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안전 믿었는데" 외국인 유족 고백에 시민 오열, 오세훈엔 "나가라" 고성
[정초하, 유성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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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0.29 이태원참사 외국인 희생자 스티네 에벤센(노르웨이)의 유가족이 25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광장에서 열린 10.29 이태원참사 3주기 시민추모대회에 참석해 정부를 향해 진상규명을 요구하고 있다. |
| ⓒ 유성호 |
"스테네 에반슨의 엄마 수잔나입니다. 제 딸 아이는 한국을 살기에 아주 안전하고 멋진 나라라고 믿고 있었습니다. 부모가 상상할 수 있는 가장 최악의 내용을 담은 전화와 이메일을 받은 지 3년이 되었습니다. 아직도 전 제 딸이 세상을 떠났다는 것을 믿을 수도 없고 이해할 수도 없습니다." - 고 스테네 에반슨 어머니 수잔나 에반슨씨(노르웨이)
"크리스티나는 한국에서 공부하기 위해서 왔습니다. 한국을 몹시 사랑했고 한국에서 살고 싶어했습니다. 크리스티나에게는 꿈과 목표가 있었습니다. 그래서 제 마음은 아직도 아픕니다. 이 참사의 원인을 끝까지 조사해 책임자들이 밝혀지기를 간절히 희망합니다." - 고 크리스티나 마디나 여동생 라이나 발레리안씨(러시아)
먼 타국 땅에서 가족을 잃은 외국인 유족의 고백이 이어지자, 지켜보던 시민들도 함께 울었다. 통역사조차 울먹이며 힘들게 말을 전달했다. 이태원 참사 3주기를 나흘 앞둔 이날, 참사 외국인 희생자 유족들은 사랑하는 가족의 마지막 숨이 닿았던 한국 땅에서 절박한 고백을 이어갔다. 하나같이 "참사 원인을 끝까지 조사하고 책임자를 처벌해달라"는 간청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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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0.29 이태원참사 유가족들이 25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광장에서 열린 10.29 이태원참사 3주기 시민추모대회에서 외국인 희생자 유가족의 인사말을 들으며 눈물을 흘리고 있다. |
| ⓒ 유성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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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5일 서울 중구 서울광장에서 열린 10.29 이태원참사 3주기 시민추모대회에서 희생자 유가족들이 슬퍼하고 있다. |
| ⓒ 공동취재사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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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0.29 이태원참사 외국인 희생자 세르니야조브 마디나(카자흐스탄)의 유가족이 25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광장에서 열린 10.29 이태원참사 3주기 시민추모대회에 참석해 정부를 향해 진상규명을 요구하고 있다. |
| ⓒ 유성호 |
호주에서 온 조안 라쉐드씨(그레이스 라쉐드씨 어머니)는 "우리는 정부, 법, 행정의 책임자들이 제 역할을 다하지 못해 우리 아이들이 생명을 잃게 되었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며 "윤석열 전 대통령, 법무와 행정 관련 장관들의 책임에 대해서 철저하고 전면적인 조사가 이루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 아이들의 안전을 보장해야 할 책무가 비극적으로 저버려졌다"며 "희생자들의 목소리가 침묵 속으로 사라져서는 안 된다. 진실은 반드시 밝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노르웨이에서 온 수잔나 에반슨(스테네 에반슨 어머니)씨도 오열하며 메세지를 낭독했다. 수잔나씨의 떨리는 목소리에 통역사조차 울음을 삼키며 힘겹게 말을 이어야 했다. 그는 "아직도 제 딸이 세상을 떠났다는 것을 믿을 수도 이해할 수도 없다"며 "내 딸아, 우리는 너를 정말 많이 사랑한단다. 넌 언제나 우리 마음속에 있을거야"라고 전했다.
이란에서 온 자흐라 레자에이씨(아파크 라스트마네시 어머니)는 "희생자들이 떠난 세 번째 해에 이 자리에 함께한 슬픔에 빠진 부모님들과 함께 우리는 진실이 밝혀지고 정의가 바로 설 때까지 결코 침묵하지 않을 것을 맹세한다"고 전했다. 라이나 발레리안(고 크리스티나 가드너씨 여동생)씨 역시 "사고의 원인을 끝까지 조사하여 책임자들이 밝혀지기를 간절히 희망한다"고 전했다.
