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탈'·'마초' 사라졌다…내년 달력 푸틴 이미지는 '이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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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내세운 2026년 달력이 출시됐다.
25일(현지시간) 미 뉴욕타임스(NYT)는 "러시아에서는 매년 이맘때가 되면 신문가판대나 서점 등에서 유명인 달력이 판매되는데, 주인공은 단연 푸틴 대통령"이라고 보도했다.
달력 속 푸틴 대통령은 역할에 따라 다양한 의상을 갖춘 '켄 인형'(바비인형의 남자친구 캐릭터) 같은 이미지도 연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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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분한 사진·인용문 중심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내세운 2026년 달력이 출시됐다.

25일(현지시간) 미 뉴욕타임스(NYT)는 "러시아에서는 매년 이맘때가 되면 신문가판대나 서점 등에서 유명인 달력이 판매되는데, 주인공은 단연 푸틴 대통령"이라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 달력에서 푸틴 대통령은 국가의 아버지로서 강한 지도자, 종교 신자, 스포츠를 즐기는 운동가, 역사학자, 동물 애호가, 생활 조언가 등 다양한 모습을 연출한다.
달력에는 매달 다른 푸틴 대통령의 사진과 함께 지난 1년간 연설이나 공개 발언에서 추린 짧은 인용문이 실린다.
1월 사진은 패딩 점퍼를 입고 스키를 탄 모습이다. 문구는 "러시아의 국경은 절대 끝나지 않는다"였다. 2월에는 유도 기술로 상대를 넘기는 모습과 함께 "나는 비둘기지만 매우 강한 쇠 날개를 갖고 있다"는 문장이 실렸다.
브루킹스연구소의 피오나 힐 선임연구원은 "사계절의 남자라는 콘셉트"라며 "푸틴 대통령을 상징적 존재로 자리매김해 '얼마나 멋지고, 얼마나 통제력을 갖고, 얼마나 국가를 상징하는 존재인지' 상기시키려는 작업"이라고 평가했다.
일부 달력에서는 푸틴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전쟁의 정당성을 암시하는 듯한 발언도 실었다. "지난 2~3년간 러시아는 훨씬 강해졌고 진정한 주권 국가로 가고 있다"는 내용이다.
달력은 여러 출판사가 상업적으로 제작해 개당 약 3.50달러(약 5000원) 수준에 판매된다. 학교, 우체국, 관공서뿐 아니라 가정집에서도 흔히 걸린다. 러시아를 떠난 언론인 막심 트루돌류보프는 "변함없이 밋밋한 동일한 분위기"라며 "수십 년째 집권해 온 황제 같은 인물을 '안정'과 '예측 가능성'의 상징으로 연출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달력 속 푸틴 대통령은 역할에 따라 다양한 의상을 갖춘 '켄 인형'(바비인형의 남자친구 캐릭터) 같은 이미지도 연출한다. 7월에는 정장을 입고 피아노 앞에서 사색하는 모습이 실리고, 8월에는 사냥복 차림으로 "내 활력 레시피: 적게 자고, 많이 일하고, 불평하지 말라"는 조언이 담겼다.
푸틴 대통령 특유의 직설적 농담을 담은 인용문도 있다. "모래에 머리를 파묻는 건 비효율적이다. 다른 부분이 튀어나오기 때문이다"는 내용이다.


올해 달력에는 푸틴 대통령의 상반신 노출 사진이 포함되지 않았다. 1952년생으로 올해 73세인 그는 그간 승마나 낚시 장면에서 상의를 벗고 등장하며 '강한 지도자' 이미지를 부각해왔다. 하지만 이번 달력에서는 이같은 연출이 빠졌다. 모터가 달린 행글라이더로 시베리아 철새의 이동을 돕는 연출이나, 스킨스쿠버 장비 없이 흑해에서 그리스 항아리를 건져 올린 장면 등 이전에 공개됐던 영웅적 이미지도 이번 달력에서는 제외됐다.
2000년 등장한 '푸틴 달력'…'강한 지도자' 이미지 구축푸틴 대통령의 달력은 2000년 등장해 2011년을 전후해 본격적인 인기를 얻었다. 매체는 "2011년도 달력에서 러시아 모스크바국립대 여학생 12명이 속옷 차림으로 푸틴 대통령을 찬양하는 문구가 담긴 달력을 제작하기도 했다"며 "반대로 푸틴 대통령을 비판하는 젊은 여성들이 입을 테이프로 막은 사진을 담은 '대항 달력'을 온라인에 공개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힐 연구원은 이러한 브랜딩을 "대중영합적 강한 남자 이미지를 구축하는 방식"이라고 설명하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같은 전략을 쓴다"고 말했다.
NYT는 "푸틴 대통령이 헌법을 고쳐 2036년까지 권력을 이어갈 수 있게 한 만큼, 러시아인들은 앞으로도 4000일 넘게 '푸틴 달력'을 구매할 시간이 충분하다"고 꼬집었다.
윤슬기 기자 seul9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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