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시스템 순차가동” 한다지만…월요일 ‘민원대란’ 우려

한은화, 이보람, 김경희 2025. 9. 29. 0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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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6일 오후 배터리 교체 작업 중 화재가 발생한 대전시 유성구 국가정보자원관리원 유리창이 깨져 있다. [뉴스1]

대전 국가정보자원관리원(국정자원) 화재로 정부 업무 시스템 647개가 가동 중단됐다가 28일 오후 10시 기준으로 30개가 복구됐다. 28일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국민신문고·복지로·정부24·국민비서·나라장터 등 주요 시스템이 멈췄다. 지난 27일 화재가 진압돼 정부가 복구에 나섰지만 완전히 복구되기까진 상당한 시일이 걸릴 전망이다.

국정자원은 지상 5층 규모 건물이다. 화재는 5층 7-1 전산실에서 발생해, 전산실에 있던 전산 장비 740대와 배터리 384대가 전소됐다. 화재로 인해 냉각장치 등이 정상 작동하지 않자 시스템 보호를 위해 화재의 직접 영향을 받지 않은 서버까지 모두 ‘셧다운’한 상태다. 이에 따라 대전 본원이 맡은 647개 전 시스템이 중단됐다. 화재의 직접 영향을 받은 시스템은 96개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28일 제1전산실부터 6전산실(2~4층)까지 항온항습기 복구를 완료해 정상 가동 중이다. 핵심 보안 장비 총 767대 중 763대(99% 이상)가 재가동됐다. 네트워크 장비도 50% 이상 가동했다. 통신·보안 인프라 가동이 완료되면 화재에 직접적인 피해를 보지 않은 551개 시스템을 순차적으로 재가동할 방침이다. 정부24·나라장터·모바일 신분증 등이 여기에 속한다. 이재용 국가정보자원관리원장은 “(시스템을) 켜는 순서와 절차, 연계 기관, 연결하는 부분 등이 복잡하게 엮여 있어 절차와 시스템 특성에 따라 재가동 검증 작업을 거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모바일 신분증은 신규 발급·재발급을 제외한 모든 기능이 정상화됐다. 우체국 금융서비스도 재개됐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28일 오후 9시를 기점으로 우체국 체크카드 결제, 인터넷뱅킹, ATM 기기 사용, 보험청약 및 보험금 청구 등이 재가동됐다. 다만 택배 등 우편 서비스는 시스템 복구에 시간이 조금 더 걸려 29일 오전 서비스를 재개한다는 목표다.

주요 경제부처 전산망도 이날 일부 복구됐다. 기재부는 국가 재정업무 플랫폼인 국가재정시스템(디브레인)과 열린재정, e나라재산, 국세외 수입포털 등 일부 대민 시스템이 오후 4시부터 정상 가동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다만 전소한 96개 시스템을 재가동하는 데는 최소 2주 이상 걸릴 것으로 보인다. 국민신문고, 국가법령정보시스템, 공무원 행정업무망인 온나라 시스템, 행정안전부 등 중앙부처 홈페이지 관리 시스템 등 정부의 핵심 전산망이 포함돼 있다. 특히 온나라 시스템은 공무원들이 문서를 제출하는 등의 업무에 필수적인 시스템이다. 행안부 관계자는 “96개 시스템은 대구 센터 민간 클라우드로 이전할 예정인데 최소 2주 이상 걸릴 예정”이라고 말했다.

일부 데이터 손실 가능성도 나온다. 행안부에 따르면 1·2등급인 주요 시스템은 하루 한 번, 나머지 시스템은 일주일이나 한 달에 한 번 충남 공주 센터에 백업한다. 한 달에 한 번 백업하는 데이터는 8월 31일에 마지막으로 백업했다. 행안부 관계자는 “백업 여부에 따라 약간의 손실이 있을 수 있다”고 했다.

관공서·기업·병원의 평일 업무가 시작되는 29일(월요일)부터 ‘민원 대란’이 본격화할 것이란 우려가 이어졌다. 28일 서울의 한 구청 관계자는 “월요일은 주민센터와 구청 민원실이 원래 붐비는 날인데, 내일은 (민원인으로) 북새통이 될 것 같다”며 걱정했다. 정부24는 온라인으로 처리하던 주민등록 등초본 발급, 전입 신고 등을 위해 ‘실물 신분증을 지참해 주민센터를 방문하라’고 안내 중이다.

금융권도 긴장 상태다. 주민등록증을 통한 신분 확인과 공공 마이데이터 기능이 제한되면서 복구 때까지는 가급적 대면 창구를 방문하라고 안내하고 있지만, 대출 등에 필요한 각종 행정 서류 발급이 차질을 빚고 있어 상당한 혼란이 예상된다.

의료계에선 국립장기조직혈액관리원(KONOS)의 장기조직혈액 통합관리시스템이 먹통이 되면서 장기 기증자와 이식 대기자 간 매칭에 차질이 예상된다. 교육부는 “초·중·고교가 활용하는 교육행정시스템(NEIS)은 일부 장애는 있으나 업무 활용엔 무리가 없는 상황이다. 다만 정부24와 연계된 각종 증명서는 교육청이나 학교를 방문해야 발급받을 수 있다”고 밝혔다.

한은화·이보람·김경희 기자 onhw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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