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도 사제 총기 사건, "살려달라" 애원에도 추가 격발

인천 송도국제도시에서 벌어진 사제 총기 사건의 가해자인 60대 남성이 '살려달라'는 아들의 애원에도 사제총기를 추가 격발한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가해자가 경제적 지원이 중단될지 모른다는 망상에 사로잡혔던 것으로 보고 있다.
25일 뉴스1이 국민의힘 주진우 의원실로부터 받은 공소장에 따르면 A씨(62)는 전처와 아들 B씨(33·사망)로부터 2021년부터 2023년까지 약 2년간 매달 640만원을 중복으로 받아왔다. 이 사실을 2023년 11월 전처가 알게 됐고, 전처는 중복 지급된 기간만큼 생활비 지급을 중단했다.
그러자 A씨는 "전처가 평생 경제적 지원을 할 것처럼 하고, 실제로는 60대 노년이 된 후 갑자기 경제적 지원을 끊어버릴 것"이란 망상에 빠졌다. 전처와 아들이 자신을 혼자 살게 하면서 고립시켰다고 한탄하기도 했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지들끼리 짜고 나를 셋업 한 거지"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에 A씨는 전처가 사랑하는 아들과 그 일가를 살해하겠다는 마음을 먹었다. 범행도구를 물색하던 A씨는 20여 년 전 산 산탄 180여 발이 창고에 보관돼 있다는 사실을 떠올렸고, 온라인 쇼핑몰을 통해 사제총기 제작 도구를 샀다. 이후 주거지에서 격발 실험까지 하며 치밀하게 범행을 준비했다.
그는 사건 당일인 지난달 20일 오후 8시 자신의 생일파티를 하던 중 '편의점에 다녀오겠다'며 송도의 B씨 집을 빠져나와 공영주차장에 주차된 차량에서 격발장치 2정, 총열 4정, 산탄 실탄 약 15발을 챙겼다. 곧이어 현관 앞 복도에서 총열에 실탄을 장전하고 현관문 초인종을 눌렀고, 문을 연 아들 B씨를 향해 사제총기를 발사했다. B씨는 벽에 기대 '살려달라'고 애원했지만, A씨는 오른쪽 가슴 부위에 사제총기를 추가로 격발했다.
주진우 의원은 "현장 대응이 1시간 이상 지연되면서 피해자가 사망에 이르게 된 비극적인 사건"이라며 "현장지휘관의 권한과 책임을 강화하는 한편, 즉시 진입 기준을 명문화하고 실전 훈련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신혜연 기자 shin.hyey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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