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 소환에 "나도 위험하냐"던 김건희... 특검 "주가조작 알고 있었다"
[류승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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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건희특검 압수수색 도중 도주해 지명수배된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공범 이아무개씨가 20일 오후 충북 충주시에서 잠적 34일 만에 체포되어 서울 종로구 특검 사무실로 압송되고 있다. 이씨는 김건희씨에게 건진법사 전성배씨를 소개해 준 인물이다. |
| ⓒ 권우성 |
만일 김씨가 주가 조작 사실을 알고도 돈·계좌를 제공했다면 최소 '방조' 혐의가 인정될 수 있다. 방조란 다른 사람의 범죄 사실을 알고도 그가 범죄를 더 쉽게 저지르도록 지원하는 모든 행위를 뜻한다. 김씨 변호인들은 김씨가 시세조종 사실을 '몰랐다'고 했다.
그런데 최근 김씨의 주가조작 인지 여부를 밝힐 인물이 등장하면서 새 국면이 열렸다. 지난 22일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구속된 이 아무개씨 이야기다. 이씨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1차 작전 시기(2009년 12월~2010년 10월) 주포이자 김씨의 DB증권 계좌 관리인이었다. 김건희특검(민중기 특별검사)은 최근 건진법사 전성배씨 법당 압수수색 과정에서 김씨가 지난 2013년부터 3년간 사용했던 휴대전화를 발견했는데 그 안에는 이씨와 주고받은 수백 통의 문자 기록이 남아 있었다.
특검은 김씨의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 관련해 열린 7차(7일), 9차(14일), 10차(19일) 등 세 번의 공판기일에서 과거 두 사람이 주고받은 문자 메시지 내용을 집중 공개하며 김씨의 주가조작 '사전 인지 여부'를 집중 추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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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건희특검 압수수색 도중 도주해 지명수배된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공범 이아무개씨가 20일 오후 충북 충주시에서 잠적 34일 만에 체포되어 서울 종로구 특검 사무실로 압송되고 있다. 이씨는 김건희씨에게 건진법사 전성배씨를 소개해 준 인물이다. |
| ⓒ 권우성 |
- 10차 공판에서 공개된 2012년 4월 3일 문자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총 기간은 지난 2009년 12월부터 2012년 12월까지다. 1차 작전이 있던 2010년 4월 또다른 도이치모터스 주포 A씨 소개로 처음 만난 두 사람은, 2차 작전 시기에도 내내 '반말'로 연락을 주고받을 만큼 가까운 관계를 유지했다. 도이치모터스 관련 대화도 나눴다. 지난 19일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합의27부(우인성 재판장) 심리로 열린 김씨 10차 공판기일에서 나온 내용이다.
김씨= "주완이땜에 십몇억을 일년간 날려서 그래"
이씨= "엄밀히 말하면 주완이땜에는 번거아닌가? 고점에서 더사서 그런거잖어 이젠 적당히 본전만 되도 빠져나와"
김씨= "주완이땜에 벌다니. 나아직 돈 이천만원도 못받았어"
이씨= "도이치는 주완이땜에 올라갔던건 사실이야"
김씨= "주완이가 나한테 돈빌려가서 거짓말하고 안줬잖아
이씨= "권오수가 책임을 안져서 깨진거고.
이씨= "그시키는 돈거래는 대한민국에서 제일안조아ㅜㅜ
김씨= "오그 그만하자. 권오수는 책임안지는사람절대아냐
김씨= "권오수가??
이씨= "아니 이주완이가 돈거래 안좋다고"
이씨= "그나마 넌 2천이니 다행인거ㅋ"
- 9차 공판에서 공개된 2013년 4월 3일 문자
김씨는 1년 뒤 이씨와 '이주완'이라는 가명을 쓰던 주포 A씨 이야기를 나눈다. 당시 특검은 이씨가 '도이치는 주완이땜에 올라갔던 건 사실'이라고 시세조종을 간접적으로 언급하는 순간에도 김씨가 구체적인 내용을 되묻거나 의아해하지 않고, A씨로 인해 손해 본 사실만 언급하고 있다고 의문을 제기했다.
또 김씨가 권 회장을 "책임지는 사람"으로 두둔한 이유로, 권 회장이 1차 주가조작 시기 김씨에게 원금 보장을 약속하되 이익이 나면 6:4로 나누기로 하고 자신이 한 말을 지켜 신뢰가 쌓였다고 봤다. 실제 9차 공판기일에 증인으로 출석했던 주포 A씨는 김씨에게 주가 조작 사실을 직접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면서도 그 이유로 "권 회장이 (시세조종을 하고 있다고 김씨에게) 얘기했을 거라고 생각했다"라고 말했다.
