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 스타일리스트는 이렇게 집을 꾸미고 산다








그렇게 김예진은 이곳을 자신만의 스타일로 차근차근 재구성하기 시작했다. 철거부터 바닥 시공, 주방 가구까지 모든 레너베이션 과정을 직접 발로 뛰며 하나하나 정비해 나갔다. 1층은 작업공간과 침실로 꾸리고, 곰팡이가 피어 있던 창고는 화장실로 바꿨다. 기존에 카페로 사용되던 2층은 탁 트인 개방감을 살려 다이닝 공간과 거실, 주방으로 구성했다. 방치됐던 공간에 새로운 기능을 부여하고, 기존 인테리어의 장점을 최대한 살려 공간의 결을 다듬었다. 주요 가구와 조명은 각각의 공간에 어울리도록 공간 디자인 스튜디오 플랏엠에 맞춤 제작을 의뢰했다. “제가 패션 브랜드는 익숙한데, 가구 브랜드는 조예가 없거든요. 그래서 애매하게 조합하느니 이 공간에 꼭 맞는 가구를 만드는 것이 나을 것 같았어요. 플랏엠 대표님들이 제가 원하는 걸 정확히 짚어주고,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척척 만들어주셨어요.” 2층 풍경을 압도하는 이동식 수납 기둥, 불투명 유리 상판에 철제 다리를 더한 다이닝 테이블, 벽에 걸려 있는 조각 작품 같은 조명, 반려견 두 마리를 고려해 어두운 패브릭으로 제작한 소파까지. 패션 스타일에도 믹스매치를 즐기는 그녀답게 가구도 패브릭, 나무, 금속 등 다양한 소재를 섞어 조화롭게 구성했다. 출장 중 사 모은 오브제나 테이블웨어, 색감 있는 소품들은 무채색 공간에 자연스럽게 포인트가 됐다.

그렇게 김예진은 70년 된 낡은 주택에 새로운 숨을 불어넣었다. 김예진표 청운동 하우스에서 그녀가 가장 좋아하는 시간은 주방에서 요리할 때다. 친구들을 초대해 ‘실험적인’ 요리를 선보이는 일도 많다고. “저는 집에 혼자 있을 때 에너지가 충전되는 타입이에요. 며칠이고 집에 머물러야 다시 밖으로 나갈 수 있어요. 그만큼 집이 중요한 공간이에요. 한남동에 살 땐 퇴근 후에도 일이 연장되는 기분이었는데 여긴 동네 자체가 저를 쉬게 해줘요. 자연스럽게 일과 분리되죠. 그래서인지 요즘 밝아졌다는 말을 자주 들어요. 이 집은 저에게 꼭 맞는 갑옷 같아요.” 자신을 단단히 감싸고 보호해 주는 이 집에서 그녀의 주택살이는 막 첫 페이지를 열었다. 2층으로 오르는 계단엔 곧 이사무 노구치의 아카리(Akari) 펜던트 조명이 달리고, 집 안은 푸릇한 식물로 채워질 예정이다. 바쁜 도심 한복판에서 한 발짝 비켜선 낡은 집에 새 에너지를 불어넣으며 김예진은 지금 자신만의 세계를 차근히 쌓아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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