중국에서 혼 함일성(고 함영매씨 오빠)씨는 직접 서툰 한국어로 심경을 전했다. 그는 "남은 가족은 저와 여동생 둘 뿐이었다. 동생은 그나마 오빠라도 있어서 다행이라고 항상 말했다"며 "근데 22년도에 윤석열 정부의 무능으로 없어서는 안되는 제 동생까지 잃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잘하는 사람은 상을 받고 죄를 지은 사람은 벌을 받는 정상적인 나라를 만들어달라"고 요청했다.
카자흐스탄에서 온 셰르니야조바 다미라씨(고 셰르니야조바 마디나 언니)는 동생이 "한국을 정말 사랑했다"고 고백했다. 그는 "이 자리에 와계시는 분들처럼 마디나가 갑작스럽게 떠난 것은 여전히 큰 충격"이라며 "참사의 원인을 끝까지 조사해 책임자들이 밝혀지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이어 "희생자 한 분 한 분께 각자의 꿈과 목표가 있었다"며 "모든 희생자가 더 나은 세상에서 편안하길 바란다"고 전했다.
외국인 유족들의 추모문 낭독이 이어지는 동안 객석은 눈물바다가 됐다. 곳곳에서 울음이 터져 나왔고, 옷소매로 흐르는 눈물을 감추던 시민들은 유족들 한 명 한 명의 발언이 끝날 때마다 힘찬 박수로 응원을 보냈다. 추모대회 앞자리에 지정석에 앉은 정치권 인사들 역시 고개를 떨군 채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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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세훈 서울시장이 25일 서울 중구 서울광장에서 열린 10.29 이태원참사 3주기 시민추모대회에서 인사를 하고 있다. |
| ⓒ 공동취재사진 |
| ▲ 이태원참사 추모대회, 오세훈 향한 시민들 고성... ⓒ 유성호 |
159명 희생자들의 이름을 부르는 호명식으로 시작한 이날 추모대회는 정확히 오후 6시 34분에 열렸다. '오후 6시 34분'은 참사 당일 '이태원역 일대 압사 사고가 우려된다'는 112 신고가 최초로 접수된 시각이다. 기존 추모대회와 달리 10.29 이태원참사 유가족협의회·시민대책회 외에도 서울특별시·행정안전부가 처음으로 공동 주최 단위로 참여했으며, 이태원 참사 유족들과 시민 500여 명이 함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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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5일 서울 시청광장에서 열린 이태원 참사 3주기 시민추모대회에서 송해진 이태원 참사 유가족위원회 운영위원장이 유가족 대표 인사말을 하고 있다. |
| ⓒ 공동취재사진 |
김민석 국무총리(10.29 이태원참사 희생자 추모위원장)도 추모사를 낭독했다. 김 총리는 "국민과 생명과 안전이야말로 국가의 첫번째 존재 이유"라며 "이태원참사 이후 재난대응기준이 정비되고 예방체계가 강화되고 정부와 시민이 힘을 모아 안전한 현장 문화를 만들어가고 있지만 아직 풀어야할 숙제가 많다. 무엇보다 진상을 규명하고 책임자를 처벌하라는 유가족분들의 절규 앞에 우리는 아직 자유롭지 못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며칠 전 정부의 합동 감사를 통해 사전 대비 미흡과 총체적 부실대응이 참사의 원인이라는 것이 다시 확인됐다"며 "책임에 상응하는 조치를 계속 취해갈 것이라고 추모위원회 위원장으로서 정부를 대표해 약속 드린다. 헤아릴 수 없는 고통속에서도 목소리 내주신 유가족분들의 간절한 뜻을 반드시 기억하고 변화시켜서 더 안전한 대한민국을 만들어내겠다"고 전했다.
