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발표 작품이 두 개, 부자처럼 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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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는 한 해에 두세 권의 책을 펴낼 때도 있었다.
그래도 초지일관, 노트북을 곁에 두고 밤낮없이 자판을 두들겨, 올 봄에는 동화 한 편을, 며칠 전에는 장편 대하소설을 2부작으로 탈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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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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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저서들 내 서가 한 편에 꽂힌 그간 나의 저서들. |
| ⓒ 박도 |
군 복무 시절, 직속상관인 대대장, 연대장은 "자네처럼 출신 성분이 좋은 엘리트 장교(참고 경북 구미 출신)는 군에 남아야 한다"고 전역 날 연병장에서도 더블백을 붙잡았다. 하지만 그런 호의도 뿌리친 채 군문을 벗어났다. 전역 후, 꾀죄죄한 시골 중학교 교사의 몰골을 본 친지는 정계나 관계로 로 진출할 길을 열어줬다. 하지만 묵묵부답 그 이튿날 새벽, 서울 마장동 시외 버스정류장에서 시골 완행 첫 버스를 탔다.
철 밥통 교직 생활 중, 온 나라가 IMF 사태로 후배들이 취업을 못해 아우성을 치기에 내 자리라도 물려주고자 명예 퇴직 후, 강원 산골로 귀촌했다. 이후 산골에서 전업 작가로 20여 년을 보내고 있다. 한때는 한 해에 두세 권의 책을 펴낼 때도 있었다. 하지만 요 몇 년 동안은 신간을 한 권도 펴내지 못한 채, 내 은행 계좌에는 인세 송금이 '가뭄에 콩 나기'다.
서울 한복판인 종로구에서 살면서도 2000년까지 연탄으로 취사 난방을 했고, 평생 자동차 운전 면허증도 없이 대중교통만 이용하며 산 것은 어쩌면 나의 선택이었다. 하지만 아내와 자식들에게도 그런 삶을 살게 강요한 것 같아 요즘 내 인생의 막장에서 가족에게 미안한 마음 뿐이다.
그래도 초지일관, 노트북을 곁에 두고 밤낮없이 자판을 두들겨, 올 봄에는 동화 한 편을, 며칠 전에는 장편 대하소설을 2부작으로 탈고 했다. 하지만 이번 책은 출판계 불황으로 내 생전에 나올지는 기약할 수 없는 세태다.
이달 초 미국에서 일시 귀국을 한, 한 제자(강영수)가 내 근황을 묻기에 요즘도 집필 중으로 한 권은 이미 탈고를 했고, 또 한 권은 막 마무리 중이라고 말하자, 그는 지갑을 꺼내 그 자리에서 미리 100부의 책값을 내 손에 쥐어 주면서 출판이 되는 대로 미국으로 보내 달란다. 재미 동문들과 함께 나눠 보겠다고.
시 두 편을 가슴에 품고 부자로 살다
인문이 죽어버린 요즘 세태에 너무나 고마운 제자의 온정이라, 그 호의를 뿌리치지 못하고 집으로 돌아왔다. 하지만 언제 그 약속을 지킬지 확언할 수 없는 현실이기에 전전긍긍 하고 있다. 그 순간 문득 평소 친밀했던 한 시인의 시가 흥얼거려졌다.
발표 안 된 시 두 편만
가슴에 품고 있어도 나는 부자다
부자로 살고 싶어서 발표도 안 한다
시 두 편 가지고 있는 동안은
어느 부자 부럽지 않지만
시를 털어버리고 나면
거지가 될 게 뻔하니
잡지사에서 청탁이 와도 안 주고
차라리 시를 가슴에 묻는다
.…….
- 정희성 <차라리 시를 가슴에 묻는다>
정 시인과 나는 같은 해방둥이로, 같은 학구인 이웃 학교(숭문고 - 이대부고)에서, 같은 국어 교사로 간간이 교류하며 지냈다. 그분은 일찌감치 '발표 안 된 시 두 편을 가슴에 품고 부자'로 산다고 했다. 뒤늦게 나도 그 시구에 박수 치면서 미 발표 두 작품을 머리 맡 노트북에 담아 둔 채 부자처럼 살아야겠다고 다짐해 본다. 소설 한 편을 어디 아파트 한 채와 견줄 수 있으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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