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한 장 남은 달력, 미루기보다는 도전하는 한 해가 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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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회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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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춘문예 당선 소설집 재작년부터 올 한해동안 열심히 읽었던 신춘문예 소설집 |
| ⓒ 엄회승 |
사실 작년 이맘때, 신춘문예 단편소설 부문에 도전하겠다며 연초 계획을 세웠었다. 하지만, 일이 바쁘다는 핑계로, 착상이 떠오르지 않아서, 피곤하다고, 몸이 아파서 등 차고 넘치는 변명은 자신에게 면죄부를 주고 합리화했으며, 내일 내일로 미루더니 결국 한 해를 넘겼었다. 늘 기다려 줄 것만 같던 시간은, 우리가 머뭇거린 순간조차도 쉬지 않고 흐르고 있었다. 나의 일상은 올해도 작년과 크게 다르지 않다. 올 초 나는 예사로운 마음으로 작년에 미뤄두었던 원고를 다시 열어보았다. 순간, 스스로에게 실망과 아쉬움이 동시에 밀려왔다. 시간과의 경쟁에서 이미 패배한 듯한 열패감이 마음을 짓눌렀고, 한동안 자신에게 화가 나기도 했다.
'그러니깐 네가 그것밖에 안 되는 거야!'
한 TV 프로그램에서 바이올니스트로 유명한 대니 구의 일상을 소개한 것을 본 적이 있었다. 항상 일정한 시간에 일어나 밥 먹는 시간조차도 철저히 지키며, 스케줄이 없는 날에는 꼬박 5시간에서 6시간 이상을 바이올린 연습을 한다는 그의 루틴을 소개한 적이 있었다. 문득 1만 번의 법칙이란 말이 떠올랐다. 심리학자 앤더스 에릭손의 연구에서 유래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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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말콤 그래드웰의 <아웃라이어> 표지 이미지 |
| ⓒ 김영사 |
올해 첫 달에 나는 남다른 결심을 했다. 일주일에 써야 할 분량과 스스로 마감 시간을 정해 놓았고, 퇴고 시기와 목표일까지 자세한 계획을 세워 작년과는 전혀 다른 일상을 보냈다. 마침내 올해는 약속을 지켰고, 신춘문예 단편소설 부분에 늦지 않게 원고를 넣게 됐다. 여름부터 시작해 11월까지 쓰면서 내가 과연 글을 쓸 자격이 되는지 숱한 고민과 갈등을 거듭하며 마무리를 했던 것 같다. 남들보다 뛰어난 필력이 있는 것 같지도 않고, 시대를 관통하는 눈이 있는 것 같지도 않아 스스로 내적 갈등을 꽤 했다. 탈고하니 심했던 내적 갈등은 외적으로도 변화를 가져왔다. 늘 빈약한 자존감에 우울감까지 있던 내게 미력한 자존감이 생겼다는 것이다.
시간은 누구에게나 똑같이 주어진다. 그 시간을 어떻게 제대로 쓰는지가 다르지 않나 싶다. 이제 달력도 한 장 남은 2025년이다. 지나간 열 한 달의 달력을 되돌아보며 앞으로 다가올 새 달력을 어떻게 보낼 것인지 고민해보는 12월은 어떨까. 11월에 신춘문예 원고를 내고 나는 새로운 소설 구상을 다시 시작했다. 글을 쓰면서 느끼는 것은, 나를 알아간다는 점이 나를 몹시 끌리게 한다. 빈 골방에 홀로 책상에 앉아 누가 알아주는 것도 아니요. 누가 내 글을 보는 것도 아니지만, 그 시간만큼은 충만감으로 가득 찰 때 내가 살아있다고 느끼게 해준다는 것이다. 어쩌면, 다소 처량하게 보일 수도 있는 점은 주의하시길 바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틈틈이 마지막 한 달 한 해를 마무리하는 정리의 글을 써보는 것은 어떨까. 화려한 조명이 수놓은 복잡한 도심에 나가 각별한 친구들과 즐기는 저녁도 좋지만, 조용히 내면의 소리를 들어보며 한 해를 마무리하는 것도 다음 해를 맞이하기에 더할 나위 없지 않은가 싶다. 모두가 잘 마무리되는 한 해가 되기를 바란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엄회승 시민기자의 블로그와 브런치에도 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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