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관세로 소득세 대체 가능"…'관세 후퇴'에도 큰소리
"관세 수입 많아 실제로 대체 가능"
전 세계를 상대로 관세 전쟁에 나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소득세 인하로 줄어드는 세수를 관세로 충당할 수 있다고 밝혔다. 최근 공격적인 관세 정책에서 잇달아 물러서고 있음에도, 연방정부 세입의 2% 수준인 관세를 정부의 주요 수입원으로 삼겠다는 '허황된' 발언을 반복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15일(현지시간) 오후 4시 방영 예정인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관세로 들어오는 돈이 매우 많아 다른 것(소득세 등)을 대체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실제로 가능성이 있다"며 "1870~1913년엔 관세가 유일한 돈(세수)의 형태였고 그 당시 우리는 상대적으로 가장 부유했다"고 주장했다.
미국은 1800년대까지 소득세가 없었고 관세가 국가의 주요 수입원이었다. 1800년대 경제 모델을 되살려 관세로 세수 상당 부분을 충당하자는 게 트럼프 대통령의 생각이다. 특히 소득세·법인세 인하 등 감세로 줄어드는 세수를 수입품에 부과하는 관세로 메우겠다는 입장인데, 관세 수입이 미 연방정부 세입의 2%에도 못 미친다는 점에서 비현실적이다. 미 재무부에 따르면 2023년 기준 연방정부의 소득세 수입은 2조달러가 넘었지만 관세 수입은 837억달러로 1.7%에 그쳤다.
트럼프 대통령은 관세 정책으로 인한 세수 증대 규모에는 "우리는 하루에 20억~30억달러를 벌었다"며 "이렇게 큰 돈을 번 적이 없다"고 답했다. 그는 "전환기라 (관세를) 단지 약간 낮추기 위해 유예를 줬다"며 "약간의 유연성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미국이 관세율을 대폭 올린 스무트-홀리 관세법을 1930년 시행한 후 대공황이 심화됐다는 주장도 반박했다.
그는 "1913년 소득세 제도를 도입했고 1931~1932년 관세를 부활시키려 했지만 너무 늦었다"며 "사람들은 대공황의 원인을 관세 탓으로 돌리는 걸 좋아하지만 대공황은 관세 부과 전 이미 닥쳤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관세로 수조 달러의 세수를 확보하고 소득세 대체는 물론 연방정부 부채도 감축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의 '관세 책사'로 불리는 피터 나바로 백악관 무역고문은 관세로 거둬 들일 세수가 향후 10년간 6조달러, 자동차 관세를 더하면 7조달러에 달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관세로 소득세를 대체할 수 있다는 호언에도 정작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기존 관세 정책에서 계속 물러나고 있다. 지난 9일에는 국가별 상호관세를 90일간 유예하고, 11일에는 스마트폰·PC 등 전자제품을 상호관세 항목에서 면제했다. 전날에는 자동차 부품에 대한 관세 면제 가능성도 시사했다. 관세 정책 불확실성으로 주식·채권 매도 등 금융 시장 혼란이 발생하고, 미국 내에서 경기 침체 우려가 높아지면서 공격적인 관세 정책에서 후퇴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뉴욕(미국)=권해영 특파원 rogueh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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