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톡 자동 업데이트 이후... 돌이키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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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정렬 기자]
아침에 카카오톡(이하 카톡)을 무심결에 확인하다가 깜짝 놀랐다. 전 직장 상사의 사진이 대문짝만 하게 떴기 때문이다. 이게 무슨 일이지? 내가 뭘 잘못 눌렀나 확인했는데, 틀림없이 늘 사용하는 카톡 메신저가 맞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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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연합뉴스) 홍민택 카카오 최고제품책임자(CPO)가 23일 경기 용인시 카카오AI캠퍼스에서 열린 '이프(if) 카카오' 콘퍼런스에서 발표를 하고 있다. 2025.9.23 |
| ⓒ 연합뉴스 |
평소 인스타그램을 거의 하지 않는 나에게 바뀐 카톡 화면이 주는 이질감은 꽤 컸다. 아래로 스크롤할수록 적응이 더 안 된다. 말이 친구지, 지금은 연락조차 하지 않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반갑기보다는 내 의지와 상관없이 강제로 보이는 그들의 모습에 거부감마저 들었다.
그도 그럴 것이, 처음 스마트폰이 나왔을 때부터 써온 계정이라 목록에 있는 친구 수가 많다. 카톡은 전화번호를 저장하면 자동으로 추가되는 특성이 있기 때문이다. 수년간 연락하지 않는 사람들은 틈틈이 삭제해 왔지만 여전히 많다.
어색한 관계인 사람들의 상태 메시지와 프로필 사진을 강제로 봐야 한다는 건 곤욕이 아닐 수 없다. 중간중간 광고까지 뜬다. 일반 피드와 동일한 크기로 게시되기 때문에 언뜻 보면 구분이 잘 안 된다. 이것 또한 불편하다.
나만 불편한 건가 싶어, 제목만 보고 넘겼던 카톡 관련 기사들을 자세히 찾아봤다. 네티즌들의 원성이 자자하다. 무려 15년 만에 단행한 대규모 업데이트임에도 반대 여론이 거셌다. 나와 같은 불편함과 거부감을 느끼는 사람들이 체감상 90%는 넘어 보였다.
나를 포함한 많은 사용자가 불평하는 이유는, 카톡이 초기부터 휴대폰 문자 메시지를 대체하는 메신저 역할을 해왔기 때문이다. 카톡 친구 목록은 사실상 전화번호부와 다르지 않다. 가족, 친척, 친구는 물론이고 일로 연결된 사람들까지. 한 개인과 얽힌 거의 모든 관계를 담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안 그래도 회사원들에게 카톡은 사내 메신저처럼 무분별하게 악용되어 왔다. 퇴근 후나 휴일에 업무 지시를 받는다든지, 원치 않는 사람들과 단체 대화방에 묶인다든지 하는 것들 말이다. 개인 프라이버시와 업무의 경계를 모호하게 만들어버린 주범이기도 했다.
이번 카톡 대규모 업데이트에 사람들이 더 반감을 가질 수밖에 없는 것이다. 물론, 백번 양보해 자동 업데이트 해제를 하지 않은 개인의 책임도 있다고 볼 수 있다. 솔직히 나 역시 시간을 되돌리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다.
그런데 한번 업데이트가 되면 끝이라고 보면 된다. 이전 버전으로 다운그레이드는 사실상 어렵다. 인터넷에 방법이 아주 없는 건 아니지만 추천할 만하지 않다. 직접 앱 파일을 설치해야 하는 방식이라 오류가 있을 수 있고, 무엇보다 악성코드에 노출될 위험이 크다.
설령 다운그레이드가 안전하게 가능하다 해도 언제까지 업데이트를 피하며 버틸 수 있겠는가. 사실상 선택권은 없는 것이나 다름없다. 그저 최대한 빠르게 '뇌이징'(처음엔 별로였던 것이 반복적으로 노출되거나 시간이 지나면서 점차 좋아 보이는 현상)이 되기를 바랄 뿐이다.
대한민국 국민 메신저라는 타이틀에 걸맞게, 사용자들에게 업데이트 선택권을 줬다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어린 아이부터 연세 많은 어르신들까지 전 세대가 고루 쓰고 있으니 말이다. 물론 무료 메신저이기에 수익성을 위한 불가피한 선택일 수는 있다. 하지만 오랜 사용자 입장에서 이런 급진적 변화는 쉽게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점도 알아줬으면 한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브런치, SNS에도 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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