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中 회담 이어 트럼프-김정은 전격 회동?
오는 10월 28~31일 경북 경주시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를 두고 재계 안팎 기대가 크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를 비롯한 글로벌 경제 리더 1700명이 모인다. 이번 APEC의 경제적 효과가 7조4000억원에 이를 것이란 장밋빛 전망도 나온다.

최태원 SK 회장, 행사 전반 총지휘
대한상공회의소는 APEC CEO 서밋에 APEC 21개 회원국 정상급 인사 16명과 기업인, 경제인 약 1700명이 참석한다고 밝혔다. 이번 행사는 최태원 SK그룹 회장(대한상의 회장)이 의장을 맡아 10월 28일 환영 만찬을 시작으로 29일 개회사, 31일 폐회사 등 행사 전반을 총지휘한다.
이번 APEC CEO 서밋의 주제는 ‘브리지, 비즈니스, 비욘드(Bridge, Business, Beyond·연결, 비즈니스, 그 너머로)’다. 지역경제 통합, 인공지능(AI)과 디지털 전환, 지속가능성, 금융·투자, 바이오·헬스 등이 논의된다. 이번 CEO 서밋에는 총 20개 세션에서 연사 85명이 나선다. 공식 행사 외 AI·방산·조선·디지털 자산·에너지·유통 등을 다루는 퓨처테크 포럼, K테크 이노베이션 쇼케이스, K뷰티 체험관 등 다양한 행사가 열린다.
올해 APEC CEO 서밋은 각국 정상과 글로벌 기업 CEO가 직접 소통하는 것이 목표다. 참가 기업들은 APEC 정상이나 장관과 일대일 비즈니스 미팅을 진행해 투자, 협력 논의를 할 수 있다. 대한상의는 “이번 CEO 서밋에서 AI 윤리와 규범 정립, ESG(환경·사회·지배구조) 투자 확대, 디지털 격차 해소 등 글로벌 어젠다가 집중 조명될 것”이라고 밝혔다.
경주를 찾는 글로벌 기업인 중 최고 ‘빅샷’은 젠슨 황 CEO다. 최태원 회장이 젠슨 황 CEO에 초대장을 직접 전달하면서 그의 방한이 성사된 것으로 알려졌다. 젠슨 황 CEO는 10월 31일 서밋 기조연설을 하고 기자간담회를 열 예정이다. AI, 로보틱스, 자율주행 기술 등 다양한 분야 관련 논의를 펼칠 것으로 보인다.
젠슨 황 CEO는 행사 기간에 최태원 회장,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별도의 만남을 가질 예정이다. 황 CEO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반도체 생산 라인을 전격 방문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엔비디아에 고대역폭메모리(HBM)를 공급하는 만큼, 이번 APEC을 계기로 엔비디아와 한국 기업 간 HBM 공급, AI 협력 강화 논의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맷 가먼 아마존웹서비스(AWS) CEO, 사이먼 칸 구글 아시아태평양 부사장, 사이먼 밀너 메타 부사장, 안토니 쿡·울리히 호만 마이크로소프트 부사장 등 글로벌 빅테크 기업인들도 경주를 찾아 AI와 디지털 전환의 미래를 논의한다.
‘빅샷’ 젠슨 황 CEO 방문
최태원·이재용 회장과 HBM 공급 논의할 듯
금융과 제조, 에너지 분야 거물도 한자리에 모인다. 제인 프레이저 씨티그룹 CEO, 호아킨 두아토 존슨앤드존슨 CEO, 데니얼 핀토 JP모건 부회장 등이 대표적이다. 세계 1위 배터리 업체인 CATL의 쩡위췬 회장, 리판룽 시노켐 회장 등 중국 거물 기업인뿐 아니라 도쿠나가 도시아키 히타치 CEO, 오모토 마사유키 마루베니 CEO 등 일본 주요 기업인들도 경주를 방문한다. 이 밖에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국제통화기금(IMF) 총재, 마티아스 코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사무총장 등 국제기구 인사들이 APEC CEO 서밋에 참여해 자리를 빛낸다.
대한상의와 글로벌 컨설팅 기업 딜로이트의 공동 분석에 따르면, 이번 APEC의 경제적 효과는 약 7조4000억원, 고용 창출 효과는 2만2000명에 이를 전망이다.
기업인뿐 아니다. 이재명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신임 총리 등 주요국 정상 21명이 경주를 찾아 치열한 외교전을 펼친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는 10월 29일, 시 주석과 다카이치 총리는 30일에 각각 경주를 방문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1박 2일간 경주에 머물면서 CEO 서밋과 한미정상회담, 미중정상회담 일정을 소화할 예정이다. 시 주석과 다카이치 총리는 각각 2박 3일간 머물며 양자·다자 정상 외교에 나선다. ‘정상 외교 슈퍼위크’가 2005년 부산 APEC 정상회의 이후 20년 만에 한국에서 펼쳐진다는 의미다. 이 중 전 세계 시선이 쏠리는 무대는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 간의 담판이다. 미중 정상이 직접 무역·관세 협의에 나설 예정인데, 합의 도출 여부와는 상관없이 전 세계에 미치는 경제·정치적 영향이 클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미중 갈등이 해소 국면에 접어들면 글로벌 공급망이 안정되지만, 반대로 합의안을 도출하지 못할 경우 세계 경제 불확실성이 커질 수밖에 없다.
신임 다카이치 총리의 첫 중일 정상회담도 눈길을 끈다. 중일 정상회담에서는 상호 투자 확대, 첨단기술 분야 협력, 무역 규제 완화, 희토류 공급 문제 등이 주요 의제로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경주에서 관세·원자력 합의문 낼 듯
관세 완전타결 땐 한미 각료 간 MOU
특히 이번 APEC에서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간 한미정상회담 관세 합의문이 도출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한미 양국이 합의문에 ‘한국이 미국에 3500억달러(약 495조원)를 투자하고, 미국은 한국 수입품에 대한 관세를 기존 25%에서 15%로 낮춘다’는 내용의 문구를 담을 예정이다. 한미 양국은 지난 7월 30일 관세 협의를 타결하고 8월 말 백악관에서 진행된 한미정상회담에서도 큰 틀의 합의를 이끌어냈지만, 정작 관련 내용이 반영된 문서는 없었다. 이번 합의문을 기반으로 양국은 후속 협상을 통해 한미 각료 간 관세 협상 양해각서(MOU) 체결에도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또한 한국에 우라늄 농축과 핵연료 재처리를 허용하는 방향성을 담은 문구도 한미 정상 합의문에 담길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양국 숙원 사업이었던 한미 원자력협정 개정이 추진 동력을 확보할 수 있다는 의미다. 이로써 한국 외교부 차관과 미국 에너지부 부장관이 공동의장을 맡는 한미 원자력 고위급위원회(HLBC)가 재가동돼 한미 원자력협정 개정 작업에 착수할 것으로 보인다. 1974년 한미 원자력협정이 제정된 이래 미국이 한국에 우라늄 농축과 핵연료 재처리를 허용하는 것을 문서화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전 세계가 주목하는 외교 이벤트가 펼쳐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트럼프 대통령이 방한 기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전격 회동할 것이란 관측이 솔솔 나온다. 대통령실은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 순방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과의 회담을 비공개로 논의해왔다는 미국 CNN 보도에 “한미 양국은 북미 대화를 포함해 대북 정책 전반에 긴밀한 소통과 공조를 지속할 것”이라고 했다.
[김경민 기자 kim.kyungmin@mk.co.kr]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332호 (2025.10.29~11.04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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