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 뚫고 부산 뒤흔든 외침 "가덕도는 생명이다"

이경호 2025. 7. 27. 1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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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덕도신공항 백지화 촉구 탈공항버스' 탄 전국 시민 200여 명, 부산역 광장서 신공항 백지화 촉구

[이경호 대전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

폭염 경보가 내려진 지난 26일 오후 4시, 부산역 광장은 아스팔트의 열기보다 더 뜨거운 함성으로 가득했다. 전국 각지에서 모인 200여 명의 시민들이 '가덕도신공항 백지화 촉구 탈공항버스 부산집중행동'에 참여한 것이다. 생태와 생명을 파괴하는 공항 건설을 즉각 멈추라고 목소리를 높였고, "가덕도는 공항이 아니라 생명"이라는 구호로 신공항 건설의 전면 중단을 요구했다.
 집회 사회를 보는 남영란 대표.
ⓒ 이경호
 사전공연 중인 모습 - 봄눈별
ⓒ 이경호
이날 집회는 기후 위기와 생태 파괴에 맞서는 다양한 목소리가 한데 모인 현장이었다. 사전 공연으로 분위기를 달군 '봄눈별님'의 북 공연 무대가 있었다. 노동해방 마중의 남영란 대표 사회를 맡아 집회를 이끌었다. 다양한 단체들의 연대였고, 습지 보호의 연대, 강 하천 연대, 지역의 연대, 청년의 연대, 예술가 연대 현장이었다.
자유발언에 나선 박중록 '습지와 새들의 친구들' 선생님은 공항 건설을 둘러싼 구조적 문제를 날카롭게 짚었다. "가덕도 신공항은 단지 비행기를 띄우는 게 아니라, 전국 8만 개 건설사의 토목 프로젝트가 하나로 집중된 것"이라고 비판하며, 가덕도뿐 아니라 전국 곳곳에서 벌어지는 다리·터널·매립·항만 공사가 바로 이 공항 하나에 종속되어 있다고 덧붙였다. "공항을 중심으로 무분별한 SOC 사업이 계획되고 결국 자연을 파괴하고, 지역 경제를 왜곡시키며, 기후 위기를 가속화한다"고 경고했다.
 박중록 선생님 발언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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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성호 '금강낙동강영산강시민행동' 공동대표는 "금강이 낙동강이고, 낙동강이 가덕도"라며 전국 생태계를 하나의 생명망으로 바라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한 지역의 파괴는 전국의 연결된 생태계 전체에 영향을 끼친다"며 "가덕도를 지키는 것은 강을 지키는 일이고, 우리 모두의 생명을 지키는 일"이라고 역설했다.
 문성호 대표 발언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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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규석 녹색연합 사무처장은 가덕도 신공항 건설비용이 15조 원에 이를 것이라는 추산을 언급하며 다음과 같이 발언했다. "15조 원이면 청년 100만 명에게 1인당 1500만 원의 주거지원금을 줄 수 있습니다. 이 돈으로 서울과 부산, 광주의 청년들이 숨통 트일 수 있는데, 그걸 땅을 파고 메우는 데 쓰겠다는 것"이라며 비판했다. 가덕도 공항 건설을 '미래의 생명을 빼앗는 사업'으로 규정하며, "지금 이 땅에 사는 이들뿐 아니라, 아직 태어나지 않은 존재들을 위해서도 우리는 멈춰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규석 사무처장 발언모습
ⓒ 이경호
현장에서 만난 한 시민 참가자는 "왠지 오늘 이 자리에서 외친 목소리를 이재명 대통령이 듣고 있을 것 같다"며, "실제로 그렇게 믿고 싶다. 결국에는 우리의 요구를 받아들일 것이라는 기대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기후 위기 대응을 선언한 정부가, 가장 역행적인 사업을 벌인다는 건 스스로의 정체성을 무너뜨리는 일"이라며 정부의 전면 재검토를 촉구하기도 했다.
 본공연중인 서지연 님의 춤사위
ⓒ 이경호
 공연중인 모습 우창수와 개똥이아이들
ⓒ 이경호
이날 행사에서는 집회의 핵심 메시지를 담은 선언문 낭독은 모두 함께 선언문을 읽는 것으로 진행되었다. 선언문은 신공항 건설의 부당성을 조목조목 비판하며, 생명과 공존의 가치를 강조했다.
[선언문] 가덕도는 공항이 아니다. 가덕도는 생명이다
공항의 가치는 고립과 연결에 있다. 그러나 가덕도 신공항 건설 사업은 사람과 자연을 단절한다. 지역과 지역을 단절한다. 사람과 사람을 단절하고 있다. 단절을 낳는 공항을 공공이라 할 수 없다. 우리는 사람과 사람, 사람과 자연의 확장과 상생을 위해 가덕도에 단절과 고립을 짓는 사업에 반대한다.

