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5명에 354억 떼먹었다…중개사 낀 전세사기 30대 구속

김민주 2025. 11. 17. 1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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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가 보과하고 있던 임대차 보증 계약서. 사진 부산경찰청

빚을 내 지은 건물에 세입자를 들이고 보증금을 돌려주지 않는 수법으로 수백명을 속인 전세사기 일당이 붙잡혔다. 공인중개사와 건물관리인 등이 가담한 일당에게 속은 사회초년생 등 300여명이 350억원 넘는 전세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했다.

부산경찰청 형사기동대는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30대 남성 A씨를 구속했다고 17일 밝혔다. A씨는 2018년 3월부터 올해 2월 사이 자본금이 없는 상태에서 은행 대출 등을 통해 해운대ㆍ수영구 등 부산에 다세대 건물 9채를 짓거나 매입하고, 이 건물에 입주한 325세대에게 받은 보증금 354억원을 돌려주지 않은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중개보조원으로 일한 경험이 있으며, 부동산과 전세시장 구조도 잘 알고 있었다고 한다. 그는 2018년 3월쯤 가족과 친구에게 돈을 빌려 땅을 마련하고, 이 땅을 담보로 다시 은행 대출을 받아 다세대 주택을 지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후 이 건물에 든 세입자의 임대보증금과 은행 대출로 다시 주택을 짓거나 매입하며 더 많은 세입자를 들이는 식으로 건물을 운영했다고 한다. 경찰 조사에선 A씨의 건물 취득비용 651억원 가운데 508억원이 금융기관 등 대출이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수영구에 있는 오피스텔에 A씨 건물 세입자들의 임대차 보증 계약서가 보관돼있다. 사진 부산경찰청

A씨 건물은 은행 대출과 세입자 보증금을 합친 돈이 건물 시가를 웃도는 소위 ‘깡통 주택’이었다. 2022년 하반기 이후 이런 전세사기 사건 수법이 널리 알려져 사회적 경각심이 높아졌지만, A씨 범행은 계속됐다.

경찰은 현직 공인중개사ㆍ보조원과 건물 관리인 등이 가담해 세입자를 안심시키는 등 A씨에게 조력해 범행이 계속될 수 있었던 것으로 파악했다. 경찰 관계자는 “가담한 공인중개사 등은 ‘건물 시세가 높아 보증금을 떼일 걱정이 없다’는 식의 설명으로 A씨 건물에 입주하려는 이들을 속인 것으로 파악했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공인중개사ㆍ보조원 15명을 공인중개사법 위반 혐의로, 건물 관리인 등 5명은 사기 방조 혐의로 함께 입건했다.

A씨가 돌려주지 않은 354억원 가운데 보증보험제도에 가입된 세대의 보증금 180억원은 주택도시보증공사(HUG, 이하 허그)가 대신 갚았다. 경찰 관계자는 “A씨는 처음부터 허그의 구상권 행사에 응할 수 없었던 것으로 파악된다”며 “이는 허그를 속인 것이며, 액수가 커 단순 사기가 아니라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를 적용했다. 재판 단계까지 이 혐의가 적용되면 A씨는 가중처벌을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부산경찰청 전경. [사진 부산경찰청]

이어 “공인중개사 설명 이외에도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으로 입주하려는 곳 주변 매매ㆍ전세가 등을 확인하는 게 좋다. 허그 안심전세 앱에서는 악성 임대인 명단이나 세금 체납 여부도 확인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부산=김민주 기자 kim.minju6@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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