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에 토사물 바를 때 소름"…공갈 택시기사 잡은 반전 승객

김은빈 2025. 11. 13. 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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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JTBC '사건반장' 캡처


술에 취해 잠든 승객에게 가짜 토사물을 묻혀 돈을 뜯어낸 택시기사가 실형을 선고받았다. 택시기사는 과거 비슷한 수법을 의심하고 위장 수사에 나선 경찰을 상대로 범행을 이어가다가 딱 걸렸다.

지난 12일 방송된 JTBC '사건반장'에서는 최근 공갈, 공갈미수, 무고 등 혐의로 징역 4년 6개월을 선고받은 택시기사 A씨의 범행이 소개됐다.

A씨는 올해 1월부터 4월까지 만취해 택시 안에서 잠든 승객의 옷과 신발, 차량 좌석 등에 가짜 토사물을 묻히고는 "택시에서 토사물로 인한 냄새를 빼야 하니 변상하라" 등의 명목으로 돈을 요구했다. 또 일부 승객에게는 부러진 안경을 보여주며 폭행 혐의로 협박했다.

A씨는 피해 승객들에게 30만~600만원씩 뜯어냈고, 총 160여명으로부터 약 1억5000만원을 받아낸 것으로 파악됐다.

A씨는 지난 3월 서울 종암경찰서 강성길 형사가 만취 승객인 척 위장해 택시에 타면서 꼬리rk 밟혔다. A씨는 술에 취해 잠든 척 한 강 형사에게도 편의점 죽과 커피로 만든 가짜 토사물을 묻혀 범행에 나섰다.

사진 JTBC '사건반장' 캡처

A씨는 자신의 몸과 차량, 강 형사 얼굴 등 이곳저곳에 가짜 토사물을 바른 뒤 강 형사를 깨웠다. 그리고는 "사장님 발로 차고 오바이트 다 해놓고 이게 뭐예요"라며 화를 냈다.

강 형사가 "저 오바이트 안 했는데"라며 당황한 척 연기를 하자, A씨는 태연하게 "경찰서 가면 사장님 구속된다. 벌금도 1000만원이다"라고 협박했다. "제가 진짜 때렸어요?"라고 묻는 말에도 A씨는 "그럼요. 이거 좀 봐요. 얼굴 좀 봐요"라며 "왜 스트레스 받은 걸 나한테 푸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더니 A씨는 강 형사에게 '현금이 없으면 카드라도 달라'며 돈을 요구했고, 결국 경찰관까지 출동했다.

강 형사는 현장에 있던 경찰관에게 잠복 수사 중임을 알렸지만, 처음에는 믿지 않았다고 한다. 경찰 신분증까지 보여줬지만 당시 경찰관은 "경찰이 더 잘 해야지. 뭐 하는 거냐"며 혼을 냈다. 강 형사가 범행 장면을 촬영한 영상을 보여주자 경찰관은 그제서야 "미안하다"며 수사를 도왔다고 한다.

경찰서로 간 A씨는 처음 합의금으로 500만원을 불렀지만 차츰 액수를 낮춘 뒤 계좌번호를 내밀었다. 공갈 미수죄가 성립됐다고 판단한 강 형사는 A씨에게 자신의 신분을 밝혔고, A씨는 "네가 무슨 경찰이냐. 아주 웃기고 있다"며 당황해했다.

하지만 A씨는 이내 혐의를 인정했고, 현행범 체포됐다. A씨는 과거 같은 수법으로 범행을 저질러 징역 2년 6개월을 산 뒤 출소 4개월 만에 또다시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파악됐다.

강 형사는 "몸에 토사물을 바를 때 소름이 돋았다. 실제로 당하면 정말 겁을 먹을 것 같다. 달라는 대로 돈을 줄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피해자들을 위한 배상 명령 신청 제도가 있지만, 피해자 전원에게 배상이 이뤄지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안타까워했다.

김은빈 기자 kim.eunb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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