정보와 행정 절차의 누락과 축약이다. 국제 공항 신청 기준에도 맞지 않고, 경제적 이익이 뒷받침되지 않으며, 부실한 선택이 반복되는 공항이다. 가덕도 원주민의 삶을 외면하고, 멸종산도 무시한 채 삶을 재단해온 역사를 계속 길어올리는 일이 되어선 안 된다. 기후 위기의 장기적인 인식과 대응을 전제한 신공항 건설 사업을 백지화하자. 항공 중심 교통과 산업을 확장하는 패러다임을 철회하자. 설명력과 설득력을 가질 수 없는 논리를 정당화하는 행위를 반대한다.

난개발 중심의 경제 반경 추가가 지역, 마을과 지역 주민에게는 고립을 초래한다. 자연과 관계를 회복하고 균형 있게 살고 잘 느끼는 방향을 찾지 않으면 미래가 없다는 사실이 증명되고 있다. 위협을 가속화한 결과만큼 생명은 견딜 수 없다.

가덕도 신공항 건설 사업을 멈추는 일이 역사적으로 가장 생산적인 일이 되었다. 이 약속을 멈추기 위해서 우리는 오늘 이곳에서 집회에 참가한다. 이 행동이 지역 민생 안정과 기후 위기 대응의 민낯이 되길 희망한다. 소외되고 고립되는 생명 없이 양극단이 화합하여 상생하는 길을 함께 찾고 걸어가자.

가덕도 신공항을 반대하는 시민 일동
 행진 사회를 조믄 박상현 부산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
ⓒ 이경호
집회를 마친 참가자들은 '가덕도는 공항이 아니라 생명이다'라는 구호를 외치며 부산역 광장부터 정발장군 동상 앞까지 뜨거운 행진을 이어갔다. 행진을 이끈 박상현 부산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은 "가덕도는 그 자체로 하나의 생태계이자 보물창고"라며, "이런 곳에 비행기를 띄우겠다고 바다를 매립하는 건 시대착오적"이라고 비판했다. 정발장군 동상 앞에서는 퍼포먼스와 퍼포머들의 구호 낭송이 이어지고 있었고, 시민들은 이에 응답하듯 길게 박수를 보내고 있었다.
 행진중인 참가자들의 모습
ⓒ 이경호
 행진중 진행된 공연 - 박소산 평화학춤
ⓒ 이경호
마지막 집회 장소인 부산역 광장에서 마무리 인사를 진행했다. 김현욱 가덕도신공항반대시민행동 대표는 마지막 발언자로 나왔다. 현재 용산에서 1달 넘게 1인시위를 진행중인 김 대표는 멀리서 와준 모든 동지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올렸다. 가덕도의 생명을 이야기하며 끝내 울음을 터트리기도 했다. 마지막 발언을 끝으로 모든 집회는 평화롭게 종료되었다.
 김현욱 대표의 발언 모습
ⓒ 이경호
이날 집회에는 가덕도신공항반대시민행동, 기후위기부산비상행동, 부산환경운동연합 낙동강네트워크, 녹색당 기후정의위원회, 낙동강부산네트크,부산환경회의 등 20여 개 단체가 함께했다.

우리가 오늘 멈추지 않으면, 내일은 더 이상 멈출 수 없다. 이제는 공항의 시대가 아니라 전환의 시대가되었다. 공항을 멈추고, 공존을 택하자. 파괴를 멈추고, 생명을 지켜야 하는 시대가 되었다. 뜨거운 여름날 오후, 집회를 통해 생명의 소리가 부산의 공기를 뒤흔들며 멀리멀리 퍼져나갔을 것이다. 이번 집회를 통해 전해지는 간절하지만 단호한 가덕도신공항 중단의 목소리가 논쟁에 어떤 변화를 가져오기를 간절하기 희망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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