김종기 4.16 세월호 가족협의회 운영위원장(고 김수진 아버지)는 "우리 사회 참사들은 충분히 예방할 수 있었음에도 책임 있는 이들이 기본적 원칙을 지키지 않아 일어났던 인재"라며 "국가가 참사를 예방하지 못했으면 진정한 사과와 함께 제대로 수습을 하고 대책을 마련해야함에도 하지 않았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다행히 바뀐 이재명 정부에서는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책무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한다"며 "더 관심 갖고 감시하며 행동해야한다. 세월호 가족과 재난참사 피해자연대도 끝까지 함께하겠다"고 전했다.
보라색 리본 풍선 든 시민들 "합동감사 결과 분노,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 이뤄져야"
| ▲ 이태원참사 3주기 추모대회, 희생자 한 분, 한 분을 부르며 추모 10.29 이태원참사 유가족과 시민들이 25일 서울광장에서 열린 10.29 이태원참사 3주기 시민추모대회에서 희생자들의 이름을 한 명씩 호명하며 추모했다. ⓒ 유성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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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민석 국무총리를 비롯한 참석자들이 25일 서울 중구 서울광장에서 열린 10.29 이태원참사 3주기 시민추모대회에서 묵념을 하고 있다. |
| ⓒ 공동취재사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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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5일 서울광장에서 열린 10·29 이태원 참사 3주기 시민 추모대회에서 희생자들의 이름이 호명되고 있다. |
| ⓒ 공동취재사진 |
김성현(남, 25)씨와 이인진(여, 12)씨는 대학 동아리에서 함께 방문했다. 김씨는 "한순간에 젊은 청년들이 죽어간 게 충격적이고 무기력했다"며 "피해자들과 연대하고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촉구하는 데 뜻을 모으고 싶어서 참여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어디든 국민들이 안전하게 다닐 수 있는, 상식이 통하는 사회가 됐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이씨는 얼마 전 발표된 합동 감사 결과를 보고 "분노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씨는 "윤석열 정부의 용산 대통령실 이전이 참사 원인 중 하나라는 합동 감사 결과 뉴스를 보고 오늘 더 나와야겠다고 생각하게 됐다"먀 "안전에 신경쓰지 않는 윤 정권의 무도함이 다시한번 자명하게 드러난 게 분노스럽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단순히 참사를 기억하는 것을 넘어서, 책임자 처벌이 이어지고 생명 안전 사회를 건설하라고 정치권에 압박을 주기 위해 밖으로 나왔다"고 전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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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민석 국무총리가 25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광장에서 열린 10.29 이태원참사 3주기 시민추모대회에 참석해 외국인 희생자 유가족을 안아주며 위로하고 있다. |
| ⓒ 유성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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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0.29 이태원참사 외국인 희생자들이 25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광장에서 열린 10.29 이태원참사 3주기 시민추모대회에 참석해 서로를 위로하며 고통과 슬픔을 나누고 있다. |
| ⓒ 유성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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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0.29 이태원참사 유가족과 시민들이 25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광장에서 열린 10.29 이태원참사 3주기 시민추모대회에서 희생자들을 추모하며 묵념하고 있다. |
| ⓒ 유성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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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수 하림이 25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광장에서 열린 10.29 이태원참사 3주기 시민추모대회에서 희생자들을 추모하며 노래 <별에게>를 부르고 있다. |
| ⓒ 유성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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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0.29 이태원참사 희생자 유가족과 시민들이 25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광장에서 열린 10.29 이태원참사 3주기 시민추모대회에 참석해 가수 하림의 노래 <별에게> 맞춰 휴대폰 불빛을 비추며 희생자들을 추모하고 있다. |
| ⓒ 유성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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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양경수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위원장을 비롯한 시민대책회의 대표들이 25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광장에서 열린 10.29 이태원참사 3주기 시민추모대회에서 공동선언문을 낭독하고 있다. |
| ⓒ 유성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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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종기 4.16세월호참사 가족협의회 운영위원장이 25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광장에서 열린 10.29 이태원참사 3주기 시민추모대회에서 추모사를 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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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태원참사 3주기 추모대회 하림의 추모 공연 '별에게' ⓒ 유성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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