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천에서 다시 만난 미호종개... '준설계획' 멈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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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일, 갑천에서 진행한 어류 모니터링 현장에서 멸종위기 야생생물 1급이자 천연기념물 제454호인 미호종개를 다시 확인했다.
대전환경운동연합은 이미 여러 차례 갑천습지보호지역에서 미호종개를 확인해 왔고, 이번 조사에서도 안정적으로 서식하는 모습을 목격했다. 문제는 이처럼 실제 서식 개체가 존재하는데도, 지난 11월 중순 공개된 갑천(국가)권역 하천기본계획 전략환경영향평가서(아래 평가서)에서는 해당 개체를 전혀 확인하지 못한 채 대규모 준설을 시행하겠다고 밝혔다는 점이다.
갑천을 습지보호지역으로 지정한 취지 또한 자연적 범람과 서식지 유지, 생물다양성 보전이라는 국제적 흐름과 동일한 맥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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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이경호 대전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
지난 2일, 갑천에서 진행한 어류 모니터링 현장에서 멸종위기 야생생물 1급이자 천연기념물 제454호인 미호종개를 다시 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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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다시 확인한 미호종개의 모습 |
| ⓒ 허정무 |
"2024년, 2025년 여름과 봄 2회 조사를 수행하였고, 기존에 출현한 지점을 토대로 집중 조사하였으나 미호종개는 출현하지 않았음."
현장에 실제로 존재하는 개체를 조사단이 확인하지 못했고, 그 결과 평가서에는 서식 밀도와 분포가 누락됐다. 서식지가 존재하는데도 평가서에 "문헌조사로만 출현을 확인했다"고 적힌 것 자체가 부실한 조사이며, 이런 상태에서는 제대로 된 보호대책이 세워질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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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준설면적과 범위가 설정되어 있는 모고서 내용 - 갑천(국가)권역 하천기본계획 전략환경영향평가서(초안) |
| ⓒ 환경부 |
평가서에서는 "훼손지 및 나출지 등에 유입이 빠른 양지성의 넝쿨 식물(칡, 환삼덩굴)과 생태계교란 생물(가시박, 돼지풀 등)의 1차 유입 가능성이 높아질 것", "교목성 하반림을 생성함과 더불어 하도의 고정화로 홍수 위험 문제가 가중될 수 있음", "습지 육지화는 결국 재해를 예방하기 위해 갑천 습지보호지역의 반복적인 훼손 행위가 뒤따르게 되며, 생물다양성을 감소시키는 요인으로 작용" 한다고 언급하고 있다.
보고서대로 고정화되거나 교란종이 유입될 경우 습지보호지역으로 유지할 필요가 없어진다. 준설은 결국 습지보호지역 근간 훼손의 다른 말이다. 이런 우려를 표명하고 있지만, 제대로된 대안은 눈에 띄지 않는다. 준설로 인한 훼손은 미비하니, 영향이 없도록 공사하겠다는 다소 뜬구름 잡는 이야기만 존재한다. 복원이나 회복에 대한 내용은 찾아보기 어렵다. 환경부가 만들어낸 보고서라고 믿을 수 없는 수준이다.
결국 평가서 기준으로는 준설 계획과 보전 대책을 동시에 성립하는 건 불가능하다. 실질적 보전 없이 준설을 강행한다는 것은 곧 "서식지 파괴를 감수하겠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평가서 초안은 서식지의 정확한 위치조차 파악하지 못한 상태에서 단계적 공사를 언급하고 있으며, 준설 이후의 훼손 진단이나 복원 계획 또한 사실상 없다. 이는 보호대책의 기본 조건조차 갖추지 못한 것으로, 이대로 진행될 경우 습지보호지역 지정 취지의 근간을 무너뜨리게 된다.
이제 '대안이 없다'는 변명으로 덮을 수 없다. 전 세계적으로는 이미 하천·습지 복원과 멸종위기종 보전에서 자연기반 해법(Nature-based Solutions)이 일반적 방식이 되었다. 2017년 미국 엘와(Elwha)강 복원은 대규모 댐 철거 이후 자연적 퇴적 흐름이 회복되고 연어 등 어류 군집이 되살아난 대표적 사례로, 하천 인공 정비보다 자연적 흐름 복원이 생태 회복력·홍수 대응력 모두에서 우수하다는 사실을 증명했다. 유럽의 '관리된 재조정(Managed Realignment)'은 습지·하구를 자연에 돌려줌으로써 홍수 위험을 낮추고 생물다양성을 증가시키는 해법으로 정착했으며, 유지 비용 또한 인공 공법보다 적다는 점에서도 장점이 있다.
갑천을 습지보호지역으로 지정한 취지 또한 자연적 범람과 서식지 유지, 생물다양성 보전이라는 국제적 흐름과 동일한 맥락이다. 그럼에도 이번 평가서와 준설 계획은 이러한 취지를 완전히 무시한 채 과거의 인공 정비 중심 사고로 되돌아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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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규모 준설을 예정한 계획의 모습(보고서 2-29페이지) 갑천(국가)권역 하천기본계획 전략환경영향평가서(초안) |
| ⓒ 환경부 |
환경부와 관련 기관은 이제 명확히 답해야 한다. 습지보호지역의 의미를 알고 있는지, 멸종위기종 보전을 정책의 중심에 둘 의지가 있는지, 그리고 과거 방식의 준설에 매달릴 것인지 책임 있게 밝혀야 한다. 생태적 사실이 이미 경고하고 있는 상황에서, 더 이상의 무시와 회피는 용납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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