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섭 등 무더기 기각, 임성근만 구속..."법원, 수사외압 몸통 지켰다"
[정초하, 이정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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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 유재은 전 국방부 법무관리관, 김동혁 전 국방부 검찰단장,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 김계환 전 해병대 사령관, 박진희 전 국방부 군사보좌관(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에 대한 영장실질심사가 지난 23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렸다. 법원은 이 중 임 전 사단장의 구속영장만 발부했다. |
| ⓒ 이정민 |
채해병 순직 당시 실종자 수색 지시를 내렸던 임성근 해병대 1사단장이 구속됐다. 채해병 사망 827일만이다. 다만 이날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을 포함한 '수사외압' 핵심 피의자들에 대한 구속영장은 모두 기각됐다. 군인권센터는 "법원의 범죄자 옹호"라며 채해병 특검팀(이명현 특검)에 구속영장 재청구를 요구했고, 해병대예비역연대는 "법비들이 임성근 하나 내어주고 수사외압의 몸통을 지켰다"고 비판했다.
서울중앙지법 이정재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24일 업무상과실치사 등 혐의를 받는 임 전 사단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하며 "증거를 인멸할 염려가 있다"고 밝혔다. 이로써 임 전 사단장은 채해병 특검팀에서 구속된 첫 피의자가 됐다.
임 전 사단장은 2023년 7월 19일 경북 예천군 수해 현장에서 무리한 실종자 수색 지시를 해 채해병을 사망에 이르게 한 혐의(업무상 과실치사)를 받는다. 지난해 이 사건을 수사한 경찰은 "작전통제권이 없는 임 전 사단장의 작전 관련 지시는 월권행위이므로 형법상 직권남용죄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임 전 사단장을 무혐의 처분하고 채해병이 속했던 7포병대대 본부 중대장, 본부중대 수색조장 등만 검찰로 송치한 바 있다.
재수사에 나선 특검팀은 지난 21일 임 전 사단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하면서 업무상 과실치사와 함께 군형법상 명령 위반죄도 적용했다. 작전 통제권이 배제된 상태에서 지시를 내렸다는 혐의다. 더불어 "임 전 사단장이 부하 등에 대한 진술 회유를 시도하는 등 수사방해 행위를 반복해왔다"고 밝히기도 했다. 임 전 사단장은 구속영장 청구 전날인 지난 20일에서야 그간 "기억나지 않는다"던 사건 주요 증거인 휴대폰 비밀번호를 특검팀에 알리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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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해병대예비역연대 회원들이 지난 23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영장실질심사를 받고 법원을 나서는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을 향해 구호를 외치고 있다. |
| ⓒ 이정민 |
서울중앙지법 정재욱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이날 "기본적인 사실관계는 어느 정도 소명되나 주요 혐의와 관련해 법리적인 면에서 다툴 여지가 있고 재판 과정에서 충분한 공방과 심리를 거쳐 책임 유무나 정도를 결정하는 것이 타당해 보인다"며 이 전 장관의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또한 "장기간에 걸쳐 진행된 광범위한 수사를 통해 이미 상당한 증거가 수집된 점, 수사진행경과, 수사 및 심문절차에서의 출석상황과 진술태도, 가족 및 사회적 유대관계 등의 사정에다 방어권 보장의 필요성, 불구속 수사의 원칙까지 더하여 고려하면, 구속의 필요성과 상당성을 인정하기 어렵다"고도 밝혔다.
함께 영장이 청구된 유재은 전 법무관리관, 김동혁 전 검찰단장, 박진희 전 군사보좌관과, 김계환 전 해병대 사령관의 구속영장 역시 같은 이유로 영장이 기각됐다. 이들은 채해병 사망을 초동수사한 해병대 수사단(수사단장 박정훈 대령)의 수사 결과를 뒤집어 임 전 사단장을 혐의자에서 제외시켜 경북경찰청에 재이첩시키고, 박정훈 대령을 항명죄로 기소하는 등 단계별로 외압을 행사한 인물들이다.
임 전 사단장과 함께 구속영장이 청구된 최진규 전 해병대 1사단 11포병대대장의 구속영장 또한 기각됐다. 법원은 "피의자가 기본적 사실관계는 인정하고 있고, 관련 증거도 관련자 진술 및 휴대폰 압수 등을 통해 상당부분 수집되어 현 상태에서 객관적 사실 관련 증거를 인멸할 우려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며 "도망할 우려가 있다고 보기 어렵고 현 단계에서 피의자를 구속해야 할 사유 내지 상당성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군인권센터 "호주로 도망가려던 이종섭, 도주 우려 없다?"
군인권센터는 이날 성명을 통해 "이종섭, 김계환, 유재은, 김동혁, 박진희는 2023년 7월 31일 윤석열이 격노한 이래 줄곧 진실만을 말해 온 박정훈 대령을 토끼몰이 하듯 음해하던 인물들"이라며 "지난 2년 간 군검찰, 군사법원, 국회에서 끊임없이 거짓말한 사실이 모두 기록으로 버젓이 남아있다. 그런데 이들이 윤석열 몰락 후 황급히 일부 진술을 바꾸었다고 해서 증거인멸의 우려가 없다고 판단한 것은 묵과할 수 없는 범죄자 옹호"라고 지적했다.
이어 "정권의 비호 아래 조직적으로 가족과 함께 호주로 도망가려던 '도주 대사' 이종섭을 사회적 관계망까지 꼼꼼히 살펴 도주의 우려가 없다고 판단한 점 역시 압권"이라며 "무엇보다 범죄 혐의의 사실관계가 소명됐다고 밝히면서도 재판을 통해 법리를 다퉈 봐야 한다며 영장을 기각한 것은 정재욱 부장판사가 법이 정한 구속영장 심사 요건을 넘어서는 사실상의 사법적 판단을 내렸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오늘의 영장 기각은 수사외압의 정점에 있는 내란수괴 윤석열을 비호할 목적으로 수사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특검 수사를 노골적으로 방해하는 처사"라며 "이대로 좌시하고 넘어갈 수 없다. 특검은 다시 영장을 보완 청구해 반드시 구속영장을 발부받아 조희대 대법원장 치하에서 무너진 사법 정의에 경종을 울려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해병대예비연연대는 이날 입장문을 내고 "판사는 수사외압을 행한 이종섭, 김계환, 박지희, 유재은, 김동혁 (영장을) 전원 기각시켰다"며 "법비들이 임성근을 하나 내어주고 수사외압의 몸통을 지켰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사법부는 윤석열 정권이 2년간 국가 공권을 불법적으로 동원해 진실을 은폐하고, 법인을 도피시키려 한 특수한 사정을 고려하지 않았다"며 "대통령실, 국방부, 법무부, 외교부, 경찰청이 하나가 돼 저지른 범죄에 왜 관대한가"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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