 중요성이 강조됐다.
이번 용역에서는 제주의 주요 가로수 수종이 열환경을 얼마나 완화하는지 분석했다. 그 결과 담팔수·먼나무·후박나무가 왕벚나무·구실잣밤나무·녹나무보다 열쾌적 지수가 2배 이상 높아 열환경 저감 효과가 뛰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기후 조절을 위한 가로수의 조건은 열환경 지수 하나로만 판단할 수 없다. 대기질이 안 좋은 봄철에는 미세먼지 흡착량이 많거나 풍속을 높일 수 있는 수종이 필요하고, 겨울철 보행로에는 햇빛 투과가 용이한 낙엽수가 적합하다. 도는 수목의 특성을 다각도로 분석해 수종 선정 기준을 마련할 계획이다. 또, 넓은 도로에는 수관이 크게 자라는 나무를 식재하고, 보행량이 많은 구간에는 큰 나무 아래 관목을 함께 심어 미세먼지를 차단하는 등 도로 유형별 조성 기준도 세부적으로 정립한다.
기후 변화로 관리 지침의 중요성도 커졌다. 도는 산림청이 2020년 발간한 ‘가로수 조성관리 매뉴얼’을 기반으로 제주 실측 조사 결과를 반영한 제주형 매뉴얼을 개발 중이다. 노선별·생육유형별 목표 수형과 이에 맞는 가지치기 방안을 마련하고, 식재지반 개량·토양 시비·관수·답압 피해 관리·보도블록 돌출 관리·부산물 처리 등 통합적 생육관리 방안도 찾는다. 고온·가뭄·집중호우 등 기후 변화로 증가할 해충 발생에도 점차 대비해 나갈 예정이다.

제주도는 ‘600만 그루 나무심기 프로젝트’를 추진해 올해 10월까지 500만 그루를 도 전역에 심었다. 바람길숲 조성으로 외부 바람이 도심으로 유입되도록 하고, 도시 곳곳에 숲을 확충해 녹지축을 연결했다. 가로수 보식 작업을 통해 도심 그늘을 늘리고, 시민들의 녹지 접근성을 높였다.
그러나 이번 용역진 조사에서 제주의 가로수는 왕복 4~6차로의 큰길에 집중돼 있고, 생활권 내부 도로에는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폭염 등 기후위기 상황에서 생활환경 취약성을 의미한다. 제주의 가로수는 전반적으로 크기가 작아 수관 폭(가지와 잎이 이루는 ‘우산 모양’의 전체 너비)이 좁고, 그늘이 충분히 형성되지 않는 문제도 있다. 도는 향후 가로수 조성·관리 과정에서 시민 생활의 편익 문제에도 관심을 가져 나갈 계획이다.
600만 그루 나무심기로 늘어난 녹지를 실생활과 연계하는 방안도 모색한다. 식재대를 사람이 앉을 수 있는 공간으로 디자인하거나, 가로수를 올레길·오름·상권 등 관광 자원과 연계해 특화거리를 조성하는 방식이다. 가로수를 통해 도시 경관도 향상시킨다.
내년부터는 기준에 따라 수목을 측정해 평가 자료를 구축하고, 이를 기반으로 변화상을 모니터링하는 데이터 기반 생육 관리가 시작된다. 도내 도시숲 및 가로수 표준조사구 436곳을 설정해 생활권 도시숲, 학교숲, 가로수 등으로 분류해 조사한다. 가로수는 수목 건강, 동물서식지 기능, 주변 녹지 연결성, 기후 적합성, 수관 피복률(그늘 넓이), 알레르기 유발 정도 등 24개 항목을 평가한다.
민관 협력도 강화한다. 도는 지난해부터 시민과 기업을 녹지사업 파트너로 참여시키고 있다. 시민이 직접 묘목을 기증해 숲 조성에 도움을 주거나, 특정 단체가 가로수 구역을 ‘분양’받아 관리하고 있다. 앞으로도 민간 참여를 확대해 시민과의 접점을 넓힐 계획이다. 더불어 이번 용역에서 도 전체 265개 노선(764.9㎞)의 가로수 생육 상태를 조사해 문제 구간도 개선해 나간다.
강애숙 제주도 기후환경국장은 17일 “살기 좋은 도시를 만들기 위해 도시녹지정책의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며 “앞서 600만 그루 프로젝트를 통해 숲을 늘렸다면, 이제는 데이터 기반의 과학적 관리 체계로 가로수 한 그루 한 그루를 정성껏 관리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제주=문정임 기자 moon1125@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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