김씨= "이제 도이치 방방 뜰 거야"
김씨= "도이치는 완전 잘나가고 8월달 안으로 공시 많이 나가"
- 10차 공판에서 공개된 2013년 7월 25일 문자
김씨는 1·2차 주가 조작 시점 이후인 2013년에도 도이치모터스 관련해 이씨와 대화를 나눈다. 특검쪽은 이 흔적이 "김씨가 권 회장에게 추후에도 주가를 부양할 거라는 (내부 정보를) 듣고 이씨에게 알려주는 모습"이 아닌지 의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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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과 명태균 공천개입, 통일교 청탁·뇌물 수수 의혹 혐의 등으로 구속기소 된 김건희 씨(파면된 전직 대통령 윤석열의 아내)가 지난 9월 24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첫 재판에 출석하고 있다. |
| ⓒ 사진공동취재단 |
이씨= "난 진심으로 너가 걱정돼서 할 말 못할 말 다 하는데 내 이름 다 노출시키면 내가 뭐가돼 김OO(2차 주포)이 내 이름 알고있어"
이씨= "도이치는 손 떼기로 했어"
김씨= "내가 더 비밀 지키고싶은 사람이야 오히려"
- 7차 공판에서 공개된 2012년 10월 5일 문자
이씨= "(2차 작전 주포 구속 사실을 이야기하며) 잘못하다간 도이치도 불똥 튈지도"
김씨= "그랬구나 너도 조심해"
- 10차 공판에서 공개된 2012년 문자
김씨= "(전주 양 아무개씨의 내사 소환장 수령 소식에) "나도 위험한 것 아니야"
- 10차 공판에서 공개된 2013년 6월 11일 문자
김씨= "(이씨에게 도이치모터스가 내사 받는 중이라는 소식을 전해듣고) 나랑 하는 이야기는 비밀로 해"
- 10차 공판에서 공개된 2014년 문자
이밖에도 특검팀은 김씨가 애초에 이씨의 주가 조작 '전력'을 알고 있었다고 볼 만한 근거 자료도 제시했다.
이씨= "너한테 빵에서 나와서 이것만 얘기했었어"
- 10차 공판에서 공개된 2011년 12월 12일 문자
김씨= "난 돈 대고 넌 기술을 대는데"
- 10차 공판에서 공개된 2013년 4월경 문자
먼저 이씨가 언급한 "빵에서 나와서"라는 말이 과거 코스닥 상장사 태광이엔시 주가를 띄우고 회삿돈을 횡령한 혐의로 2011년 구속됐다가 석방된 이후를 뜻하는 말이라는 것이다. 특검은 "김씨가 이씨에게 범죄 전력을 고지 받고 있다. 이전부터 이씨의 자본시장법 처벌 전력을 알고 있었던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2013년 김씨가 언급한 '기술'은 주가 조작을 뜻한다고 봤다.
특검팀은 이 자료들을 토대로 김씨가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사건의 방조범이 아닌 공범이라고 판단했다. 지난 19일 특검쪽은 이 사건에 '전주' 역할로 참여해 지난 2025년 4월 3일 방조 혐의가 확정된 손 아무개씨 상황과 비교하며 "손씨가 손실 부담 약정을 맺지 않은 것과 달리 주포 A씨는 김씨에게는 손실 보장이 있었다고 분명히 했다"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손씨는 주변 사람들 계좌를 동원하지 않았는데 김씨는 자신이 운영하던 회사 코바나컨텐츠 임원 김 아무개씨 계좌를 차명 이용했다"라며 "통상적인 전주는 계좌를 빌려주는 역할이라 부당 이득에는 큰 관심이 없고 (계좌 대여 대가) 이자 수취 목적이 큰 데, 김씨는 손익 분배를 약정하고 통정매매에 가담, 매매 현황까지 체크했다"라고 지적했다.
김씨 변호인 "김건희 언급한 기술은 주식투자 전문성"
반면 김씨쪽 변호인들은 "공범이라면 연락해 (주가조작) 실행을 분담하는 등 기능적으로 행위를 지배해야 한다"라며 "그런데 공범들과 직접 연락한 증거가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는다"라고 정면 반박했다. 특히 "이씨는 주식 투자 대회 우승자다. 김씨가 언급한 '기술'은 주가 조작이 아니라 주식 투자 전문성을 언급한다. 시세 조종은 과도한 추측"이라고 주장했다.
또 "이씨가 2013년 4월 3일 김씨와 연락하면서 '도이치모터스가 올랐던 건 사실'이라고 말했는데 결과적으로 1차 주가 조작은 실패해 주가가 오르지 않았다. 객관적 사실에 배치된다"라고 했다. "비밀을 지키고 싶은 사람"(2012년 10월 5일 문자메시지)이라는 말도 두 사람이 연락한다는 사실을 A씨에게 말하지 말아달라는 뜻이고, '나도 위험한 것 아니냐(2013년 6월 11일)'는 표현 역시 "양 씨가 도이치모터스 초기 투자자인데 조사를 받게 되니 나 역시 받을 수 있을 것 같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한편 이씨는 지난 10월 압수수색 현장에서 도주했다가 지난 20일 충북 충주시에 있는 국도변 휴게소 근처에서 붙잡혔다. 법원은 지난 22일 이씨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특검팀은 오는 24일 이씨를 소환 조사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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