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를 쓰며 자신을 돌아본 사람들 이야기

전명원 2025. 7. 22. 10:15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수강생들이 석 달간 쓴 에세이를 모아 <에세이 쓰는 시간>을 펴냈습니다

【오마이뉴스의 모토는 '모든 시민은 기자다'입니다. 시민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사는 이야기'도 뉴스로 싣고 있습니다. 당신의 살아가는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전명원 기자]

수원시 장안구민회관 문화강좌 중 '에세이 쓰는 시간'이라는 수업을 하고 있다. 석달간 에세이를 쓰겠다고 모인 이들은 다양하다. 대부분 시니어이지만 간혹 삼사십대 젊은이들이 있기도 하다.

써본 적은 없지만, 써보고 싶은 마음. 괜한 짓을 했나 걱정하면서도, 한 발짝 다가서는 마음. 늦었나 싶으면서도, 더 늦기 전에 도전해보고 싶은 마음. 이런 마음으로 2025년 2분기 열두 번의 수업 동안 모두 함께 쓰고, 나누었다.

글은 우리가 쓰는 것이지만, 쓰기 이전에 나를 들여다보는 시간이 필요한 법이다. 살다 보면 순식간에 계절이 바뀌어 있고, 나이의 앞자리가 달라져 있기도 하고, 곁에 있던 사람들이 손 닿지 않는 먼 곳으로 가버리기도 한다. 그런 세월의 흐름속에서 우리는 글을 쓴다.

우리가 글을 쓰기 위해 자신을 들여다보는 시간을 갖는다는 건 계절의 변화를 느낀다는 것이며,
생각 없이 시간을 흘려보내지 않는다는 것이기도 하다. 또한 멀리 있는 이들을 오래 기억한다는 것이기도 하다.
▲ 에세이쓰는 시간 수원 장안구민회관 문화강좌 '에세이쓰는 시간'의 수강생들이 과제원고를 모아 펴낸 책.
ⓒ 전명원
석달간의 과제글이 모여 한 권의 책으로 나왔을때 수강생들은 들뜬 표정이었다. 인생의 한 획을 그은 것 같다는 분도, 부끄러웠다는 분도, 믿을 수 없이 놀랍다는 분도 계셨다. 일생 누군가의 엄마로, 아빠로, 혹은 직책으로 살아온 분들. 내 이름보다는 역할로 불리는것에 익숙해진 세월을 살아온 분들이 이제 자신의 이름을 표지에 내건 책의 저자로 나선 것이다.
살아가며 종종 거울을 보듯 자신을 들여다보는 시간을 가졌으면 좋겠다고 말씀드렸다. 그리고 그중의 어느 하루는 그저 잊히지 않고 글로 남았으면 좋겠다는 소망도 전했다.
▲ 에세이쓰는 시간 수원 장안구민회관 문화강좌 '에세이쓰는 시간'의 수강생들이 과제원고를 모아 펴낸 책.
ⓒ 전명원
2025년 4월부터 6월까지, 봄에서 여름으로 가는 그 시간동안 자신을 들여다본 사람들의 이야기.
대부분 나보다 인생을 더 많이 살아오신 연배인 수강생분들이 깍듯이 '선생님'이라 불러주신 시간들. 생각해보면 역시 배우는 것은 그분들이 아니라 내가 맞다. 그분들의 글에서 내가 인생을 배우고, 에너지를 얻는 것이다.

봄에서 여름으로 가는 석달간 함께 글을 쓴 분들과 또 새로운 분들까지 함께 모여 또다시 여름에서 가을이 올때까지 글을 쓰고 있는 중이다. 인생의 석달이라는 시간을 함께 하는 사람들의 이야기.
나는 오늘도 그들의 이야기가 기대된다. 우리 인생엔 가끔, 지나치는 어느 한순간을 잡아두는 의미있는 시간이 필요한 법이다.

Copyright © 오마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