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도 제대로 쉰 적이 없다. 아픈 날도 그냥 나와야 했다"
이 기사는 송파구의회 의정연구회(회장: 배신정 의원)와 함께 송파구내 소상공인들의 노동 및 영업 실태를 분석하기 위해, 현장을 직접 방문해 작성한 기사입니다. 소상공인들의 어려움을 돕고, 응원하는 목적에서 작성되었습니다. 단순히 송파구 상황이 아니라 국내 소상공인들 대부분이 직면한 현실이라 생각합니다. <기자말>
[김민지, 전진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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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카페 '나는봄' 인터뷰 사진 |
| ⓒ 김민지 |
<페스트>에서 카뮈는 1940년대 알제리의 해안도시 오랑을 배경으로, '죽은 쥐 한 마리'로 시작되는 일상 속 이상 징후가 어떻게 대재앙으로 번지는지를 그려낸다. 오늘날 도시에도 '페스트'처럼 스며드는 고통이 있다. 2025년 초, 단 2개월간 자영업자 수가 약 20만 명 감소했다. 1997년 외환위기 이후 최대 규모이다.
송파구 석촌동에 위치한 카페 '나는봄'. 이곳은 단순한 커피숍이 아닌 '쉼의 장소'다. 스페셜티 원두로 내린 커피 한 잔과 함께, 실내 곳곳을 채운 프리저브드 플라워는 시간을 멈춰놓은 듯한 평온함을 선사한다. 이 모든 소품은 대표가 손수 제작한 핸드메이드 작품으로, 공방을 함께 운영하고 있어 공간의 감도를 결정짓는 정성 그 자체로써 눈과 입에 즐거움을 선사한다.
카페 '나는 봄'의 신진경 대표는 코로나 시기, 여성이 안정적으로 생계를 꾸리기 어려운 현실을 체감하며 커피 공부를 시작했다. 처음엔 그저 '하나의 기술'을 배우려 했지만, 실력을 인정받아 강사 제안을 받을 정도로 깊이 파고들었다. 이후 학원 운영과 공방 창업까지 경험한 그는, 삶과 기술, 감각이 겹치는 지점에 이 카페를 세웠다.
예쁜 인테리어 뒤에는 고단한 현실이 있었다. 매일 아침 8시 반부터 준비해 마감까지 혼자 서서 일하고, 쉬는 날 없이 돌아가는 장사. 그는 장사가 단지 커피를 파는 일이 아니라, 사람을 책임지는 일이라고 말했다.
"매출은 거의 다 월세, 인건비, 재료비로 나가요. 저는 그냥 일만 해요. 사장인데 제 몫은 없어요."
그는 '온라인 홍보'에 대한 행정의 도움이 필요하다고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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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카페 '나는봄' 인터뷰 사진 |
| ⓒ 김민지 |
신 대표는 "생각해보면 하루도 제대로 쉰 적이 없다. 아프거나 무기력한 날도 그냥 나와야 했다. 사진 한 장 올리는 게 하루의 마지막 체력일 때도 있다"라고 말했다.
박성희 구의원(석촌동,가락1동,문정2동)은 이날 공방체험을 진행하며 "이렇게 높은 품질의 원두와 탄탄한 프로그램을 가진 가게가 잘 되어야 우리 경제가 살아난다"라며 문제 의식에 공감하기도 했다.
송파동 '미꼬헤어'의 원장도 비슷한 이야기를 전했다. 송파동 '미꼬헤어'는 복고 감성이 담긴 커튼과 소품들이 반기는, 지역 주민들의 단골 미용실이다. 업체명이 독특한 이유를 묻자, 원장은 "송파 주민들이 편하게, 믿고 찾아올 수 있는 공간으로 기억되었으면 해서 일부러 쉬운 이름으로 정했다"라고 답했다. 레트로 스타일을 좋아하는 취향이 공간 전반에 자연스럽게 녹아 있다. 고등학생 때부터 미용을 시작한 그는 오랜 시간 미용업계 한 길을 걸어왔고, 코로나 이후에는 직원 고용을 줄이고 '1인 샵'으로 전환했다.
원장님 역시 단 하루도 편히 쉰 날이 없었다고 한다.
"가게를 닫으면 바로 매출 손실이고, 예약 손님에게도 미안하니까요. 그래서 아파도 그냥 참고 나와요."
10년 넘게 같은 자리를 지켜온 그는 "행정은 늘 멀게 느껴진다. 매출이 줄고 고정비는 그대로니까, 저는 제 몫은 아예 계산 안 한다. 가게 유지가 먼저고, 손님이 떠나지 않게 하는 게 우선이다"라고 말했다. 수익보다 생존, 이윤보다 관계를 우선하는 그의 태도는 자영업의 현실을 고스란히 보여준다. 그는 또 이렇게 말했다.
"저희는 사무직이 아니라서 계약서 하나 쓰는 것도 쉽지 않아요. 업종에 맞는 서면 계약서를 쓰려면 노무사 자문이 필요한데 비용이 100만 원 가까이 들고, 현실적으로 그걸 마련하기 어려워요."
미용업은 특히 메일 작성이나 서류 기반 업무와 거리가 멀기 때문에, 일반화된 행정 절차를 적용하기 어렵다고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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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헤어샵 미꼬헤어 인터뷰 사진 |
| ⓒ 김민지 |
『페스트』의 인물 중 하나인 '조제프 그랑'은 시청의 말단 임시직 공무원이었지만, 자원봉사대로 참여해 서류정리, 시신기록 등 자질구레한 일을 묵묵히 맡았다. 그는 죽음의 도시에서도 "다시 시작하겠어요. 두고 보세요"라고 말하며 무너진 일상 안에서도 미래를 기약했다.
송파구의회 의정연구회의 역할도 어쩌면 이와 닮아 있다. 거창한 구호가 아니라, 가게 하나하나의 일상을 이해하려 하고, 말없이 견디는 사람의 손을 놓지 않으려는 조용한 행정. 그 자체가 공동체를 지키는 힘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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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헤어샵 미꼬헤어 인터뷰 사진 |
| ⓒ 김민지 |
"페스트가 생겼으니 막아야 하는 게 당연하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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