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 천재 키우는 중국, 의대 미친 한국의 결정적 차이
[김종성 기자]
지난 7월 브라질 살바도르에서 '2025 국제 로보컵대회'가 개최됐다. 이 대회의 핵심은 '어덜트 사이즈 휴머노이드 로봇' 종목으로, 실제 사람 크기의 로봇이 축구 경기를 한다. 사람이 하는 축구라면 브라질이 강력한 우승 후보이지만, 로봇 세계에선 얘기가 다르다. 중국이 1위(칭와대)와 2위(중국농업대학)를 석권했다. 4개 팀 중 3개 팀이 중국 소속일만큼 로봇 기술에 있어 중국은 세계적이다.
중국 로봇 기술의 수준을 가늠해 볼 수 있는 또 다른 예가 있다. 4월에 베이징에서 열린 마라톤 대회에 로봇이 출전했다. 키 180㎝에 몸무게 55㎏인 중국 로봇 '톈궁(天工)'은 21㎞ 마라톤 하프 코스를 2시간 40분 42초에 주파했다. 톈궁 외에도 21대의 중국 로봇이 출전했는데 그중 6대가 완주했다. 이처럼 중국은 불가능하다고 여겨졌던 선을 끊임없이 넘어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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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KBS 2부작 다큐멘터리 <다큐인사이트-인재전쟁> 1부 ‘공대에 미친 중국’ 한 장면 |
| ⓒ KBS |
'인재전쟁'은 세계가 과학기술 주도권을 둘러싸고 그 어느 때보다 뜨겁게 경쟁하고 있는 현실을 조명한다. 그 절박함은 총성 없는 전쟁이나 다름없다. 이 상황에서 중국은 단연 앞서가는 주자이다. 매년 2천만 명의 학생 중 1200명의 천재를 과학 기술 인재로 양성하고 있다. 국가 차원에서 엄청난 지원을 아끼지 않다 보니 자국은 물론 세계의 많은 인재를 블랙홀처럼 빨아들이고 있다.
그 대표적 결과물이 중국 인공지능 스타트업 '딥시크(DeepSeek)'일 것이다. 2025년 1월, 저장성 항저우의 저장대학교 출신인 젊은 창업자 량원펑(梁文峰)은 저비용·고성능 AI 모델 딥시크(DeepSeek)를 공개하며 세계를 '딥시크 쇼크'에 빠뜨렸다. 더욱 흥미로웠던 건 그가 중국을 한 번도 떠난 적 없는 토종 공학 인재였다는 점이다. 오로지 중국의 교육과 시스템이 낳은 인재였다.
더 이상 중국은 저렴한 제품을 대량 생산하던 제조업 중심 국가가 아니다. 이제 그들은 '메이드 인 차이나(Made in China)'가 아니라 '인벤티드 인 차이나(Invented in China)'라고 자신 있게 말한다. '세계의 공장' 역할을 넘어서서 AI, 로봇, 드론 등 시대를 선도하는 최첨단 기술력을 확보하고, 이를 통해 세계를 선도하고 있다. 이 흐름은 앞으로 더 가속화될 전망이다.
그럴 수밖에 없는 건 중국이 20년 전부터 국가 주도로 기초 과학과 공학을 일관되게 육성하고 있고, 인재를 조기에 선발해 성장시키고 지원하는 교육 시스템을 안착시켰으며, 이러한 인재들이 연구와 창업에 온 힘을 쏟을 수 있도록 대학 교육과 산업 생태계를 체계적으로 설계해 놓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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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KBS 2부작 다큐멘터리 <다큐인사이트-인재전쟁> 2부 ‘의대에 미친 중국’ 한 장면 |
| ⓒ KBS |
다시 말해 대한민국의 인재들은 AI, 로봇, 드론 등 첨단 기술을 개발하는 도전에 나서지 않고, 사회적 지위와 경제적 안정을 좇는 데 삶을 바치고 있다는 것이다. 씁쓸하고 뼈아픈 현실이다. 그렇다고 의대 진학을 일생의 목표로 삼은 학생과 학부모를 탓할 수 있을까. 그건 구조를 보지 않는 우를 범하는 일이다. 대한민국 인재들은 지금의 시스템에서 가장 합리적 선택을 하고 있다.
지난해 윤석열 정부가 정부 R&D 예산을 14.7% 삭감한 건 충격이었다. R&D 예산이 깎인 건 1991년 이후 33년 만이다. 안 그래도 열악한 기초과학계는 아사 직전에 몰렸다. 사명감 하나로 겨우 버티던 기초과학계는 엄청난 박탈감과 자괴감을 느껴야 했다. 물론 이는 단적인 예이다. 20년 어쩌면 그 이상 이어져 온 의대 쏠림 현상이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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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KBS 2부작 다큐멘터리 <다큐인사이트-인재전쟁> 1부 ‘공대에 미친 중국’ 한 장면 |
| ⓒ KBS |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김종성 시민기자의 개인 블로그 '버락킴, 너의 길을 가라'(https://wanderingpoet.tistory.com)에도 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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