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년 만에 무대로 돌아온 박정민... 그가 전하는 227일간의 표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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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망대해에서 폭풍에 휩쓸린 화물선 한 척, 여기에는 인도에서 캐나다로 향하는 가족과 그들이 운영했던 동물원의 동물들이 타있었다. 살아남은 이는 단 한 명, '파이'라는 이름의 소년 뿐이다.
<라이프 오브 파이>는 이처럼 다양한 시도를 감행하는 만큼 스스로를 연극이나 뮤지컬의 틀에 가두지 않는다.
필자가 앉은 2층의 파노라마석은 넓고 깊게 구현되는 무대 효과를 한눈에 조망할 수 있는, <라이프 오브 파이>만의 좌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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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지훈 기자]
망망대해에서 폭풍에 휩쓸린 화물선 한 척, 여기에는 인도에서 캐나다로 향하는 가족과 그들이 운영했던 동물원의 동물들이 타있었다. 살아남은 이는 단 한 명, '파이'라는 이름의 소년 뿐이다. 파이는 조난당한 후로 무려 227일이나 표류한 끝에 홀로 살아남았다. 도무지 믿을 수 없는 일이 벌어진 가운데 파이의 경험담을 듣기 위해 보험사 담당자가 병원을 찾아오면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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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라이브 온 스테이지 <라이프 오브 파이> 공연 사진 |
| ⓒ 에스앤코 |
<라이프 오브 파이>는 기존의 문법에 국한되지 않고 무대 위에서 여러 시도를 감행한다. 파이와 함께 이야기의 주인공 격인 벵골 호랑이 '리차드 파커'를 비롯해 얼룩말, 오랑우탄, 하이에나 등의 동물들을 퍼펫을 활용해 표현한다. 각 동물의 움직임을 현실적으로 묘사하기 위해 여러 명의 퍼펫티어가 동물마다 동원된다. 자연스러운 움직임에 놀라고, 그렇게 표현된 동물의 사이즈에 또 한번 놀란다.
조명과 영상을 활용한 표현도 놀라움을 자아낸다. 망망대해에 들이닥친 폭풍우, 난파 장면, 파이의 표류에 생동감을 더하는 바다의 움직임과 해양 생물들이 조명과 영상을 통해 표현된다. 후면과 양 옆뿐 아니라 바닥에도 무대 효과를 적극적으로 사용한다. <라이프 오브 파이>는 이처럼 다양한 시도를 감행하는 만큼 스스로를 연극이나 뮤지컬의 틀에 가두지 않는다. '라이브 온 스테이지(live on stage)'라는 이름으로 자신의 정체성을 규정한다.
필자가 앉은 2층의 파노라마석은 넓고 깊게 구현되는 무대 효과를 한눈에 조망할 수 있는, <라이프 오브 파이>만의 좌석이다. 1층이 생존을 위한 파이의 몸부림을 보다 생생하게 확인하기에 적합하다면 2층이나 3층은 공연의 다양한 시도를 감상하기에 적합하다. 좌석에 따라 다른 경험 가능한 공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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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라이브 온 스테이지 <라이프 오브 파이> 공연 사진 |
| ⓒ 에스앤코 |
모두가 궁금해하는 건 파이의 생존 경험담이다. 사건 조사를 위해 파이가 있는 병원을 찾아온 보험사 직원은 파이에게 227일간의 이야기를 들려줄 것을 청한다. 이에 파이는 리차드 파커라는 이름을 가진 벵골 호랑이와 위태로운 공존을 벌인 이야기를 들려준다. 파이에 따르면 그가 탄 작은 구명정에 얼룩말, 오랑우탄, 하이에나, 그리고 호랑이까지 올라탄다. 하지만 야생 본능은 공존을 불가능하게 만들었고, 서로 죽이고 죽은 끝에 동물은 호랑이만 남는다.
이후로 파이는 호랑이와 긴장 상태로 공존한다. 하지만 보험사 직원은 이 이야기를 선뜻 믿지 않는다. 227일간의 생존을 설명하기에는 비현실적인 요소가 많기 때문이다. 이에 보험사 직원은 진실을 이야기할 것을 재차 요구하고, 파이는 두 번째 이야기를 꺼내든다. 동물이 등장하지 않는, 오직 사람들만 등장하는 이야기다.
여기에는 화물선에 함께 탑승한 선원, 파이의 엄마, 요리사가 등장한다. 선원은 다리를 다친 상태인데, 요리사는 그 다리를 잘라내 미끼로 이용한다. 파이의 엄마는 인간성 없는 요리사와 다툰 끝에 죽임을 당한다. 이후 요리사는 다시 파이에 의해 죽게 되는데, 두 번째 이야기는 첫 번째 이야기와 무관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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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라이브 온 스테이지 <라이프 오브 파이> 공연 사진 |
| ⓒ 에스앤코 |
관객에 따라 다른 답을 내놓겠지만, 필자는 두 번째 이야기가 진실에 가깝다고 생각했다. 파이는 너무나도 어렸던 탓에 잔혹성을 내포하는 두 번째 이야기를 외면하고, 첫 번째 이야기를 상상해내지 않았을까. 트라우마로부터 벗어나기 위한 방어 기제이자 자기 스스로를 보호하는 장치로서 환상적인 이야기를 발명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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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라이브 온 스테이지 <라이프 오브 파이> 공연 사진 |
| ⓒ 에스앤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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